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현대축구에서 양질의 볼란테 자원을 보유하는 것은 강팀으로 거듭나는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빅클럽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은 흔치 않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과 더불어 이적시장 품귀현상이 가장 심한 자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웨스트햄의 데클란 라이스는 레알 마드리드와 많은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이번 스카우팅 리포트의 주인공인 AS모나코의 오렐리앵 추아메니 또한 데클란 라이스와 더불어 빅클럽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 중 하나이다.

 


2. 프로필

 

출처:법정스님의 소유

 

이름: 오렐리앵 추아메니

출생년도: 2000년 1월 27일

국적: 프랑스

현 소속팀: AS모나코

포지션: 수비형 미드필더

시장가치: 4000만 유로

신체조건: 키 187cm /몸무게 81kg

 


3. 커리어

 

3-1. 보르도에서 데뷔해 리그앙을 날아다니다.

 

2011년 보르도에 입단한 그는 2018년 1군에 콜업 되는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후 2020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원 보강에 갈증을 느끼던 모나코가 그를 영입하게 되었다.

 

3-2. 모나코에서 명성을 떨치다.

 

모나코로 이적한 추아메니는 처음으로 풀 시즌을 보내게 된 20-21 시즌 동안 리그 앙에서 36경기를 성공적으로 소화해내면서 많은 빅클럽들의 이목을 끌었다. 추아메니의 상승세는 계속되며 이번 시즌 또한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같은 빅클럽들이 그를 원하고 있다.

 

리그앙 최고의 미드필더 베라티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추아메니

 


4. 플레이 스타일

 

'견고한 수비력과 유려한 패싱력을 겸비한 완벽한 수비형 미드필더'

 

추아메니는 기본적으로 187cm에 81kg이라는 우월한 피지컬을 이용한 플레이에 능하다. 특히 공중볼 경합에서 이 장점이 부각되는데, 공중볼 경합에서의 승리는 동료나 자신이 볼을 소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후스코어드 기준 20-21 시즌과 이번 시즌 추아메니의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AerialsWon)는 2.4로, 비슷하게 공중볼에 강점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인 윌프레드 은디디의 해당 시즌 기록이 각각 2.1, 2.2인 것에 비해 추아메니가 근소 우위를 가질 정도로 좋은 공중볼 경합 능력을 갖췄다.

 

추아메니의 공중볼 경합



공중볼 경합뿐만 아니라 좋은 태클 기술도 갖췄는데, 경기를 읽는 능력 또한 뛰어나 적재적소에서 태클 능력을 활용하여 슈팅을 차단하고 공을 끊어낸다. 게다가 추아메니의 태클은 노련하고 기술적이기에 태클을 시도하고 카드를 수집하는 장면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비적이기만 한 선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추아메니는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압박이 경기 내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현대축구에서 추아메니처럼 좋은 탈압박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는 각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라인을 부수는 양질의 롱패스에도 능하여 레지스타 역할 또한 수행할 수 있다.

 

추아메니의 히트맵, 중원에 영향력을 가진다.

 


5. 결론

 

현재 유럽 축구에서는 고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유형을 가진 선수들의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타난 혜성 같은 자원이기에 많은 클럽이 팀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 그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3선의 이름값에 비해 밸런스가 다소 좋지 않은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그와 같은 유형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과연 추아메니는 어느 클럽에서 활약하며 커리어와 명성을 쌓을까?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에서 장 티가나나 디디에 데샹, 그리고 비에이라나 마켈렐레, 그리고 은골로 캉테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황금 미드필더진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Wikipedia 영문

 

6-3. Whoscored

 

6-4. one-versus-one com

 

6.5 sofa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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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홍주

1. 서론

 

20-21 시즌 라리가 우승을 거머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1-22 시즌 전망은 밝았다. 핵심 선수들을 지켰고, 로드리고 데 파울과 마테우스 쿠냐와 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잘 영입해오며 스쿼드를 더욱 강화했다.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는 비록 2년 전 팀을 배신하였지만 실력과 클래스만큼은 확실한 앙투안 그리즈만을 팀에 복귀시키는 놀라운 행보를 보여줬다. 이렇게 거창한 이적시장 속에서 한 젊은 선수가 임대를 떠났다.

 

그러나 겨울 이적시장이 가까이 다가온 지금,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그 선수를 간절히 찾고 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마누 산체스"이다.

