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2-23 시즌 유럽 축구계는 맨체스터 시티가 트레블을 이뤄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시즌 중반까지 아스날이 앞서갔지만 후반기에 현대화된 WM 시스템을 들고 나온 맨체스터 시티의 뒷심을 이겨내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세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텐하흐 체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으로 팀이 정상화된 하우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리버풀은 시존 초반의 부진과 미드필더 라인에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유로파리그 진출에 만족해야 했으며 콘테 체제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을 했던 토트넘은 콘테를 경질한 뒤에는 유럽대항전조차 나가지 못했으며 보엘리 체제의 첼시는 21세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상위권에 있는 클럽들이 내려오면서 중위권 클럽들에게도 기회가 왔는데 세리에 A의 사수올로에서 이름을 날린 데 제르비는 브라이튼을 중상위권에 안착시키며 유로파리그로 떠났고 아스톤 빌라는 제라드 체제에서는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였지만 재빠르게 경질하고 비야레알의 에메리를 선임하며 중상위권에 안착해 컨퍼런스리그 진출을 달성했다. 그리고 레스터 시티와 리즈 유나이티드, 그리고 사우스햄튼은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었다.

소위 빅6 체제라 불렸던 판도가 크게 뒤집혔던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여러 스타들을 낳았다. 그래서 FCU의 프리미어리그 크리에이터들은 2022-23 프리미어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물론 이번 투표는 이 보고서를 쓰는 FCU 회장은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하지 않았다. 나는 프리미어리그보다는 분데스리가와 세리에 A 위주로 봤기 때문에 픽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표자는 다음과 같다

FCU 이사 전진호- 아스날 서포터
FCU 디자이너- 박규빈 토트넘 핫스퍼 서포터
FCU 회원 김형섭- 리버풀 서포터
FCU 회원 노정우- 아스날 서포터
FCU 회원 박영빈-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FCU 회원 박진우- 첼시 서포터
FCU 회원 박현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
FCU 회원 엘링달링-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FCU 회원 오성윤- 아스날 서포터
FCU 회원 유현빈-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FCU 회원 이홍주- 리버풀 서포터
FCU 회원 페로네-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FCU 회원 황선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


골키퍼 부문

골키퍼에는 리그 최소 실점의 포프와 팀 수비진의 부진으로 많은 고생을 했던 알리송이 치열하게 경합했다.

 

 



닉 포프를 선정한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페로네 군은 포프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뉴캐슬이 이번에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성공한 부분에는 수비수들도 잘했지만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포프의 지분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반면 팀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알리송을 선정했던 리버풀 서포터 김형섭 군은 알리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팀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알리송 개인은 스위퍼 키퍼로서의 역량은 물론 일대일 선방 및 중거리 선방 등 다방면에서 좋았던 완성형 키퍼의 정석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골든 글러브 수상자 데 헤아를 선정한 유일한 투표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 황선재 군은 데 헤아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물론 데 헤아는 시즌 막판에 들어서면서 잔실수를 하긴 했지만 골든글러브를 달성할 만큼의 기록이나, 평소의 눈부신 선방을 본다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를 넘긴 힘들어 보인다. 골키퍼가 실수가 돋보이는 포지션이어서 그렇지 개인적으로 한두 개의 실수로 평가를 내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데 헤아를 선정했다." 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 치열한 경합의 결과는 뉴캐슬의 최소실점의 주역 닉 포프는 7표를 받아 5표를 받은 알리송과 1표를 받은 골든글러브 수상자 다비드 데 헤아를 제치고 FCU 선정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 골키퍼 부문에 선정되었다.

 


수비수

 

포백 라인에는 여러 선수가 거론되었다. 세부적인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뽑았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센터백에서 활약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후벵 디아스, 아스날의 마갈량이스 및 살리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보트만이 치열하게 경합했다. 그리고 측면 수비 라인에서는 오른쪽에서는 트리피어가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반면, 왼쪽에서는 진첸코, 아케, 에스투피난, 루크 쇼가 거론되었다.

 

 



뉴캐슬의 공격과 수비 양 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낸 트리피어는 선정자 13인 모두에게 선택을 받으며 가장 압도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센터백에서는 출전시간이 다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후벵 디아스가 10표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디아스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페로네 군은 "사실상 스톤스를 3선으로 올려 쓰는 환상적인 전술 WM도 뒤에 디아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발이 빠르진 않지만 예측력이 너무 정확해서 그 부분이 약점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나머지 한 자리를 투표한 사람들의 의견은 여러 의견으로 나뉘었는데 아스날 서포터 전진호 군은 살리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반기에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이었고 후반기 때 좀 떨어지긴 했지만 리그 정상급이었던 건 변함없다고 생각해서 뽑았다." 라고 밝혔으며 또 다른 후보로는 마갈량이스가 있는데 그를 뽑은 이유로 첼시 서포터 박진우 군은 "나는 수비수는 일단 디아스를 우선으로 두고, 그 짝으로 아스날의 마갈량과 살리바 두 선수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살리바의 전반적인 폼은 매우 좋았으나 후반기 부상으로 아쉬움이 있었고, 이 때문에 부상 없이 꾸준한 폼을 유지했던 마갈량이스를 선정했다." 라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뉴캐슬의 최소실점을 이끈 보트만도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았다. 리버풀 서포터 김형섭 군은 "보트만은 뉴캐슬의 견고한 수비의 중심이며 11회의 클린시트를 기록한 공신이라 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뉴캐슬의 견고한 수비의 주역을 보트만으로 보는 시선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수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로메로와 바란을 선택한 사람도 존재했다. 토트넘 서포터이자 디자이너 박규빈 군은 로메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카드관리와 성질머리가 문제였지 로메로가 아니었다면 올 시즌 8위라는 성적조차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부진했던 다이어 같은 선수 옆이라 더욱 돋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포로 영입 이후 포로의 공격성으로 인한 수비력 부족을 커버하는 효과도 있었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으며 역시 주류의 의견과는 다소 다른 의견인 라파엘 바란을 선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 황선재 군은 "이번 시즌 맨유가 생각보다 전체적으로 득점이 크게 터지진 않았다고 생각이 듦에도 리그 3위를 기록한 부분에 낮은 실점률을 기록하도록 바란이 공헌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은 다실점 경기가 많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건 내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기 한데 지엽적으로 본다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1점 차 승리를 지키는 경우나 클린시트도 자주 보여서 생각보다는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같은 강팀들도 좋은 시즌을 보내던 시절에도 다실점 경기를 했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레프트백에는 진첸코, 에스투피난, 아케, 루크 쇼가 거론되었다. 아스날 서포터 노정우 군은 진첸코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포지션 대비 팀에 끼친 영향력 꼽으라고 하면 진첸코가 워낙 지대하다고 생각해서 선정했다. 이번시즌 아스날은 진첸코가 없으면 자카도 마르티넬리도 활약하지 못했다. 그냥 아스날 좌측면의 메인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조르지뉴의 압박 부담 덜어줘서 첼시 시절보다 훨씬 잘해진 것도 진첸코 지분이 있다."라고 답했다.

반면 에스투피난을 선정한 맨체스터 시티의 서포터 박영빈 군은 "이적료도 저렴했고 기대치가 낮았음에도 안정적이며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35경기 뛰면서 적어도 풀백이 골로 이어진 실수가 하나도 없었으며, 크로스 정확도가 상당하다. 스피드도 빠르고, 진첸코보다 부족한 게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서 쿠쿠레야를 성공적으로 대체한 에스투피냔을 뽑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루크 쇼를 선정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 박현준 군은 "루크 쇼와 진첸코에 대해 고민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등에 큰 공을 세운 쇼를 선택했다. 유사한 진첸코와 고민했지만 단지 부상으로 결장함으로써 공백을 팀에게 준 기간이 진첸코가 더 많기 때문에 쇼가 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으며 네이션 아케를 선택한 엘링달링 군은 "다른 경쟁자들도 물론 훌륭한 활약을 보였지만 아케가 많이 성장하며 칸셀루마저 밀어내고 핵심으로 자리잡아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다는 부분에서 점수를 높게 줬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의외로 뉴캐슬의 최소 실점을 이끈 파비안 셰어,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마누엘 아칸지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전자는 다소 임팩트가 부족한 스타일로 인한 피해를 봤다는 의견이 있었다.

결론은 포백 라인은 13표 몰표를 받은 트리피어, 10표를 받은 디아스, 8표를 받은 진첸코, 6표를 받은 마갈량이스가 FCU 선정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일레븐 포백 라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미드필더


미드필더 라인은 포백 라인과 다르게 다소 큰 차이로 선정되었다. 프리미어리그 도움왕 케빈 더 브라위너는 모든 사람의 선택을 받았으며 아스날의 약진을 이끈 찬스메이커 외데고르와 맨체스터 시티라는 거함의 특급 피보테 로드리도 13명의 선정자들 가운데 절대 다수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외데고르와 로드리를 투표한 사람들은 모두 라이스를 투표했으며 다른 선수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로드리를 선택한 선정자인 오성윤 군은 "로드리는 3선에서는 한 차원 위의 조율 능력, 2선에서는 상대진영에서는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로 펩시티의 이데아를 완성시켰다."라고 그의 활약을 극찬했다. 외데고르 역시 단 한 표를 제외하고 모든 표를 받았는데 외데고르를 선택한 선정자 중 아스날 서포터 노정우 군은 "지난 시즌에는 팀의 중추로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해결사적 기질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지적되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골을 넣어주면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팀 내 득점 1위를 달성했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외데고르 대신 라이스를 뽑은 박규빈 군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데고르를 뽑았겠지만 난 로드리, 더 브라위너의 짝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라이스를 선택하겠다. 난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진성과 영리한 플레이를 중요시하는 편이라 선정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더 브라위너, 외데고르와 비슷한 수준의 지표를 보였음에도 팀 성적에서 발목을 잡힌 것으로 추정되고 카제미루 역시 중반까지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후반기에는 전반기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마랑이스 역시 비교 대상이 너무 강했다.

