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과학자(the soccer scientist)”.

 

이 칭호는 UEFA가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지대했던 명감독 중 한 명으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Valery Lobanovskyi)를 뽑으면서 남긴 평가다. 물론 로바노브스키가 수학적, 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축구 철학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축구를 보고 있는 우리는 현재 전혀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체험하고 있다.

 

로바노프스키와 그 휘하의 과학자 참모진들


태초에 야망과, 경쟁심, 드라마틱함, 재능의 충돌 등을 바탕으로 한 낭만주의에서 시작하여, 스포츠는 그토록 융합될 것 같지 않던 과학, 수학과의 융합을 이제는 부정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과학적 기술은 발전하는 축구 장비와 의료 기술, 체계적인 선수 관리법 등을 기점으로 효과를 증명하더니, 21세기 모바일 혁명 이후로는 경기력 평가의 시각화, 스탯과 기록 정리, 훈련 시스템 정립, 유소년 육성 시스템 정립 등에서도 엄청난 가속도를 내며 전진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경기력이나 팀의 상태를 나타낼 때 자주 쓰이는 스탯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보완되고 있다. 예를 들어 xG(기대 득점 수치) 값이 혁신적이었다 할 지라도, 골키퍼의 기량 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점이 제기되는 등, xG값을 보완하기 위한 xGOT(유효슈팅 한정 기대 득점 수치) 값이 등장한다던가, xG90(90분당 기대 득점 수치)나 NPxG(페널티 킥 제외 기대 득점 수치)가 등장한다던가 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계 도중에도 이러한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상황까지 선보여지고 있다.

 

기대 득점 계산법 중 하나


하지만 당연하게도 과학적, 수학적 보완점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점이 많은 팀은 경기력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팀 스타일상 뒷공간을 상대 공격수에게 내주는 리스크를 지면서도 수비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거세게 하는 공격적인 전술 때문이라고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으며, 실점 상황 등에서는 갑자기 관중석에서 무언가 날아와 골키퍼가 한눈이 팔리는 등의 인간적인 변수가 생기는 것, 혹은 슈팅의 난이도 등이 골키퍼가 처한 상황. 즉 골키퍼의 시야 상태나 박스 안 인원수 같은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 등이 있다.

물론 아직 21세기의 반의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 정확히 말해서 모바일 혁명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축구를 포함한 여러 스포츠 종목들은 과학과 수학을 이용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고, 스포츠를 과학과 수학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기류가 늘어나고 있으나 역시 아직은 완벽하지는 않다. 아니 어쩌면 완벽함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완벽에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고 이는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욕망의 결괏값이 지금의 축구 시장은 과학과 수학적 이론 흡수 등의 상황을 통해 다양한 방법과 응용법으로 진취적인 상황과 변혁을 겪고 있는 것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다. 즉 현재는 축구 과학 혁명의 시대, 우리는 그러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학 축구의 시조 로바노프스키의 동상


네이버 블로그 나의 축구와 철학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프리미어리그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정 세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