 


2. 프로필

 

출처: 플레이어스 유저 J.HAZARD

 

선수이름: 마누 산체스

출생년도: 2000.08.24. 

국적: 스페인 

현 소속팀: CA 오사수나 (원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지션: 레프트백 

신체조건: 키 179cm / 몸무게 70kg 

시장가치: 800만 유로

 


3. 커리어

 

3-1. 데뷔는 했지만 험난한 입지 선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마누 산체스는 출신지에서 멀리 떨어진 카탈루냐 지방의 UE 코르넬라 유스 팀에서 축구를 시작했으나 2014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스로 이적했다. (UE 코르넬라는 훗날 2021년 코파 델 레이에서 아틀레티코를 꺾는 이변을 보여줬다)

순조롭게 성장한 마누 산체스는 2019년 3월 30일 살라망카 CF를 상대로 B팀 데뷔 경기를 치른다. 이후에 얻게 될 그의 실력과 위치를 생각해볼 때 상당히 늦은 나이에 성인 데뷔를 했다.


그러나 그 뒤로 2군에서 계속 출장하며 신뢰를 쌓은 그는 그해 12월 14일에 1군으로 콜업되어 라리가에 데뷔한다. 선수 본인이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지만, 레프트백 뎁스가 매우 얇았던 팀 사정이 그의 데뷔를 더욱 앞당겼다고 볼 수 있다. 브라질 출신 신성 헤낭 로지가 팀 내 유일한 전문 레프트백이었기 때문에 또 다른 유망주를 콜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데뷔 이후로도 간간히 교체 또는 선발로 출전하며 아틀레티코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의외로 그의 기대치는 생각보단 높지는 않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신인으로서의 임팩트는 그보다 어린 나이에 데뷔골까지 기록한 보르하 가르세스나 세르히오 카메요에게 밀리고, 같은 포지션에는 필리페 루이스의 후계자로 불리던 헤낭 로지가 주전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클럽 레코드를 갈아치우며 데려온 골든 보이 주앙 펠릭스가 기대를 쓸어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마누에게는 레프트백 백업 유망주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3-2. 오사수나 임대는 신의 한 수가 될수도?

 

그렇지만 20-21 시즌이 시작되고, 점점 마누를 팀 내 옵션으로 고려하는 진지한 기대가 커져갔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례적으로 전술 변화를 감행하며 비대칭 변형 쓰리백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야닉 카라스코가 윙백에 유사하게 기용되었고 헤낭 로지의 입지가 약화됐다. 브라질리언 풀백답게 오버래핑에 강점을 보였기 때문에 쓰리백의 윙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던 로지가 윙백에서 매우 부진하면서, 마누에게는 장기적으로 경쟁해볼 수 있는 틈새가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2021년 마누 산체스는 출전 경험을 쌓기 위해 오사수나로 임대를 떠난다. 오사수나에서는 주로 쓰리백의 레프트 윙백으로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처음에는 20-21 시즌 후반기 반년 임대였지만, 이때의 경기력이 괜찮아서 21-22 시즌도 재임대를 떠나 오사수나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단숨에 아틀레티코의 차기 주전 레프트백으로 떠올랐다. 글 작성 시각 기준으로 21-22 시즌 라리가 16경기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오사수나로 임대를 떠난 마누 산체스


21-22 시즌이 절반 정도 지난 현재, 마누를 향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한때 레프트백의 희망이었던 로지는 지난시즌 보다도 더욱 폼이 저하되어 첫 시즌의 기량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팀은 수비 붕괴를 맛보며 부진에 빠짐으로써 시메오네의 전술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의심에 직면한 상황인데, 임대를 떠난 마누가 왼쪽 수비수 구멍을 메울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측면 공략의 대가'

 