결론은 13표를 받은 더 브라위너와 12표를 받은 로드리와 외데고르가 FCU 선정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일레븐 중원 라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공격수

 

공격 라인에는 득점왕 엘링 홀란을 비롯해 해리 케인, 부카요 사카, 마커스 래시포드, 모하메드 살라, 미토마, 마르티넬리가 후보에 올랐다.

 

 



득점왕 홀란을 지지하는 여론은 상당히 강했다. 리버풀 서포터 김형섭 군은 "괴물이다."라고 짧게 말하면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듯이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홀란은 몰표를 받지 못했는데 "물론 단일 시즌 36골이라는 기록을 세운 부분을 보면 대단한 선수인 건 확실하다. 그러나 플레이메이킹에서 약세를 보이는 중원을 가진 토트넘에서 플레이메이킹, 수비가담, 득점을 모두 책임졌던 케인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이번 시즌 홀란의 퍼포먼스 그 이상을 보여줬을 것이라 확신한다. 단순 골게터의 역할이 컸지 않았나 싶다."라는 의견을 밝힌 선정자도 있었다.

부카요 사카 역시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다수의 선택을 받았다. 사카를 선택한 선정자 중 한 명인 아스날 서포터 전진호 군은 "사카는 우승 경쟁을 한 아스날 공격의 핵심이고 맨시티를 제외한 모든 피엘 팀의 왼쪽 수비를 초토화시키며 리그 10골 10도움을 기록해서 뽑았다."라고 의견을 냈다.

3명의 공격진의 한 축으로 케인을 선정한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 페로네 군은 "소속팀 토트넘은 부진했지만 케인 개인의 활약은 훌륭했는데 그는 스트라이커이자 공격 전술의 핵으로 득점과 영향력 양면에서 모두 훌륭했다."라고 회고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이끈 래시포드를 선정하는 여론도 있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 박현준 군은 "일단 올 시즌은 리그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좌측 자리에 래시포드와 비교될만한 선수가 많이 없다고 본다. 꼭 래시포드가 압도적이다 정도라기보다는 동포지션대에 몇 명 생각해 보면 그릴리시 마르티넬리 손흥민 정도가 생각이 나는데 손흥민 선수는 이번시즌 안타깝게도 부진이 좀 컸고,마르티넬리도 스텟 생산에 있어 괜찮았으나 아직까지는 경기력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못하며 그릴리시 선수 같은 경우는 스텟 생산 부문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맨유 팬이라서 래시포드가 들어가는걸 만족스럽게 생각은 하나 맨유 팬임을 지우고 생각해 봐도 부상과 후반기에 체력 저하로 인한 아쉬운 폼을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맨유를 이끈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꼽게 되었다."라고 선정 이유를 말했다.

래시포드 이외에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를 뽑은 아스날 서포터 노정우 군은 "득점의 분포가 매우 고른 편으로 14경기에서 15골을 득점하였고, 그가 득점한 경기에서 13승 1무, 즉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명실상부한 아스날의 해결사 역할을 맡아 아스날의 리그 준우승에 큰 공헌을 하였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미토마와 살라를 선정한 다소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 선정자도 있었는데 리버풀 서포터 김형섭 군은 이 픽에 대해 "드리블로 논문 쓴 사나이 미토마는 비록 스탯 생산력 부분에서는 아쉽긴 하나 화려함과 실속을 겸비한 플레이로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기에 선정했으며 모하메드 살라는 초반에 부진하긴 하였으나 조용히 쌓아 올린 스탯 생산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리버풀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기에 선정했다."라고 답변했다.

후반기에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잭 그릴리시도 뽑힐만했지만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아스날 서포터 노정우 군의 의견으로는 그래도 공격 포지션인데 스탯 생산 부분에서 너무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앞서 래시포드를 선정한 박현준 군도 같은 이유로 그릴리시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론은 12표를 받은 엘링 홀란과 11표를 받은 부카요 사카, 그리고 9표를 받은 해리 케인이 FCU 선정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일레븐 최전방 공격진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결론

각자 응원하는 서포팅 구단이 있기에 어느 정도는 팔이 안으로 굽은 부분이 없진 않았으며 출전시간 부족 이슈가 있는 후벵 디아스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부분과 반대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던 셰어가 부진한 부분이 있었던 후보들에게 밀린 것을 고려하면 고점에서의 임팩트란 부분은 역시 무시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 결과가 나온 부분은 FCU의 PL 부문 크리에이터들의 집단지성의 빛을 봤다고 생각한다.

 

FCU 회원들이 선정한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일레븐

서론

성황리에 시작했던 2022-23 시즌 유럽축구도 단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각 리그의 챔피언들이 정해졌으며 챔피언스리그의 하위 대회인 UEFA 유로파 리그와 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의 챔피언도 정해졌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2023년 6월 11일 오전 4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유럽 대륙의 챔피언이 결정된다.

한 팀은 강력한 전력으로 이미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제패했으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해 트레블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이며 다른 한 팀은 2009-10 시즌 트레블을 포함해 이미 빅이어가 3개나 있는 이탈리아의 명문이지만 2009-1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낸 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다가 포르투와 벤피카, AC 밀란을 꺾고 결승에 올라온 인테르 밀란이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챔피언스리그 통산 4회 우승을 노리는 인테르 밀란. 축구 크리에이터 연합인 FCU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두 팀이 펼치는 결승전의 프리뷰를 해본다.

 

 

 

 


맨체스터 시티의 상황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초 꽤나 몇몇 포인트에서 문제점과 리그 레이스에서 밀리는 모습 또한 나왔었지만,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각 포지션별 주전조의 가닥이 완전하게 잡혔다.

 

물론 칸셀루와 같은 기존의 클래스 있는 자원들이 이탈함과 동시에 반강제적인 상황 속에서 포메이션을 변경하여 대회를 치렀던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  토트넘 원정 패배 이후 브렌트포드에게 패하기 전까지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퍼포먼스는 그들이 트레블을 노리기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케이스였다.

특히나 챔피언스리그 16강 이후 8강, 4강전 바이언과 레알 마드리드 같은 유럽 탑클래스의 클럽들과의 맞대결에서도 그들에게 도합 9골을 폭격했지만, 실점은 단 2실점에 불과하는 공-수적으로 최강의 모습을 선보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홈에서 특히 강력했는데 다른 우승후보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를 대파했다.



추가적으로 이번 시즌 붙박이 스코어러로 활약 중인 엘링 홀란의 득점력을 분배해 줄 수 있는 미드필더의 활약 또한 상당하며, 그 중축에는 일카이 귄도안이 한몫을 하고 있다.

리그에서 보이는 기복 있는 득점력이 아닌 FA컵과 같은 결승전에서 대활약으로 팀을 우승시킨 미드필더들의 장악력과 활약상은 UCL 결승에서 또한 발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FA컵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이끈 미들라이커 귄도안

 


인테르 밀란의 상황


인테르 밀란은 월드컵 이후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브로조비치의 폼 저하와 월드컵에서 부진한 활약을 펼친 공격수 라우타로와 루카쿠의 부진이 이어지며 세리에 A 5경기에서 1무 4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심지어 수비진의 믿을맨 슈크리니아르는 시즌이 종료된 뒤 팀을 떠난다 선언했으며 후반기에 계속 부상과 부진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며 언론에서는 시모네 인자기의 경질설을 연신 보도했다.

 

 

월드컵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라우타로와 루카쿠, 그 여파로 그들은 소속팀 인테르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리그에서와는 다르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순항하고 있었는데 포르투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올라왔으며 8강 벤피카 전에서도 홈과 원정에서 모두 득점한 미드필더 바렐라 덕에 원정에서는 2-0으로 승리했으며 홈에서는 3-3으로 무승부를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다행히 벤피카전 이후로는 인테르는 공격진의 폼이 되살아나며 엠폴리전부터 시즌 최종전 토리노전까지 11승 1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는데 코파 이탈리아 4강 2차전에서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었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는 밀란을 상대로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며 도합 3-0의 스코어로 결승에 진출했다. 리그에서도 라치오, AS 로마, 아탈란타 등 난적들을 모두 이겼으며 코파 이탈리아 결승에서도 피오렌티나를 2-1로 꺾었다. 유일한 패배인 나폴리 전 역시 챔피언스리그 2차전 이후에 치러진 경기라서 로테이션 멤버들을 대거 출전시켰기에 패배가 큰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라우타로는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인테르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심지어 최종전 토리노전에서는 브로조비치마저 폼을 회복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음은 물론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수비적인 카드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까지 높였다.

게다가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와 주전 미드필더 헨릭 미키타리안이 부상에서 회복하며 챔피언스리그에 결장하는 선수는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백업 공격수 호아킨 코레아 하나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해도 무방한 선수라 큰 타격이 있진 않다.


