서론

 

2022년 1월, 카디스를 3부 리그부터 라 리가까지 올린 영웅, 알바로 세르베라와 동행을 종료했다. 19977-78 시즌 처음으로 라 리가에 진출했던 카디스는 1980년대 오랜 기간 라 리가 잔류에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추락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5-06 시즌을 제외하고 하부리그에서 보냈던 카디스였다.

 

자연스럽게 감독 교체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디스에게 세르베라는 5년 반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재임하며 111년 카디스 역사상 최장기간 감독직에 있었던 감독이었다. 카디스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카디스는 이번 21-22 시즌 라 리가에서 단 2승을 거두고 8무 10패를 하며 강등권으로 떨어졌기에 그를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시즌엔 승승장구하던 세르베라호의 카디스는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분석하고자 한다.

 

카디스의 영웅이었던 알바로 세르베라

 


1. 극심한 수비 위주의 전술운영

 

세르베라의 가장 큰 장점이자 20-21 시즌을 12위라는 중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던 키 포인트는 포백과 3선의 간격 조절이 상황에 따라 능했다는 것이다. 카디스는 전체적인 미드필더진의 주력 자체가 리가에서 굉장히 느린 편에 속했기에 이런 미드필더의 단점들을 과감한 간격 컨트롤로 수비 박스를 형성해 최대한으로 낮추었다. 이 덕분에 라 리가의 양강 레알과 바르사를 모두 이긴 쾌거를 달성하였다. 특히 리그 초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클린시트 승리한 것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대두되던 문제점은 역시 세르베라 감독이 전술 운영에 대한 과감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21-22 시즌부턴 앞서 말한 라인 간의 간격 컨트롤을 하지 않고 전방 포워드 선수만 둔 채로 전원 수비라는 다소 1차원적인 전술을 택했다. 클린시트나 최소한 패배를 막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의 거리를 유지한 수비 박스 형성 시 호흡은 여전했으나, 상대가 뒷공간 침투 빈도수가 잦은 팀이라면 미드필더진 전체가 페널티박스로 들어가 침투 경로를 차단하기에 급급했다. 때문에 볼을 끊고 전진해도 윤활유 역할이 없어 제대로 된 역습 상태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

 

카디스의 수비 상황

 


2. 측면에 치중된 전개

 

이 부분은 저번 시즌 역시 문제로 꼽혔으나, 수비 시스템과 겹쳐 더욱 부각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원의 기동력과 주력이 단점인 카디스이기 때문에 공격 템포 조절과 빌드업 시 사이드백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한 카디스였다.

 

사이드백인 아카포와 에스피노는 이번 시즌 팀의 중심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공-수 면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라이트백 카를로스 아카포는 경기당 평균 가로채기 3회, 클리어링 4회로 수비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공중볼 경합 같은 경우 모두 승리해 100%를 유지 중이다.

 

카를로스 아카포의 스텟

 

레프트백 알폰소 에스피노 같은 경우 놀랍게도 리가 2골과 함께 2선 미드필더인 욘슨과 알렉스를 제치고 팀 내 최다 기회 창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빌드업과 공격이 에스피노 중심으로 패스워크가 지속되다 보니 볼의 순환 과정에서 중앙은 소외되고 측면에만 치중되어 경기 템포가 끊기기 마련이었다.

 

알폰소 에스파노의 스텟

 


3. 정체성을 잃은 알렉스 페르난데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팀의 주전 알렉스 페르난데스의 포지션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4-4-2 시스템을 추구했었던 세르베라 감독은 알렉스를 항상 좌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해 유기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패스 줄기 역할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4-4-2 시스템에선 포워드에 배치해 처진 공격수를 맡았으며 주기적으로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꿔 경기 단위는 물론 시간대 단위로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오갔던 알렉스이기에 확고한 주포지션이 없어졌고, 언급했었던 수비 시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팀의 전술 때문에 역습 상황 시 체력 부족으로 중심축,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시즌 새로 구축된 시스템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알렉스 페르난데스 사진

 


결론

 

카디스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레알 바야돌리드 감독이었던 세르히오 곤살레스를 세웠다. 포스트 플레이를 즐겨하는 그의 전술은 좋은 측면 자원들을 지닌 카디스의 강점을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가 카디스에서 바야돌리드에서 선보인 정석된 전술을 다시 꺼낼지, 또 다른 카드를 꺼내 19-20 시즌의 그라나다 계보를 이어나가 하위권의 반란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카디스의 신임 감독 세르히오 곤살레스


페이스북 페이지 라리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황 도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