기본적으로 풀백에게 요구하는 능력을 고루 준수하게 갖춘 완성형 스타일이다. 왼발을 잘 쓰는 정발 사이드백으로 오버래핑에 능하며 특히 정교하게 올리는 크로스의 질이 좋다. 이는 동포지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로지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로지는 크로스가 약점인데, 마누는 크로스가 강점이다. 로지는 아틀레티코에서 최고의 폼을 보여줄 때도 크로스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드리블이나 동료 공격수와의 연계로 측면을 공략하는 것은 로지가 더 뛰어나지만, 이는 마누가 성장하며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로 마누가 경험을 쌓으며 잘 성장한다면 공격적인 면에서 로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비적으로는 특출 나게 뛰어난 부분은 없으나 본인 포지션에서 1인분은 기여해줄 수 있는 안정감은 갖춰져 있다.. 공격에 무게를 둔 나머지 수비로 복귀하지 않거나 일대 일 상황에서 구멍이 되어버리는, 수비에 하자가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 이러한 기본적인 안정감 덕분에 충분히 신뢰와 기회를 받으며 기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또한 자기 포지션과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서 나이에 비해 성숙한 플레이를 종종 보여주며, 포백에서의 풀백과 쓰리백에서의 윙백을 모두 잘 소화해내는 걸 보면 축구 지능 자체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마누가 공격과 수비, 더 나아가서 현대 축구의 측면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을 골고루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아직은 작은 육각형이지만 큰 육각형을 꿈꿀 수 있다.

 

마누의 약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피지컬일 것이다. 라틴계통 유망주들에게 피지컬이란 대체로 1군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하나의 관문이다. 마누도 예외는 아니다. 긍정적인 것은 마누가 179cm 70kg으로 생각보다 큰 신체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누의 데뷔골 장면을 보면 헤더 컨택이 의외로 좋다. 그렇기 때문에 피지컬을 적절하게 키울 수 있다면 공중볼 처리와 세트피스 공격 가담도 훌륭하게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피지컬이 갖춰지면 자연스레 몸싸움도 강해지게 된다. 피지컬이 마누의 약점을 해결할 이정표다.

 

현재 스포츠 업계의 흐름에 맞추어, 플레이 스타일과 세부적인 능력을 통계적으로 접근하여 관찰해보기로 했다. 주로 측면 수비수의 공격 생산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을 깊게 분석해보았다. 선수 개인의 스탯만 따로 놓고 보면 그 수치를 해석하기 어려우니, 마누의 이번 시즌 스탯을 로지의 19-20 시즌 (아틀레티코에서의 첫 시즌) 스탯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해보았다. 스탯 출처는 풋볼 레퍼런스이다..

 

 

먼저 기본 스탯이다. 시즌 전반기를 소화한 현재 마누의 출전 시간(Min)은 대략 풀시즌 로지의 절반 정도 되는데, 득점(Gls)과 도움(Ast)은 정확히 같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기대 득점(xG), 기대 도움(xA)은 로지가 앞서있다. 공격에 가담하여 찬스를 만드는 능력에서 로지가 앞서있지만, 마누 역시 그리 뒤떨어지지 않는 결과를 생산했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 공격포인트는 마누가 오히려 더 잘 기록하고 있는 페이스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패스 스탯이다. 직관적으로 90분 당 스탯을 보겠다. 패스 시도(Att)와 성공(Cmp), 성공률(Cmp%)은 거의 비슷하다. 패스 거리(TotDist)는 로지가 더 높지만, 전진 패스 거리(PrgDist)는 마누가 큰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패스 거리로 나누어서 보면 짧은 패스와 중간 패스는 비슷하고 긴 패스에서 시도와 성공, 성공률 모두 로지가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마누는 중간 거리의 패스 성공률에서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슈팅으로 이어진 패스(KP)에서는 마누가 로지에게 밀리지만, 파이널 써드 진입 패스(1/3)와 페널티 에어리어 진입 패스(PPA), 전진 패스(Prog)에서는 마누가 큰 차이로 앞선다.

 

 

 

다음은 패스 유형이다. 이번에도 90분 당 스탯을 보겠다. 주목할 점은 마누가 상대 압박 속에서 시도한 패스(Press)가 많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단순히 숫자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저 스탯의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인데, 무슨 말이냐면 스탯이 높다는 것을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치 분석이 다룰 범위 밖이라는 소리다) 넘어가도록 하겠다.

 

땅볼 패스(Ground)와 낮게 뜬 패스(Low)는 마누가 근소하게 앞서고 높게 뜬 패스(High)와 크로스(Crs)에서는 로지가 크게 앞선다. 로지는 롱패스나 크로스 시도가 많다는 건데, 직접 경기를 보았다면 알겠지만 로지는 긴 패스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 즉 로지는 잘하지 못하는 크로스로 아쉽게 찬스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실제로 로지의 플레이를 봐도 그런 경우가 자주 있었고, 첫 시즌이 아닌 그 이후 시즌들에서는 이런 아쉬운 점이 더욱 뼈아프게 드러났다. 반면 마누는? 분명 긴 패스 시도 자체는 적다. 그러나 앞서 본 전진 패스나 공격 지역으로 진입시킨 패스들의 수치를 본다면, 그러한 패스들을 성공시키는 효율이 좋다는 것을 캐치해낼 수 있다. 또한 직접 경기를 봐도 크로스의 질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면에서 마누에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누는 킥의 퀄리티가 있는 선수다.