맨체스터 시티의 예상 라인업 및 포메이션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기 그들을 정상으로 탈환시킨 3-2-4-1 포메이션, 일명 W-M의 전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맨체스터 시티의 예상 라인업



최후방 에데르송의 선발이 펩의 컨펌으로 낙점된 가운데 백스리의 일원으론 여전히 아칸지-디아스-워커로 구성되는 센터백 유형들의 자원들이 선발될 가능성이 높으나 FA컵 결승전에서 교체당한 워커의 몸상태가 좋지 않을 시 아칸지가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아케가 왼쪽에 나서는 사실상 3-2-4-1을 활용할 수 있는 기조적이고 시스템의 중심이 되며 3선의 자원들과 수비와 빌드업 시 모두 전환에 있어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특징이 있다.

3선의 선수로는 로드리와 스톤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은 모두 센터백이 본 포지션이거나 부가적으로 가능한 유틸리성 자원으로 앞서 말한 백스리의 일원들과의 연계성과 잦은 스위칭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나 최근엔 로드리가 2선에서 절정의 공격 퍼포먼스를 과시함과 동시에 스톤스가 기본 포지셔닝보다 한 칸 더 내려와 자연스럽게 포백을 형성하는 그림 또한 나오며 동시에 빌드업 시 후방에서의 수적 우위를 가져가며 안정감은 물론 가공할 만한 킥을 바탕으로 하는 후방 전개 능력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윗선과 측면 자원들의 구성으론 그릴리시-귄도안-더브라위너-실바가 예상된다. 이들의 현재 가장 큰 장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득점력을 배분시켜 줄 수 있을 정도의 득점 능력이 최고조에 있는 선수들이 꽤나 있다는 것이며 더브라위너와 그릴리시는 각각 중거리포와 측면서의 위협적인 트리블링으로 수비적 전술을 붕괴하고 타파하는 크랙형 선수들로 온 더볼 상황에서도 개인으로서도 유의미한 찬스를 생성하는데 능력이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론 역시나 홀란이 출격할 것이다. 어찌 보면 확고한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공고하게 자리를 유지하는 선수로 꼽을 수 있으며 이번 시즌 경기당 1득점이 넘어가는 괴력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득점의 질이 낮거나 기복이 있지도 않았으며 프레스 능력 또한 갖추면서 팀의 수비적 시퀀스에서 첫 번째 수비수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인테르 밀란의 예상 라인업 및 포메이션

인테르 밀란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변수를 자주 두는 감독이 아니기에 항상 사용하던 3-5-2 포메이션을 다시 한번 꺼낼 것을 예상한다.

 

 

인테르 밀란의 예상 라인업



수비진에는 오나나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여섯 경기에서 다섯 경기를 클린시트로 마무리한 바스토니-아체르비-다르미안의 수비라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판 더 브레이는 중요한 경기에서는 거의 기용되지 않았으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인테르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에 부상 회복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슈크리니아르는 본인의 바람과는 달리 후반기에 부진한 모습은 물론 원래 측면 수비수에서 기량을 발휘했던 다르미안이 3백 시스템의 우측 스토퍼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슈크리니아르 대신 다르미안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중원에서는 후반기에 주로 사용했던 찰하놀루를 후방에 레지스타로 두는 미키타리안-찰하놀루-바렐라 라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수비적인 라인이자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찰하놀루-브로조비치-바렐라 라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전술상의 이유로도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의 미키타리안보다는 수비력을 겸비한 브로조비치를 선발 출전시키는 게 더 적합하며 미키타리안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막판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브로조비치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측면에서는 인테르 소속으로는 부진을 거듭하는 고젠스 대신 디 마르코와 둠프리스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진에서는 에딘 제코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폼을 회복한 라우타로는 최근 13경기에서 11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는 멀티골까지 터트리며 월드컵에서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항상 선발로 출전한 제코도 만 37세의 노장임에도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며 제공권 경합 상황에서도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경합하며 59%의 승률을 보여준 만큼 자신이 과거에 활약하던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활약을 펼치다가 체력이 다 하면 슈퍼서브 루카쿠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테르는 골이 필요한 시점에 중원에서 부진한 선수 한 명과 에딘 제코를 벤치로 불러온 뒤 재능 있는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와 공격적인 역할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미키타리안을 선발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할 가능성이 높다.


키 플레이어

 

맨체스터 시티: 케빈 더 브라위너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엘링 홀란이 득점력으로 폭발하고 일카이 귄도안까지 가세하는 추세인 현재의 맨체스터 시티의 키 플레이어는 최종적으로 케빈 더브라위너를 선정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베테랑으로서 더 공격적인 작업을 도맡았던 더브라위너는 앞서 말한 그들이 득점까지 도달함에 있어 공-수의 연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플레이어였으며 후방 자원들의 포지셔닝 또한 더 자유도 있게 넓어진 이유 또한 이에서 파생된 작용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더 브라위너의 챔피언스리그 어시스트 기록 (출처: FotMob)



6개의 어시스트로 팀 내는 물론 대회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xA값(기대 어시스트)이 2.8개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무려 2배 이상의 도움을 생산했다. 그렇기에 여전히 그들은 더브라위너를 우선시로 필요로 하며, 트레블의 방점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될 수 있다.

 

 

 

인테르 밀란: 안드레 오나나

포지션: 골키퍼


보통 전력이 약한 팀이 전력을 강한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상황에서는 골키퍼의 맹활약이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마침 인테르의 골키퍼 오나나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8회의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대회 최다 클린시트로 이름을 남겼으며 6.8회의 득점을 차단하며 이 부분에서도 대회 최다 수치를 자랑했다.

 

 

득점 차단 부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오나나 (출처: FotMob)



은코노의 후계자 오나나는 이번 시즌에는 아직 홀란과 같은 수준의 공격수를 만나진 않았다. 그가 홀란이나 귄도안 등 맨체스터 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진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인테르의 승리 가능성이 생긴다. 다시 말하지만 전력이 약한 팀이 더 강한 팀을 잡았을 때는 항상 골키퍼가 큰 역할을 했기에 오나나는 네라주리의 마지막 희망이며 오나나는 지금까지 이번 시즌을 매우 좋게 보냈다.


SWOT을 통해 보는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시티의 강점은 압도적인 중원 장악력을 토대로 상대를 가두고 점유하는 능력을 시즌 초부터 보여냈다. 이는 맨유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언 등 강팀을 상대로도 완벽하게 압도하였음을 증명했다. 또한 트레블을 앞둔 그들의 멘탈리티와 심리적 요인 또한 장점으로 선정할 수 있으며 변수를 줄 수 있는 교체카드가 상대보다 다양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출처: FotMob)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는 득점의 영역을 홀란에게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최근 귄도안의 득점 퍼포먼스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식될 수 있으며, 큰 경기에서 미끼 형태로도 출전하는 홀란과 미드필더 간의 조합은 모든 공격적 시퀀스에서 기회라고 말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4강 레알 마드리드와의 홈경기에서는 홀란의 득점 없이도 4-0으로 대승을 거뒀는데 이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홀란의 득점포가 터지지 않더라도 다른 대안이 충분히 많은 맨체스터 시티다. (출처: FotMob)



다만 맨체스터 시티도 약점은 있는데 현재까지 압도적인 시즌을 보이는 맨시티는 스쿼드와 전술적인 문제보다는 그간 유럽 대항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성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근 몇 년의 토너먼트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킹메이커로 낙인찍힌 맨시티이기에 이번 기회를 반드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가 시작하기 전엔 그 누구도 맨체스터 시티의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리고 최근 괜찮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에데르송이지만, 시즌 전체적 흐름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강팀을 상대로 한 저조한 퍼포먼스는 결승전인 이번 경기에선 최후방 플레이어로서 더욱 위기의 요소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수비적으로 뛰어난 인테르를 상대로 경기 중후반 이내에 득점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플레이가 급박해질 수 있는 맨시티이다. 전력과 경기력이 앞섬에도 스코어 차이를 벌리지 못할 때 오는 심리적인 압박감은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토너먼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도 아직은 안심하기 어려운 에데르송

 


SWOT을 통해 보는 인테르 밀란

인테르는 시즌 내내 준수한 수비력을 보였으며 특히 엠폴리전 이후로는 12경기에서 9실점에 그쳤을 정도로 방패가 견고한 부분이 강점이다. 그동안 팀 수비의 핵심이라 평가받았던 슈크리니아르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오히려 더 견고한 수비력을 보였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며 아체르비와 오나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세리에 A에서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보통 언더독이라 평가받는 팀이 탑독을 상대로 이변을 거두는 과정에는 뛰어난 수비력과 골키퍼의 대단한 퍼포먼스에 있다. 상술했든 수비진의 기세가 좋으며 특히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오나나는 여덟 경기를 무실점으로 끝내며 대회 최다 클린시트를 기록했으며 이런 대단한 퍼포먼스가 결승전에도 이어질 수 있다면 인테르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게다가 라우타로는 최근 13경기 11골 4도움을 기록하는 중이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한방을 노릴 수 있다. 실제로 피오렌티나와의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라우타로는 멀티골을 득점했다.

 

 

오나나와 인테르 수비진은 대회 최다 클린시트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FotMob)



통상적으로는 인테르의 중원이 약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도리어 세리에 A에서는 강점에 가깝다. 그러나 상대가 중원에서의 완성도는 세계에서 적수가 없는 맨체스터 시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은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선수들이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여러 강팀들을 잠재웠다. 인테르의 공격진이 폼이 살아났어도 맨체스터 시티의 견고함은 그간 상대했던 팀들과 다르다. 지난 시즌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벤제마조차도 그들을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인테르의 중원도 약하진 않지만 상대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이 너무나도 강력하다.



