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012-2013 시즌, 한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인 카스티야의 수비수 한 명이 1군 라리가 무대에 발을 내딛는다. 축구팬들은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이도 스쳐 지나갔던 레알 마드리드라는 명문의 어린선수 중 한 명에 불과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 이 어린 선수는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프랑스의 강호 PSG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한다. 

오직 레알 마드리드 한 클럽을 위해 한 몸을 불사지르며 2015-16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레알에게는 이젠 없으면 안 될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탈바꿈한 '원클럽맨 멀티 플레이어' 나초 페르난데스다. 


2. 프로필

 

출처: 법정스님의 소유

 

이름: 호세 이그나시오 나초 페르난데스 이글레시아스

출생년도: 1990년 1월 18일

국적: 스페인

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포지션: 센터백, 레프트 백, 라이트 백

시장가치: 1000만 유로

신체조건: 키 180cm / 몸무게 76kg


3. 커리어

 

3-1. 성골 유스, 그 자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나초는 아버지와 함께 축구뿐만이 아니라 공을 활용한 스포츠 활동들을 언제나 즐겨했었다. 공을 능숙하게 잘 다루는 나초를 보고 아버지는 정식적으로 레알 마드리드 유스에 지원했고, 테스트 통과는 당연한 결과였다.

엄청난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나초보다 1~2년 일찍 유스팀 A, B, C를 거쳐 나갔던 애들과는 달리 나초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고 쉴 새 없이 훈련하고 노력했던 흔히들 말하는 노력파 그 자체였다.

후베닐에 올라가면서 어렸을 때 이름을 날렸던 동료들은 실력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한 두 명씩 팀을 떠나갔고, 그중 나초의 동생이었던 현 카디스 소속인 알렉스 페르난데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초는 재능에 비해 기복이 심했던 타 유망주들과 달리, 어렸을 때부터 팀 사기를 올리는 역할과 차분함, 후방 조율 능력 모두 1군 선수 못지않다는 좋은 평가를 코치진들에게 많이 받았다. 이 덕분에 12-13 시즌 무리뉴 감독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어 코파 델 레이나 약팀진 상대로 잠깐씩 나와 모습을 보이곤 했다.

 

2012년의 나초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3-2. 이만한 백업 수비수가?

 

이후 2013-14 시즌, 2014-15 시즌 대부분을 카스티야에서 보내곤 했지만 드디어 나초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2015-16 시즌 PSG와의 경기에서 출전하여 득점포를 가동하는 쾌거를 기록했으며, 이 경기로 나초의 인생은 뒤바뀌게 된다.

시즌 10경기를 채 출전하지 못했던 나초였지만 이 경기에서 득점뿐만 아니라 후방 조율, 측면 공간 커버, 전진 패싱 어느 부분 하나 빠짐없이 완벽했으며 각종 언론사에서 매긴 평점에서 팀 내 최다 평점을 받곤 했다.

2015-16 시즌 기어코 UCL 우승을 토해낸 나초의 기세는 미친 듯이 올라갔다. 2016-17 시즌 팀 내 주전으로 뛰던 라파엘 바란의 부상이 잦았고, 장기 부상들도 시즌 내 많이 있었다. 페페라는 베테랑 센터백도 있었지만, 곧 팀을 떠날 선수로도 지목되었고 기동력 또한 상당히 저하되었던 페페이기에 지단 감독은 나초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바란의 부상뿐만 아니라 카르바할의 부상 때도 라이트 백 자리를 유스진 시절부터 인정받던 멀티력과 축구 지능으로 잘 메꿨고, 시즌 2301분을 소화해 엄청난 대 활약을 보이며 팀은 UCL 2연패를 기록한다. 

2017-18 시즌 역시 지단 감독 아래 최고의 활약을 펼쳤었고, 바란 복귀 이후 UCL 출전수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리가에서 모습을 더 많이 드러내어 전 시즌인 2016-17 시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이 3연패 시절을 통해 수많은 마드리디스타에게 없어선 안 될 선수로 각인되었다.

 

그리고 2020-21 시즌 현재는 에이스 세르히오 라모스가 잦은 부상으로 이탈했으며 그때마다 그의 빈자리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다재다능과 성실함의 융합체'

 

나초의 플레이 스타일은 UCL 3연패 시절과 달리 바뀐 롤이 있는데, 이는 라모스의 부상으로 많이 출장 중인 이번 시즌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존 나초는 온전히 전방에서 조율을 담당하는 크로스의 빈 공간을 전개 시 카세미루와 함께 볼란테 역할을 수행하며 모드리치-크로스를 이은 마지막 수비 박스를 형성한다.

이 위치에서 빠른 발과 수준급 스프린트, 그리고 태클 능력을 많이 선보인다. 좌 우 가리지 않고 수비 박스를 이룬 카세미루와 커뮤니케이션 후 곧바로 커버에 들어가며, 2016-17 시즌 경기당 평균 좌우 측면 도합 4회의 리커버리 성공이라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20-21 시즌부터는 라모스의 빈 공간을 메꾸기 위해 공격력도 강화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기존 나초는 후방에서 수비 박스 형성 후 커버하는 역할로만 쓰였지만, 이번 시즌은 좌측면에서 멘디와 함께 공격적인 면에서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나초의 히트맵

 

위 히트맵에서 나왔다시피 좌측면을 돌파해 마르셀루처럼 측면 메이킹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양발을 활용한 질 높은 크로스도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나초가 좌측면을 맡게 되면서 멘디의 수비 부담이 굉장히 줄어들고 시너지 효과로 인해 지단 감독은 멘디에게 프리롤을 줄 수 있다.

나초가 좌측면 메이킹과 수비 커버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멘디는 이스코처럼 프리롤로 뛰고 있다. 나초와 멘디 두 선수 모두 발이 빨라 좌측 하프 스페이스에 이어 최전방에서의 쇄도, 세컨볼 싸움, 2선에서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쉬워졌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범위를 혼자 커버하면서 카드가 굉장히 누적되고 있다. 물론 누적으로 인해 징계로 못 나온 경기나 레드카드는 아직 까진 없다만 무리한 커버 범위로 인해 UCL 토너먼트나 빅매치에서 변수가 생길 확률이 확실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시즌이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역시나 전문 포워드는 아니기에 전방에서의 영향력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다.


5. 결론

 

레알 마드리드의 UCL 3연패의 숨은 공신, 서브진으로서의 실력은 좋았으나 주전 멤버로서의 따라다니던 물음표를 이번 시즌 많은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확실하게 지워냈다.

다만, 라파엘 바란, 페페, 세르히오 라모스, 다니 카르바할, 마르셀로 비에이라 등등의 동시대 강력한 수비진 덕분에 아무리 지워도 공헌에 비해 이미지나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과 18년도 월드컵 출전 이후 A매치 소집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나이 31세의  나초가 과연 첸도 이후 원클럽맨 타이틀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도 마드리디스타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팬에게 관심사이며, 30줄임에도 기동력이 녹슬지 않았기에 얼마나 더 큰 공헌을 해낼지 언제나 기대되는 선수다.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Sofascore

6-3. Totalfootballanalysis

6-4. La Li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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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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