 

 

 

다음은 골과 슈팅 창조 스탯이다. 마누의 놀라움은 여기서 더 드러나는데, 90분 당 슛 창출 움직임(SCA) 90분 당 골 창출 움직임(GCA)에서 모두 19-20 시즌의 로지를 압도한다. 특히 피파울로 만들어낸 슛 찬스(Fld)가 높다.

 

 

 

마지막으로 볼 점유 관련 스탯들을 보겠다. 확실히 상대적 강팀과 약팀의 차이, 윙백과 풀백의 차이가 단번에 보인다. 볼 터치 관련 수치(Touches)는 모두 로지가 앞서고, 드리블 관련 수치(Dribbles)는 마누가 앞선다. 아무래도 비교적 강팀에서 뛴 로지가 볼을 점유할 기회가 더 많았을 거고, 윙백에서 많이 출장한 마누가 상대 수비를 드리블로 제칠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종합하자면, 마누는 공격 생산 능력이 나이에 비해 뛰어나다. 로지의 아틀레티코 첫 시즌과 비교해봐도 스타일의 차이가 드러날 뿐이지 전체적인 우열을 쉽게 가려낼 수는 없는 정도다. 로지는 동료와의 연계로 측면을 공략해나가는 쪽에 강했지만 영양가 없는 크로스를 다소 남발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마누는 개인 돌파로 측면을 공략해가면서 뛰어난 퀄리티의 킥을 종종 보여주는 유형이다. 스타일에서 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종합적인 오버래핑 능력에서 마누는 로지의 첫 시즌과 비교하기 충분하다. 라리가 무대에서 1군 주전으로 뛸 만한 수준에 벌써 도달했고, 동시에 로지는 하향세를 타고 있어서 측면 수비 보강이 절실한 현재 아틀레티코 상황을 보면 임대에서 돌아왔을 때 충분히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현재 유럽 리그에서 아주 수준 높은 공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레프트백들과는 비교가 불가하다. 앞으로 계속 성장하면서 그들의 수준과 거리를 좁혀나가기를 바란다.

 

5. 결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스의 보석 중 현재 가장 빛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재능이다. 공수 밸런스가 좋으며 특히 공격 생산 능력 지표에서는 헤낭 로지의 첫 시즌에 못지않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일부 수치에서는 앞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불안에 빠진 아틀레티코가 이러한 마누의 기량과 포텐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유스에서 키워낸 레프트백이라는 희소성까지 겸비했다.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헤낭 로지가 아닌, 나날이 성장 중인 마누 산체스가 진짜 필리페 루이스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라.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https://www.transfermarkt.com/manu-sanchez/profil/spieler/618809)

 

6-2.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anu_Sánchez_(footballer,_born_2000))

 

6-3. Marca (https://www.marca.com/en/football/spanish-football/2020/06/21/5eefc380268e3e434b8b45d0.html)

 

6-4. fbref (https://fbref.com/en/players/ffacd3d5/Manuel-Sanch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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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경원

서론

 

‘아홉 개의 목숨을 가진 사업가’, 라스 빈트호르스트를 아는가? 바로 통일 독일에 혜성처럼 등장한 ‘독일의 빌 게이츠’에서 수차례의 파산을 경험한 ‘사기꾼’으로 전락한, 그러나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막대한 자본을 쌓아 올린 독일의 한 사업가이다. 현재는 스포츠 분야의 장래성을 알아보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국내 유명 스포츠 구단에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 빈트호르스트의 영향권에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대표하는 클럽인 헤르타 BSC 또한 속해있다. 그가 보유할 수 있는 헤르타의 최대 지분인 49.9%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독일의 명사업가 라스 빈트호르스트