전체적인 베스트 일레븐의 퀄리티도 밀리지만 플랜 A가 막혔을 시 인테르는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유연한 대응을 하기가 어렵다. 시모네 인자기도 전술의 유연성에 대해선 많은 비판을 받으며 실제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는 루카쿠, 미키타리안이 전부다. 이 부분에서 선제골을 내준다면 인테르는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교체 카드의 차이도 심하다. 인테르의 백업 선수들의 폼이 좋지 못한 부분은 팀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결론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는 여러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구단 차원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트레블을 동시에 이룰 수 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일하게 보유한 기록인 잉글랜드 구단의 트레블 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게다가 펩 개인으로도 세계 최초로 감독으로서 2회 트레블이라는 대기록도 노리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단 중에는 리버풀의 백업으로 우승을 경험한 카슨을 제외하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는데 그들의 커리어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할 생각에 동기부여가 강력할 수 있다.

인테르 밀란 역시 구단 역사상 네 번째 빅이어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이러면 3회 우승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록을 따돌리고 4회 우승을 이뤄낸 아약스와 동률을 이뤄낼 수 있다.

게다가 인테르 밀란은 모기업 쑤닝이 경영악화로 구단에 손을 떼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낸다면 기존에 인수를 노리는 기업보다 더 강력한 재력을 지닌 기업의 러브콜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재정난에 몰린 인테르 밀란에게는 구단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그럼에도 이 싸움에서 누가 봐도 결국 공룡은 맨체스터 시티다. 그렇지만 관록이 있는 명문 인테르 밀란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 전 상황

 

맨체스터 시티는 작년 12월 8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라이프치히전 패배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진적이 없으며 심지어 라이프치히전은 패해도 조 1위를 확보한 상태라 큰 의미가 없기도 했다. 잉글랜드로 눈을 돌리면 맨체스터 시티의 마지막 패배는 2021년 10월 30일 크리스탈 펠리스전에서의 패배였다. 이후로 잉글랜드 무대에서는 17경기 연속으로 지지 않았으며 비긴 것도 사우스햄튼전 딱 한 경기에 불과했다. 심지어 올해에는 아예 공식전 전체에서 7승 1무를 기록했다. 패배는 맨체스터 시티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반면 콘테의 토트넘은 최근 리그에서 3연패를 기록하며 좋지 못한 흐름을 탔다. 기본적인 전력 차도 심했고 기세에서도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비록 가브리엘 제주스와 잭 그릴리시가 부상을 당한 상황이었지만 팀의 베스트 일레븐의 위상은 아니었고 토트넘은 3선 지역에서 포백 보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스킵이 부상당했다. 이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질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펩 과르디올라의 수

 

저번 시즌 절정의 폼을 보여줬지만 이번 시즌 다소 위상이 내려갔다고 평가받았던 일카이 귄도안의 선발 출전과 함께 베르나르두 실바가 펄스 나인의 역할을 맡은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팀 2선 자원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활동량이 뛰어난 베르나르두 실바를 최전방에 위치시킨 것은 토트넘 수비진의 1차 빌드업을 방해하게 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귄도안 역시 본인의 장점을 살려 박스 부근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몇차례 시도하는 등 영향력을 보여줬다. 

스털링과 포든은 좌우 윙에 배치되며 토트넘 측면 자원과의 대치 상황에서의 우위를 점하려 한 것처럼 보였으며 수비 라인을 하프라인까지 끌어올리며 라인을 높게 잡아 상대를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려고 했다.

 

맨시티 상황판

 


포인트 분석

 

1. 느슨한 수비 집중력 

시티의 3 실점 경기는 지난 12월 레스터전 이후 처음이자 시즌 통틀어 3번째였다. 토트넘전에서 블루문 군단의 수비진의 모습은 확실히 리그 최소 실점 팀의 수비진이라고 보기는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케인-쿨루셉스키 삼각편대의 위력이 대단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티의 박스 안 쪽에서의 수비 집중력은 지나치게 느슨했다. 

2. 박스 부근에서의 슈팅 정확도의 아쉬움 

이번엔 토트넘 박스 근처에서의 이야기이다. 이날 시티는 볼 점유율 71%에 총 21개의 슈팅을 시도해서 2골을 만들어냈다. 총 기대 득점 값이 2.27이었기에 크게 떨어지는 수치는 아니었지만, 본래 박스 바깥에서 마법과도 같은 크로스를 넣어주던 KDB와 칸셀루의 정확도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3. 계속되는 토트넘전 악몽 

이번 패배로서 시티는 2위 리버풀과 승점 6점 차, 리버풀이 순연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승점이 3점 차까지 좁혀지는 상황으로 몰린다. 더불어 이번 시즌 토트넘에게는 리그 더블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최근 리그 토트넘전 1승 4패. 수치상으로도 굉장히 좋지 못하지만 양 팀의 전력차를 생각하면 더더욱 나쁜 상대 전적이다.

 

최후방 수비수인 디아스와 라포르테의 히트맵이다. 라인을 극한으로 끌어올렸기에 역으로 역습에 취약했다.

 


맨체스터 시티, 오늘의 에이스

 

내가 선정한 토트넘전 맨체스터 시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일카이 귄도안이다.  귄도안은 토트넘전 1골을 비롯해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하는 등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팅 개수가 3배 넘게 차이나지만 토트넘보다 유효 슈팅 개수가 적었던 맨시티의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한 마디로 지난 시즌 귄도안의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런 귄도안을 중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경기라고 볼 수 있겠다.

 


결론

 

토트넘전에서 승점 3점을 잃어버린 맨체스터 시티. 이로써 향후 빡빡한 일정에서 승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전 뼈아픈 패배를 딛고 일어나 굳건히 잔여 시즌을 소화했으면 한다. 아직 시즌이 끝나려면 멀었고 다행히도 맨체스터 시티는 아직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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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현빈

경기 전 상황

 

토트넘 훗스퍼는 부진을 거듭한 누누 산투 감독을 경질하고 여러 클럽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선임했다. 초반에는 순항하던 콘테 감독 체제에서도 첼시전 2-0 패배 이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에도 홈에서 사우스햄튼이나 울버햄튼에게 패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그 상황에서 2022년에 사우스햄튼과 비긴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이긴 맨체스터 시티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토트넘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다소 체급 차이가 심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콘테의 수

 

콘테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공격을 막기 위하여 5-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울버햄튼전과 비교해봤을 때 선발 라인업에서 네 자리를 교체하는 큰 변화를 준 콘테 감독이었다. 에메르송, 다이어, 호이비에르 , 클루셉스키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하였다.

이번 시즌 토트넘 수비의 핵으로 평가받는 다이어의 부상으로부터 복귀는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다이어가 결장하는 동안 스위퍼 자리에 로메로 오른쪽 스토퍼 자리에 산체스를 사용하였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못하였다. 로메로의 전진 성향이 많이 묻히게 되었고 산체스는 불안함을 계속해서 노출하였기 때문이다.

상술했듯이 토트넘은 맨시티와의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3연패를 기록중이였다. 가장 큰 이유로 필자는 작년에 노리치 시티로 임대를 갔다 돌아온 올리버 스킵의 부상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3백 보호의 핵심이었던 스킵의 부상으로 토트넘의 수비가 많이 흔들린 것을 보았다. 이 자리를 보완하기 위해 울버햄튼전 윙크스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던 콘테 감독이지만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는 호이비에르를 선발 출장시켰다.

클루셉스키의 첫 선발 출장으로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 영입하였던 2명의 유벤투스 듀오를 선발 라인업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콘테 감독은 모우라 대신 클루셉스키 기용을 선택하였는데 아마도 수비적인 측면이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토트넘 상황판

 


포인트 분석

 

1) 이를 잇몸으로 대체하듯, 클루셉스키의 주력은 활동량으로 대체하다.

클루셉스키는 겨울 이적시장에 토트넘에 합류한 선수이다. 그가 영입되기 전에 많은 팬들은 그의 느린 스피드를 우려하여 세리에에 비해 템포가 다소 빠른 프리미어리그에서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였다. 그러나 그가 오늘 보여준 폼이 지속될 시 걱정을 떨쳐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강력한 지구력에서 나오는 엄청난 활동량과 우수한 위치 선정으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했으며 이런 장점들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크게 부각되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지만 74분경 그가 롱패스를 노마크 찬스 위치에서 받은 것과 95분경 케인의 극장골을 어시스트 한 장면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2) 예전같지 않았던 주장 요리스

물론 귄도안의 파포스트 상단을 노린 슛을 슈퍼세이브를 보여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32분경 귄도안에게 실점하였을 때 그가 보여준 캐치 미스는 토트넘에게 너무 뼈아픈 실책이었다. 실점 이후 분위기는 맨체스터 시티 쪽으로 넘어갔다. 만약 오늘 토트넘이 패배했다면 워스트는 요리스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3) 긍정적인 기록

토트넘에게 오늘은 기분 좋은 기록이 여러 개 나왔다. 토트넘의 캡틴인 요리스의 400경기 출장뿐만 아니라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팀 상대로 첫 골을 기록한 해리 케인이 대표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콘테는 에티하트 스테디움에서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한 최초의 토트넘 감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상대로 더블을 달성하였다.

 


맨 오브 더 매치

 

이 경기의 최고의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다. 오늘 케인은 정통 9번의 역할과는 거리가 먼 플레이메이커와 유사한 역할을 맡았다. 아래는 옵타에서 공개한 맨시티전 케인의 패스 맵이다.. 패스 맵을 보면 알겠지만 케인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한 긴 패스를 많이 시도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손흥민의 패스 , 클루셉스키의 크로스를 받아 2골을 기록하였다. 오늘 경기는 케인으로 시작해서 케인으로 끝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마치 AS 로마에서 펄스 나인에 눈을 뜬 프란체스코 토티와도 같았다.

 

케인의 히트맵 (출처: 더 썬)

 


결론

 

리그 3연패를 끊어낸 토트넘은 리그에서 상승세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패의 흐름은 끊었을 뿐만 아니라 리그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자신감 또한 챙겼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스쿼드 뎁스가 얇은 토트넘의 스쿼드 자원을 고려하였을 때 활동량이 많은 콘테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수행해줄지는 의문이다.

 

토트넘의 승리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부회장
페이스북 축구에미치다 총관리자

윤 동준

2022년 2월 1일, 시리아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대한민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에서 독이 든 성배라는 소리까지 듣던 국가대표팀 지휘봉은 벤투 감독에게도 엄격하게 작용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2018년 이후로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벤투호는 대한민국 축구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 ‘한 명의 감독으로 월드컵까지 진출이라는 어떻게 보면 끈기만 있으면 될 것 같으면서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목표에 거의 다 오는 데 성공했다. 그럼 현재 시점에서, 벤투호는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무대에 오를 준비를 얼마나 마쳤을까?

 

준수한 예선 성적을 거둔 파울루 벤투 감독

 

우선 그동안의 최종예선 잔혹사를 생각해보면, 벤투호는 최종예선을 정말 순탄하게 통과한 편에 속한다.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대한민국은 최종예선용 감독 따로월드컵용 감독 따로라는 말도 안 되는 과오를 저질렀으며,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도 소방수 역할로 신태용 감독을 불러서 남은 최종예선을 간신히 마쳐야 했다. 그에 비하면 벤투호는 최종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 번도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은 채 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냈으며, 벤투 감독 본인의 철학 또한 방향성이 확고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최종예선을 포함한 부임 기간의 월드컵 본선에 오를 만한 전력을 가진 팀들을 상대로 한 전적도 좋다. 벤투호는 코스타리카칠레, 우루과이, 호주, 콜롬비아, 이란, 브라질, 일본, 멕시코 등 월드컵 본선에는 자주 진출하는 수준의 국가들과 붙은 전적에서, 브라질에게 당한 3:0 패배, 멕시코에게 당한 2:3 패배, 일본에게 당한 3:0 패배를 제외하면 패배하지 않았다. 특히 매번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꼽히던 이란과의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은 나름 고무적인 성과이다. 이처럼 벤투호는 월드컵 본선에 오를 만한 전력을 가진 팀들과의 경기도 적지 않게 치렀음에도 불구, 총 41경기 27승 10무 4승률 65.85%라는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벤투 체제에서 이란과의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 (사진 출처: KFA)

 

그리고 벤투 감독 본인의 지향점 또한 뚜렷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 외적으로는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선수단 운영 방식의 정립으로 새바람을 불러왔고, 경기 내적으로는 기성용의 은퇴 이후 3선의 안정화가 필요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상황에서 정우영과 황인범 등의 자원들을 통하여 준수하게 대체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동시에 3선의 호흡과 밸런스를 활용하여 후방에서부터 골키퍼까지 참여시킨 채 차근차근 진행시키는 빌드업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너무 안일하다고 지적받았던 경기 운영 방식 또한 투톱 실험, 손흥민의 공격형 미드필더 배치 등 적지 않게 변화점을 주려고 했으며, 결과적으로 현재 벤투 감독의 전술은 유연함과 세밀함을 동시에 노리며 발전하는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독 부임부터 최종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 득을 봤던 벤투 감독의 방향성의 확고함 선수 활용과 관련하여 대한민국이 본래부터 추구하던 스타일과 안 맞다”, “너무 틀에 갇혀서 축구를 하려는 느낌이다등의 비판을 받았으며, “고집이 너무 세다”, “본인 스타일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라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된 적도 있었다. 실제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차세대 대한민국의 골키퍼 자리는 조현우가 맞다라는 여론이 형성된 상태에서, 김승규 골키퍼를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팬들의 지지를 받는 조현우와 벤투의 철학에 더 적합한 김승규

 

물론 이는 선수 기용과 전술에 관하여 자신의 철학을 지키며 보수적인 성향을 내비치는 부분이 강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벤투 감독의 주요 스쿼드에서 풀백 자원 문제는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고쳐졌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왼쪽 풀백의 김진수, 홍철. 그리고 오른쪽 풀백의 이용, 김태환이들의 기량이 주전감을 확실하게 정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일관적이지는 않으며, 이는 오랜 시간 한국 축구의 고질병으로 지적되어 온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나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역할과 존재감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이는 월드컵에서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하여 벤투 감독이 답안을 찾아야 하는 부분이다.

 

어찌 됐든 월드컵 본선 티켓은 손에 쥐었고, 시간은 1년도 안 남았다. 과연 벤투호는 그동안 추구했던 방향성의 결과를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어떻게 선보일 수 있을까. 그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것,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갈구해야 할 해답에 따라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서론

 

‘아홉 개의 목숨을 가진 사업가’, 라스 빈트호르스트를 아는가? 바로 통일 독일에 혜성처럼 등장한 ‘독일의 빌 게이츠’에서 수차례의 파산을 경험한 ‘사기꾼’으로 전락한, 그러나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막대한 자본을 쌓아 올린 독일의 한 사업가이다. 현재는 스포츠 분야의 장래성을 알아보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국내 유명 스포츠 구단에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 빈트호르스트의 영향권에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대표하는 클럽인 헤르타 BSC 또한 속해있다. 그가 보유할 수 있는 헤르타의 최대 지분인 49.9%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독일의 명사업가 라스 빈트호르스트


헤르타 BSC의 대주주로 자리잡은 빈트호르스트는 구단 운영비로 한화 약 5000억의 거금을 투입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고, 이는 기존의 ‘전형적인 중위권 구단’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한 구단의 비전과 맞아떨어졌다. 이처럼 빈트호르스트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헤르타 BSC는 2019/20 시즌 겨울 이적시장 ‘해당 시즌 겨울 이적시장 전 세계 최고 이적료 지출’ 및 ‘분데스리가 역대 겨울 최고 이적료 지출’라는 기록을 쓰며 분데스리가 및 유럽 축구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에도 헤르타 BSC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도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등 유구한 역사와 재정적 안정을 이룬 클럽을 만들겠다는 도약 프로젝트, 일명 ‘빅 시티 클럽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발한 이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헤르타 BSC는 결과에 지나치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여러 빅클럽들이 성공을 위해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다져놓은 탄탄한 초석을 외면한 채 그들이 완성시킨 지붕만을 바라본 것이다. 그 결과 헤르타 BSC는 리그 상위권에 준하는 스쿼드를 구축했음에도 두 시즌 연속 강등권에서 허우적댔다. 결과론에 매몰된 광폭 투자가 도약이 아닌 퇴보를 불러온 것이다.

헤르타 BSC는 거대 자본 투입 이후 계속된 악순환을 타개하기 위해 감독 교체 카드를 수차례 꺼내들었지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었다. 헤르타 BSC는 현재 타이푼 코르쿠트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그의 휘하에서 총 5경기를 치르면서 2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감독 교체 효과로 승리에 대한 당장의 갈증은 해소됐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전임 감독 팔 다르다이 시절과 다를 바 없기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후반기를 잘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코르쿠트 감독은 남은 후반기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까?

 


하나. 헤르타 소속 선수의 색이 아닌 헤르타 자체의 색이 필요하다.

 

헤르타 BSC는 시즌 돌입 직전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테우스 쿠냐, 도디 루케바키오, 욘 코르도바와 같은 기존의 공격진을 구성하던 선수들을 매각하고 수아트 세르다르, 스테판 요베티치, 마르코 리히터 등 공격적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다득점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후반기에 막 돌입한 현재, 이적생인 요베티치와 리히터가 5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군림하고 있다.

 

헤르타 BSC의 최다 득점자 스테판 요베티치


헤르타 BSC는 팔 다르다이 감독 집권 시기부터 역습을 주요 루트로 한 공격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코르쿠트 감독 또한 다르다이 감독이 정착시킨 팀컬러에 최소한의 변동만을 주기 위해 ‘카운터 어택’이라는 전체적인 틀은 유지하되 압박 지점 등 세부적인 전술 사항에는 변화를 주는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 선수들은 오밀조밀한 빌드업을 거쳐 공을 전진시키기보단 빠른 카운터 어택으로 상대방의 균열을 일으키는 플레이 방식에 더 익숙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활약상이 뛰어난 몇 명의 공격진을 필두로 한 카운터 어택 공격이 과연 효율성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다르다이, 코르쿠트 감독이 고집한 공격 방식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팀의 기대 득점 값을 보더라도 20.1점으로 리그 17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팀 전체 득점 또한 21골로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이는 헤르타 베를린의 저조한 득점력과 미미한 화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헤르타 BSC가 앓고 있는 득점력 빈곤의 근본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체계적인 틀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헤르타 BSC의 기대 득점값과 전체 득점. 기대 득점은 17위, 전체 득점은 13위에 해당한다. (출처: Fotmob)


분데스리가의 특성상 수비라인이 높기 때문에 카운터 어택이라는 공격 방식은 잘만 사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르타 BSC의 카운터 어택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선수 개인 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코르쿠트가 부임한 12월 가장 득점 가능성이 낮은 득점 10개 중 3개가 헤르타 BSC의 득점 상황이었는데, 이는 선수 개인의 슈팅 혹은 드리블 능력, 그리고 기적에 상당히 의존적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증이다.