헤르타 BSC의 대주주로 자리잡은 빈트호르스트는 구단 운영비로 한화 약 5000억의 거금을 투입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고, 이는 기존의 ‘전형적인 중위권 구단’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한 구단의 비전과 맞아떨어졌다. 이처럼 빈트호르스트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헤르타 BSC는 2019/20 시즌 겨울 이적시장 ‘해당 시즌 겨울 이적시장 전 세계 최고 이적료 지출’ 및 ‘분데스리가 역대 겨울 최고 이적료 지출’라는 기록을 쓰며 분데스리가 및 유럽 축구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에도 헤르타 BSC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도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등 유구한 역사와 재정적 안정을 이룬 클럽을 만들겠다는 도약 프로젝트, 일명 ‘빅 시티 클럽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발한 이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헤르타 BSC는 결과에 지나치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여러 빅클럽들이 성공을 위해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다져놓은 탄탄한 초석을 외면한 채 그들이 완성시킨 지붕만을 바라본 것이다. 그 결과 헤르타 BSC는 리그 상위권에 준하는 스쿼드를 구축했음에도 두 시즌 연속 강등권에서 허우적댔다. 결과론에 매몰된 광폭 투자가 도약이 아닌 퇴보를 불러온 것이다.

헤르타 BSC는 거대 자본 투입 이후 계속된 악순환을 타개하기 위해 감독 교체 카드를 수차례 꺼내들었지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었다. 헤르타 BSC는 현재 타이푼 코르쿠트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그의 휘하에서 총 5경기를 치르면서 2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감독 교체 효과로 승리에 대한 당장의 갈증은 해소됐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전임 감독 팔 다르다이 시절과 다를 바 없기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후반기를 잘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코르쿠트 감독은 남은 후반기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까?

 


하나. 헤르타 소속 선수의 색이 아닌 헤르타 자체의 색이 필요하다.

 

헤르타 BSC는 시즌 돌입 직전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테우스 쿠냐, 도디 루케바키오, 욘 코르도바와 같은 기존의 공격진을 구성하던 선수들을 매각하고 수아트 세르다르, 스테판 요베티치, 마르코 리히터 등 공격적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다득점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후반기에 막 돌입한 현재, 이적생인 요베티치와 리히터가 5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군림하고 있다.

 

헤르타 BSC의 최다 득점자 스테판 요베티치


헤르타 BSC는 팔 다르다이 감독 집권 시기부터 역습을 주요 루트로 한 공격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코르쿠트 감독 또한 다르다이 감독이 정착시킨 팀컬러에 최소한의 변동만을 주기 위해 ‘카운터 어택’이라는 전체적인 틀은 유지하되 압박 지점 등 세부적인 전술 사항에는 변화를 주는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 선수들은 오밀조밀한 빌드업을 거쳐 공을 전진시키기보단 빠른 카운터 어택으로 상대방의 균열을 일으키는 플레이 방식에 더 익숙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활약상이 뛰어난 몇 명의 공격진을 필두로 한 카운터 어택 공격이 과연 효율성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다르다이, 코르쿠트 감독이 고집한 공격 방식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팀의 기대 득점 값을 보더라도 20.1점으로 리그 17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팀 전체 득점 또한 21골로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이는 헤르타 베를린의 저조한 득점력과 미미한 화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헤르타 BSC가 앓고 있는 득점력 빈곤의 근본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체계적인 틀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헤르타 BSC의 기대 득점값과 전체 득점. 기대 득점은 17위, 전체 득점은 13위에 해당한다. (출처: Fotmob)


분데스리가의 특성상 수비라인이 높기 때문에 카운터 어택이라는 공격 방식은 잘만 사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르타 BSC의 카운터 어택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선수 개인 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코르쿠트가 부임한 12월 가장 득점 가능성이 낮은 득점 10개 중 3개가 헤르타 BSC의 득점 상황이었는데, 이는 선수 개인의 슈팅 혹은 드리블 능력, 그리고 기적에 상당히 의존적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증이다.

팀의 공격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선수 자체가 팀 공격의 전체가 되어버린다면 그 팀의 공격은 단조롭고 방어하기 간편해질 것이다. 따라서 헤르타 BSC는 요베티치, 리히터 등 팀 내 가장 골 감각이 뛰어난 선수들을 주력으로 삼되,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헤르타만의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수반된 공격 패턴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둘. 무질서한 수비라인은 빅 시티 프로젝트의 큰 걸림돌이다.

 

헤르타 BSC는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 반대의 상황에서 각각 문제점이 발견된다.