팀의 공격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선수 자체가 팀 공격의 전체가 되어버린다면 그 팀의 공격은 단조롭고 방어하기 간편해질 것이다. 따라서 헤르타 BSC는 요베티치, 리히터 등 팀 내 가장 골 감각이 뛰어난 선수들을 주력으로 삼되,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헤르타만의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수반된 공격 패턴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둘. 무질서한 수비라인은 빅 시티 프로젝트의 큰 걸림돌이다.

 

헤르타 BSC는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 반대의 상황에서 각각 문제점이 발견된다.

첫 번째 문제점은 공격의 답답함과 결부된다. 헤르타 BSC는 수비라인에서 상대에게 허점이 드러날 때까지 공을 돌리고, 후방에서부터 상대의 수비 블록을 타개하기 위한 작업을 전개하는 등 공격 지역 진출을 목표로 한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이때 거센 압박이 가해지면 별수를 써보지 못하고 소유권을 쉽게 내주는데, 제대로 된 공격을 펼쳐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수비 국면에 임하게 되어버리니 크로스 혹은 컷백이 올라왔을 때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자주 확인된다. 그리고 이때 박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에 대부분의 시선이 쏠리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박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에 대한 견제와 대인 마크는 소홀해지고, 그로 인해 중거리 슈팅을 많이 허용하게 되는 모습을 빈번히 확인할 수 있다. 이 악순환의 반복은 공격의 고착화를 야기함으로써 실점뿐만 아니라 득점 부분에서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 즉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노출되는 문제는 바로 ‘집중력 저하’이다. 헤르타 BSC의 수비진은 경기 시간이 흘러갈수록 집중력을 잃고 서서히 균열이 발생하는 경향이 짙다. 헤르타 수비진의 주축인 데드릭 보야타의 부진이 길어진 영향도 크다. 통계상으로도 38회의 실점 중 총 10회의 실점을 76분부터 90분 사이에 허용했을 정도로 체력적인 결함을 드러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트피스 혹은 얼리 크로스 상황에서 뒷공간을 자주 내주면서 롱볼에 대해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76분 이후 가장 많은 골을 실점한 헤르타 BSC

 


결론

 

헤르타 BSC는 라스 빈트호르스트라는 큰 손을 등에 업고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결과에 눈이 멀어 과정을 생략한 행보를 보여줬다. 분데스리가에서 내로라한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보다는 강등권에 더 가까운 성적을 계속해서 기록하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공수 양면에서 부실한 경기력을 보이며 적극적인 투자에 상응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유럽 대항전 진출, 리그 상위권 도약 등 단기간 내에 빅클럽의 자질을 갖추는 것을 목표를 설정했지만, 거대 자본 투입 이후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절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연 소방수로서 부임한 코르쿠트 감독은 헤르타 BSC를 수렁에서 꺼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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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성윤

I. 지난 칼럼에 이어서

 

지난 글 다시보기: https://futballcreatorunitedblog.tistory.com/80

 

지난 글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비대칭 전술이 수비 붕괴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았다. 비대칭 전술로 역사적 성공을 거둔 두 팀이 수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며, 현재 아틀레티코는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반성해볼 수 있었다. 내가 제시한 3가지 요소를 고려하며 알찬 이적시장을 보낸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이콘인 철옹성같은 수비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을 밝히며 글을 마쳤었다. 이번 글에서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해볼 것이다.

 


II. 비대칭 전술에서의 수비의 3요소에 입각한 현 아틀레티코 수비의 문제 및 해결 방향

 

II-1, 공격과 수비에 모두 기여하는 수비형 윙어, 일명 토르난테

 

현재의 아틀레티코에서는 야닉 카라스코가 좌측면에서 훌륭하게 수비형 윙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드리블과 연계, 전진에 모두 능하며 특히 라리가에서 우승한 20-21 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크랙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화려한 발기술을 장착한 역발 윙어로서 언제든지 중앙으로 파고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고, 이는 기존의 수비형 윙어들과는 다른 특별한 장점이다. 토르난테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과연 카라스코에게 맞는 최적의 옷이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보통 윙어를 플레이 스타일로 구분할 때 클래식 윙과 인버티드 윙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수비적인 윙어들이 클래식 윙에 속하는 반면 카라스코는 인버티드 윙에 가까운 선수다. 현재 카라스코가 뛰는 자리는 아무리 윙이라고는 해도 윙백과 유사한 포지션인데, 높이 전진해서 안으로 파고드는 크랙 유형의 역발 인버티드 윙어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비야레알 전에서의 카라스코의 히트맵, 토르난테의 역할을 부여받았어도 카라스코는 중앙 침투를 더 선호한다. (출처: 마르카)


플레이 스타일만 보자면 카라스코는 원조 토르난테라 불렸던 자이르 다 코스타나 수비형 윙어 박지성보다는 첼시 시절의 에당 아자르나 바이에른 뮌헨의 프랑크 리베리처럼 중앙으로 돌파하는 윙어들에 더 가깝다. 그러나 시메오네가 4-4-2를 고집하던 시절, 카라스코는 측면 미드필더로서 많은 활동량과 수비 가담을 요구받았고 이렇게 쌓은 수비적 역량을 바탕으로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 윙백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현재의 비대칭 전술에서도 수비형 윙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가 카라스코의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자리라기엔 다소 의문이 따른다. 카라스코의 수비적 기용은 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도 아닐뿐더러 팀 수비력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라스코는 공격수로 올리고, 그 자리를 수비에 더 능한 선수로 대체할 수 있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II-2.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철벽 수비수

 

아틀레티코가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둔 20-21 시즌, 스테판 사비치라는 훌륭한 수비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사비치가 그 시절만큼의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선수 영입으로 보강해야 한다. 오른쪽 스토퍼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다. 수비가 뛰어나며, 중앙과 측면을 넓게 막을 수 있는 선수를 찾아 영입해야 한다.

남은 시즌을 버티기 위해 그나마 남아있는 자원 중에서 해결 방법을 고민해본다면 백업으로 브르살리코를 기용할 수 있을 것인데, 어디까지나 뎁스를 늘려보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콘도그비아를 센터백 중앙으로 내려쓰고 히메네스를 우측으로 보내는 것도 좋은 전술적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아 뎁스가 더 얇아진 현재 상황에서 자주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게다가 히메네스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잦은 선수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19-20 시즌부터 현재까지 히메네스의 부상 이력 (출처: Transfermarkt)


결국 잔여 시즌 동안은 그때그때 출전 가능한 자원 중에서 최선의 수를 찾는 식으로 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변수는 현재 영입이 매우 유력한 다니엘 바스다. 미드필더 또는 풀백으로 뛰는 바스를, 오직 트리피어를 대체하는 용도로만 사용할지, 오른쪽 스토퍼 자리에도 기용해보며 전체적인 수비진 뎁스를 늘리는 효과를 노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물론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역시 영입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다.

 

II-3. 위 두 선수를 윙백이 없는 쪽 측면에 배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라인의 구조를 이야기해봐야 한다. 지난 칼럼에도 이야기했지만 수비의 모양은 비대칭일지라도 공수의 균형은 지켜야 한다. 즉, 공격 또는 수비의 무게가 좌우 측면 중 한쪽에 쏠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쪽 측면 수비가 비교적 약하다면 그 뒤를 받치는 중앙 수비가 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넓게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상대의 포화를 버티기 힘들 것이다.

현재 아틀레티코의 상황을 보자. 3명의 센터백 중에서 왼쪽 센터백에는 팀의 빌드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인 에르모소를 세우고 오른쪽에 수비와 커버 능력의 선수를 세우는 방향이 잡혀있다. 이 방향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왼쪽 센터백에서 뛰는 에르모소는 팀 빌드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약한 윙어인 카라스코의 수비 커버라는 또 다른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에르모소는 빌드업에는 능통해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특출난 선수는 아니다. 그렇잖아도 특정 선수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많아지면 해당 선수가 과부하가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팀 밸런스를 해치게 되는데 수비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없는 에르모소는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트리피어가 떠난 오른쪽은 수비는 몰라도 공격 전개 부분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 

 

3.2020-21 바르셀로나전에서의 마리오 에르모소의 오픈 플레이 패스맵 (출처: 트위터 @theonenil)


그렇다면 에르모소가 빌드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오른쪽 수비수의 장점인 수비 커버 능력을 더 돋보이게 하려면 양쪽 측면의 배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왼쪽에 수비형 윙, 오른쪽에 윙백을 배치했는데 이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왼쪽에 윙백, 오른쪽에 수비형 윙어를 배치하는 것이다.

 

상술했듯 왼쪽에 윙백을 배치하고 오른쪽에 토르난테를 배치하면 양쪽 측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했던 카라스코 딜레마 또한 해결할 수 있다. 카라스코보다 수비적인 선수에게 왼쪽 수비를 맡겨서 에르모소가 빌드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오른쪽 수비는 수비형 윙어와 오른쪽 센터백으로 커버함으로써 수비 진형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카라스코는 더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제약을 덜어서 활용해볼 수 있다.

 


III. 해결책

 

3가지 요소 각각에 맞추어 생각해본 해결책들을 정리해보자. 양쪽 측면 수비의 배치를 뒤집어서 왼쪽에 윙백, 오른쪽에 수비형 윙을 배치한다. 왼쪽 윙백 자리에는 임대에서 복귀할 마누 산체스를 기용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여 기용한다. 오른쪽 수비형 윙에는 마르코스 요렌테라는 최적의 선수가 있으므로 그를 기용하면 되고, 만약 겨울 이적시장에 다니엘 바스가 영입된다면 백업 문제도 해결된다. 사실 지금 당장은 바스 영입설이 가장 가능성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팀의 영입설을 둘러보면 재키 첼릭도 적합한 영입이라고 보인다. 전진성이 강한 윙백이므로 수비형 윙으로 배치해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첼시의 아스필리쿠에타를 노리는 대안도 있는데, 아스필리쿠에타는 오히려 우측면을 넓게 커버해야 하는 오른쪽 센터백에 알맞은 영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이가 걸리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수준 높은 선수인만큼 여름에 꼭 영입을 시도해보았으면 좋겠다.

 

아틀레티코의 유스 출신 레프트백 마누 산체스


그리고 왼쪽 측면이 문제가 되는데, 이 자리에 윙백을 세운다면 현재 가용 자원은 헤낭 로지뿐이다. 그러나 로지는 첫 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쓰리백에서는 더욱 부진하는 선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임대에서 복귀할 마누 산체스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높아진다. 그럼 여기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다. 마누 한 명만으로 비대칭 쓰리백 전술을 풀시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윙백을 소화 가능한 선수가 두 명이어야 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로지를 방출하고 윙백을 한 명 더 영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최근 시메오네가 다시 4-4-2 포메이션을 조금씩 가동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해본다면, 로지의 부활이 새로운 영입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로지를 기용한 포백 전술을 비대칭 쓰리백 전술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다면 팀의 전술적 다양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시즌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 전에는, 이번 시즌의 남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전술과 선수 조합을 실험해보며 전술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폼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비진의 보강 방향을 대강 제시했으니, 이제는 이것이 공격과 중원에 미칠 영향도 이야기해야 한다. 카라스코와 요렌테의 역할 변경이 가장 클 것이다. 카라스코의 경우, 과감하게 전방으로 올려서 기용하며 강점을 극대화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요렌테의 경우 현재까지 멀티 플레이어로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사울처럼 지나친 혹사로 인한 기량 하락의 우려가 존재한다. 트리피어가 떠난 지금, 전술 변화를 통해 오른쪽에 수비형 윙어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요렌테에게 확실한 위치를 고정해줄 수 있다. 저돌적이고 수비력도 뛰어난 정발 윙어 요렌테가 토르난테 역할에 더 알맞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아틀레티코에는 2선 자원이 많지만 주로 중앙 또는 좌측면에 편향되어 있고, 그나마 있는 우측 공격 자원인 앙헬 코레아도 측면보다는 최전방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존 비대칭 전술에서는, 수비형 윙이 왼쪽에 배치되고 오른쪽에는 윙백을 배치한 구조 탓에 오른쪽에도 측면 공격수를 배치할 필요가 있었고 코레아가 우측으로 가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측면의 대칭을 뒤집는다면, 오른쪽 수비형 윙 요렌테가 수직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므로 기존의 오른쪽 공격수를 왼쪽으로 옮기면 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왼쪽 위주의 2선 활용에 여유가 생기고 공격 조합의 다양한 선택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우측면이 익숙한 마르코스 요렌테의 히트맵 (출처: totalfootballanalysis)


그러나 다양한 공격 조합 선택지가 꼭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선수의 출전 기회를 줄이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카라스코와 펠릭스의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데, 이 두 선수를 동시에 선발로 기용하는 것은 위치상으로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중 한 선수는 다른 포지션에서도 팀의 핵심 선수 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이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현재 팀 사정상 그 과제는 펠릭스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자신의 재능만 믿으면 안 되고, 팀에 더 중요한 옵션이 되기 위해 지금보다 명확한 위치와 스타일을 잡아야 한다. 즉 팀이 활용하기 쉽게 성장해서  '펠릭스 효과'가 단번에 드러나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6. 더 분발할 필요가 있는 주앙 펠릭스

 


IV. 시각화 및 기대 효과

 

이것을 간단하게 이미지로 시각화해보겠다. 현재 있는 자원들, 그리고 현재 이적설이 있는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짜고, 추가 영입이 필요한 부분은 따로 표시해두었다. 이게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고, 팀이 가진 예산 안에서 얼마든지 더 보강할 수 있다.

Plan A


먼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세 명의 공격수를 두는 방법이다. 중앙에서 그리즈만이 공격을 이끌고 좌측면에서 카라스코가 크랙으로서 상대 수비를 직접 뚫는다. 펠릭스는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으나 각 역할에서 저 두 선수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격의 나머지 한 자리는 코레아와 쿠냐를 기용하여 최전방과 측면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 새 스트라이커를 영입한다면 그를 정통 9번으로 세울 수도 있다.

미드필더의 경우, 코케의 짝으로 르마를 쓰는 것은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므로 지양해야 한다. 데 파울을 쓴다면 밸런스 면에서 조금 나아질 수는 있지만, 여전히 수비적으로 불안하다. 따라서 코케의 짝으로는 활동량이 많고 수비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콘도그비아가 그 해답이 될 수 있고, 그 이상의 기량을 원한다면 영입이 필요할 것이다.

8.Plan B


이번에는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두 명의 공격수를 두는 방법이다. 중원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르마를 기용할 여유가 생겼고, 이 경우 코케에게는 보다 레지스타에 가까운 롤이 주어질 것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데 파울을 쓰면 되고, 수비적으로 나설 경우에는 선택지가 있다. 콘도그비아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고 코케와 르마를 그 앞에 세울 수도 있고, 활동량이 많은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를 새로 영입한다면 그 선수를 코케 앞에 르마와 함께 세울 수 있다.

공격 조합은 투톱 형식이 될 것인데, 최전방 공격수와 처진 공격수 조합으로 구성하여 중원과 공격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만큼 감독의 재량이 중요할 것이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세부 전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상황이 다소 안타깝기에 이렇게 구체적인 플랜까지 제시해보았다.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영입 대상도 있지만, 영입 필요성만 있을 뿐 아직 오리무중인 포지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여 스쿼드를 더욱 보강해야 하며, 전술 또한 내가 바란 그림에 가깝게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구상의 목적은, 단순히 수비의 강화에 그치지 않고 공격까지 활로를 뚫는 것이다. 현재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많이 쌓여있지만 그들을 기용할 위치는 한정된 상황이다. 그들에게 포지션적인 제한을 풀어주어, 유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연계를 극대화하여 상대 수비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도록 해야 한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패스맵이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의 사령관은 그리즈만이다. (출처: atleticomadridanalysis)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아틀레티코에는 공격을 지휘하는 총사령관 그리즈만이 있다.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상대 수비를 자유자재로 공략할 수 있는, 그런 공격진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현재 스쿼드에는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다. 그들을 전술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아틀레티코 역사상 최강의 공격진이었던 『델란테라 데 세다』를 잇는 강력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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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경원

 

I. 배경

 

현재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위상을 만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부임 이후 근 몇 년 동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흥망성쇠는 그의 철학이 확실이 묻어나는 전술과 함께했다. 4-4-2 포메이션과 두줄 수비라는 컬러는 아틀레티코를 2010년대 중반 유럽 축구계의 신흥 강자로 도약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이내 아틀레티코를 옥죄는 틀이 되어 그 이상의 발전을 막았다. 두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아틀레티코는 유럽 대권을 노리는 '컨텐더'의 위치를 굳혀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체'와 '쇠퇴'였다. 리그에서는 준우승과 3위를 오갔고, 챔스에서는 16강 또는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심지어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마저 경험했다. 19-20 시즌 리버풀과의 16강 매치에서는 그야말로 질식수비와 역습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며 이변을 연출했으나 냉정히 말하자면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이 한계였다. 리버풀전 이후, 유럽을 흔들던 아틀레티코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수렁에 빠진 아틀레티코가 20-21 시즌 라리가 순위표 정상으로 치고 올라간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호성적도 놀라웠지만 그 이면의 변화가 진정 놀라웠다. 틀을 부수고 나와 현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전술을 선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0-21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라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비대칭 변형 쓰리백 시스템으로의 변화였다. 비록 후반기에 흐름이 끊기며 처졌지만, 전반기에 쌓아놓은 승점 덕분에 라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2020-21 시즌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처: 유로스포츠)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다르게 말하면 전반기는 매우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후반기에는 다시 '정체'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시즌인 현재는 '쇠퇴'를 겪고 있다. 이는 곧 아틀레티코가 새로운 틀에 갇혔음을 의미하며, 그 틀의 성능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글에서는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틀로 자리 잡은 비대칭 전술이 야기한 문제점, 그중에서도 수비 붕괴에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II. 아틀레티코의 비대칭 전술

 

먼저 20-21 시즌 아틀레티코의 성공을 불러온 주전 라인업을 보겠다. 비대칭 변형 쓰리백이 눈에 띌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비대칭'에 주목을 해야 한다. 왼쪽과 오른쪽이 무엇이 다를까. 좌우 간 비대칭이 야기하는 이점과 문제점은 무엇일까.

 

2020-21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라인업


일반적으로 쓰리백은 3명의 중앙 수비수와 2명의 측면 수비수를 둔다. 그러나 위의 비대칭 포메이션에서는 수비수가 총 4명 (중앙 3명 측면 1명) 뿐이다. 이는 좌측면의 야닉 카라스코를 토르난테, 즉 수비형 윙어로 배치하여, 공격과 수비 모두에 가담하도록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라스코는 일반적인 쓰리백에서의 좌측 윙백보다 더욱 오버래핑을 한다. 반대쪽 윙백인 트리피어도 수비보다는 공격, 활발한 오버래핑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데 카라스코는 이보다 더 올라가서, 공격 시 아예 윙어의 역할을 수행한다.

전술 변화가 20-21 시즌 아틀레티코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준 최고의 수가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야말로 선발 11명의 배치에 구멍이 없었다. 큰 기대를 걸었던 브라질리언 레프트백인 헤낭 로지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시메오네 감독은 과감하게 야닉 카라스코와 마리오 에르모소를 기용했다. 카라스코는 측면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깨부쉈고, 수비 가담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도 중원의 토마 르마, 공격의 주앙 펠릭스와의 삼각 연계는 지공 상황에서도 훌륭한 무기가 되었다.

 

왼쪽에서 볼 진행에 대한 카라스코의 중요성 (출처: totalfootballanalysis.com)


에르모소는 레프트백을 소화할 수 있지만 본 포지션은 센터백이었고, 왼발을 이용한 빌드업이 장점인 선수였다. 포백에서 센터백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수비에 다소 불안함이 있었고, 레프트백으로 쓰기에는 기동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계륵과 같은 존재였는데, 아틀레티코는 쓰리백으로 그것을 해결했다.

쓰리백에서 양쪽 센터백을 흔히 '스토퍼'라고 표현하는데, 스토퍼 중 한 명을 빌드업에 특화시키고 나머지 두 명의 중앙 수비수들에게 수비 부담을 더 주는 활용법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에르모소도 마찬가지로 왼발 빌드업에 특화된 옵션으로 기용되었다.

 

에르모소가 공격진에게 보내는 롱 패스 (출처: intothecalderon.com)


이렇게 팀의 구멍이 메워지고 상당한 이점만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기 마련이고 아틀레티코의 변형 쓰리백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약점이 가려졌다가 뒤늦게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당장 위의 문단들만 읽어보아도 문제점 하나가 보인다. 빌드업의 시발점인 에르모소, 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카라스코-르마-펠릭스의 삼각편대. 모두 좌측에 편향되어있지 않은가? 공격이 단조로워지지 않겠는가?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는 불안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 문제점은 매우 훌륭하게 가려졌다. 우측면의 트리피어-요렌테 콤비가 좌측면 삼각편대 못지않은 파괴력을 보여주어 공격 루트의 단순화를 막았다. 트리피어의 강력한 크로스, 요렌테의 침투와 슈팅은 순간적으로 헐거워진 상대의 페널티 박스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 수 있었다. 이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성공적으로 보완한 좋은 예시이다. 우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 지원으로 공격 전개시 단조로움을 막아줄 수 있는 트리피어는 21-22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났다.

 

트리피어의 히트맵 (출처: shieldsgazette)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 수비의 구멍이다. 카라스코가 아무리 열심히 뛰며 수비에 가담한다 하여도, 결국 그의 본 역할은 공격수다. 아무리 빨리 수비하러 뛰어 내려와도 뒤에 빈 공간이 크게 발생한다. 또한 개인의 수비 능력도 전문 측면 수비수에 비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카라스코를 윙백으로 기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수비에 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완했나? 그리고 지금은 왜 보완에 실패했나?

비대칭 전술을 사용한 첫 시즌, 이러한 구조적인 수비 불안이 있었지만 히메네스와 사비치의 철벽같은 수비력이 수비의 붕괴를 막아줬다. 특히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사비치가 버텨주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 사비치마저 기량 저하가 눈에 띄기 시작했고 히메네스는 결장이 더욱 잦아졌고, 펠리페의 경기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섯 명의 수비 요원을 선발로 써야 하는데, 팀 내 수비수 중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히메네스 단 한 명뿐인데 그마저도 부상과 징계로 인한 결장이 많다. 당연히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선수들의 배치, 구조를 짠다는 것은 전술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일 것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틀을 찾고 그 틀을 바탕으로 여러 플랜을 짜면서 선발 명단 열 한명이 이루는 진형을 완벽하게 다듬어가는 것이다. 약점을 최대한 가리고, 강점을 최대한 뽐내야 한다. 한정된 선수단으로 극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이 전술의 존재 의의, 감독의 임무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아틀레티코의 수비 붕괴는 단순히 선수들 폼의 문제가 아니다. 전술적,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수비 진형부터 불완전한데, 이를 보완하기는커녕 오히려 같은 형태만을 고집하며 점점 파훼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수비 진형에는 대체 어떤 문제가 남아있는 걸까.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 걸까.

사실 비대칭 변형 쓰리백을 사용했던 이전의 강팀들은 수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잠재적인 위기를 성공적으로 예방했다. 어떻게 해냈을까? 의외로 단순하다. 그저 양쪽 사이드의 균형을 맞췄을 뿐이다. 이것은 단순한 선례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법칙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교과서적인 방법이다. 어떻게 양쪽의 균형을 맞추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III.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둔 역사적 강팀들

 

III-I. 엘레니오 에레라의 카테나치오

 

현대적인 변형 쓰리백의 원조 중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카테나치오다. 원래 카테나치오는 중앙 수비수들 뒤에 리베로를 두어 수비 숫자를 늘린 이탈리아식 수비 축구를 아우르는 용어지만, 명장 엘레니오 에레라가 유럽을 제패했던 인테르 감독 시절 사용했던 그만의 독특한 전술을 지칭하기도 한다.

 

카테나치오로 유럽을 제패한 인터 밀란의 라인업


과르네리와 부르니치 뒤에 아르만도 피키를 리베로로 배치하여 수비를 강화했는데, 흥미롭게 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양쪽 측면이다. 좌측면의 지아친토 파케티는 유럽 축구사에서 처음으로 오버래핑을 구사한 측면 수비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측면 수비수에게 공격 임무까지 부여한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우측면에는 수비수가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의 윙어 자이르가 수비에 많이 가담했지만 어디까지나 수비형 윙으로서의 수비 가담이었다.

아니, 수비 축구에 한쪽 수비수가 없다고? 선뜻 보면 이런 착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중앙 수비의 오른편에 위치한 타르치시오 부르니치를 주목해야 한다. 센터백처럼 보이지만 사실 라이트백에 가까운 포지션이다. 부르니치는 뛰어난 피지컬을 기반으로 수비 시 중앙과 측면을 넓게 커버할 수 있었다. 반대편 수비수인 파케티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적 개념으로 보자면, 수비형 풀백과 스토퍼를 혼합한 듯한 특이한 롤일 것이다. 이 덕분에 우측면에 현대적인 측면 수비수가 존재하지 않아도 자이르와 부르니치로 커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테르는 수비에 많은 인원을 몰아넣지 않아도 중앙과 측면을 모두 강하게 틀어막을 수 있었고, 수적 우위가 중시되는 축구사의 흐름으로 볼 때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III-II. 지오반니 트라파토니의 조나 미스타

 

1980년대 이탈리아를 지배한 유벤투스에게는 지오반니 트라파토니라는 명장이 있었다. 트라파토니는 쓰리백과 포백을 혼합한 『조나 미스타』라는 비대칭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 전술은 각 포지션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비대칭 전술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벤투스를 이탈리아 최강자로 만든 조나 미스타


당대 이탈리아 최고의 리베로였던 가에타노 시레아가 최후방을 책임졌고 브리오와 젠틸레가 그 앞을 지켰다. 안토니오 카브리니는 공수 모두에 능했던 현대적인 완성형 윙백이었다. 이 수비라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누가 뭐라 해도 우측면의 클라우디오 젠틸레다. 거칠고 숨 막히는 수비를 자랑하는 당대 최고의 도살자 중 한 명이었던 젠틸레는 과거 인터 밀란의 부르니치와 유사하게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수비수였으며, 더 나아가 공격 시 앞쪽의 빈 공간으로 전진하는 활동량까지 보여주었다.

젠틸레의 수비력과 활동량은 빈 공간을 채우며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팀 전술과 매우 찰떡이었다. 그래서 왼쪽의 카브리니와 같은 선수가 오른쪽에 없어도 팀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속적인 포지션 이동이 중요했던 조나 미스타 전술에서 젠틸레의 존재는 필수나 다름없었다.

 


IV. 역사에서 배울 교훈

 

20세기를 대표하는 비대칭 전술, 카테나치오와 조나 미스타에서 약점을 보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았다. 이를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이다. 

1. 공격과 수비에 모두 기여하는 수비형 윙어, 일명 토르난테의 존재

2.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우수한 수비력을 가진 수비수

3. 위 두 선수를 윙백이 없는 쪽 측면에 배치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이 포인트들을 적용해보자.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두었던 지난 시즌, 1번과 2번은 갖추었지만 3번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후반기부터 경기력 저하가 시작되었고, 이번 시즌에는 2번마저 상실하며 수비에 큰 붕괴가 일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 위의 1, 2, 3 요소를 모두 갖추면 적어도 구조적인 수비 구멍은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선수 영입으로 1, 2 요소를 손에 넣고, 전술적인 변화로 3번 요소를 보완해야 한다. 현재 수비형 윙인 카라스코의 뒤를 커버하는 건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수비수가 아닌,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에르모소이다. 이 부분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같이 쓰기에는 수비적인 부담이 큰 카라스코와 에르모소 (출처: AS)


물론 구조에 조금의 변화를 준다고 해서 당장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저하와 부상은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영입을 할 때, 이 삼박자에 초점을 맞추어 선수를 데려온다면 아틀레티코의 철벽 수비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가 저 세 가지 요소에 어떻게 어긋나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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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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