첫 번째 문제점은 공격의 답답함과 결부된다. 헤르타 BSC는 수비라인에서 상대에게 허점이 드러날 때까지 공을 돌리고, 후방에서부터 상대의 수비 블록을 타개하기 위한 작업을 전개하는 등 공격 지역 진출을 목표로 한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이때 거센 압박이 가해지면 별수를 써보지 못하고 소유권을 쉽게 내주는데, 제대로 된 공격을 펼쳐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수비 국면에 임하게 되어버리니 크로스 혹은 컷백이 올라왔을 때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자주 확인된다. 그리고 이때 박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에 대부분의 시선이 쏠리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박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에 대한 견제와 대인 마크는 소홀해지고, 그로 인해 중거리 슈팅을 많이 허용하게 되는 모습을 빈번히 확인할 수 있다. 이 악순환의 반복은 공격의 고착화를 야기함으로써 실점뿐만 아니라 득점 부분에서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 즉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노출되는 문제는 바로 ‘집중력 저하’이다. 헤르타 BSC의 수비진은 경기 시간이 흘러갈수록 집중력을 잃고 서서히 균열이 발생하는 경향이 짙다. 헤르타 수비진의 주축인 데드릭 보야타의 부진이 길어진 영향도 크다. 통계상으로도 38회의 실점 중 총 10회의 실점을 76분부터 90분 사이에 허용했을 정도로 체력적인 결함을 드러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트피스 혹은 얼리 크로스 상황에서 뒷공간을 자주 내주면서 롱볼에 대해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76분 이후 가장 많은 골을 실점한 헤르타 BSC

 


결론

 

헤르타 BSC는 라스 빈트호르스트라는 큰 손을 등에 업고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결과에 눈이 멀어 과정을 생략한 행보를 보여줬다. 분데스리가에서 내로라한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보다는 강등권에 더 가까운 성적을 계속해서 기록하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공수 양면에서 부실한 경기력을 보이며 적극적인 투자에 상응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유럽 대항전 진출, 리그 상위권 도약 등 단기간 내에 빅클럽의 자질을 갖추는 것을 목표를 설정했지만, 거대 자본 투입 이후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절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연 소방수로서 부임한 코르쿠트 감독은 헤르타 BSC를 수렁에서 꺼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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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성윤

I. 지난 칼럼에 이어서

 

지난 글 다시보기: https://futballcreatorunitedblog.tistory.com/80

 

지난 글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비대칭 전술이 수비 붕괴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았다. 비대칭 전술로 역사적 성공을 거둔 두 팀이 수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며, 현재 아틀레티코는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반성해볼 수 있었다. 내가 제시한 3가지 요소를 고려하며 알찬 이적시장을 보낸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이콘인 철옹성같은 수비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을 밝히며 글을 마쳤었다. 이번 글에서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해볼 것이다.

 


II. 비대칭 전술에서의 수비의 3요소에 입각한 현 아틀레티코 수비의 문제 및 해결 방향

 

II-1, 공격과 수비에 모두 기여하는 수비형 윙어, 일명 토르난테

 

현재의 아틀레티코에서는 야닉 카라스코가 좌측면에서 훌륭하게 수비형 윙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드리블과 연계, 전진에 모두 능하며 특히 라리가에서 우승한 20-21 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크랙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화려한 발기술을 장착한 역발 윙어로서 언제든지 중앙으로 파고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고, 이는 기존의 수비형 윙어들과는 다른 특별한 장점이다. 토르난테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과연 카라스코에게 맞는 최적의 옷이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보통 윙어를 플레이 스타일로 구분할 때 클래식 윙과 인버티드 윙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수비적인 윙어들이 클래식 윙에 속하는 반면 카라스코는 인버티드 윙에 가까운 선수다. 현재 카라스코가 뛰는 자리는 아무리 윙이라고는 해도 윙백과 유사한 포지션인데, 높이 전진해서 안으로 파고드는 크랙 유형의 역발 인버티드 윙어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비야레알 전에서의 카라스코의 히트맵, 토르난테의 역할을 부여받았어도 카라스코는 중앙 침투를 더 선호한다. (출처: 마르카)


플레이 스타일만 보자면 카라스코는 원조 토르난테라 불렸던 자이르 다 코스타나 수비형 윙어 박지성보다는 첼시 시절의 에당 아자르나 바이에른 뮌헨의 프랑크 리베리처럼 중앙으로 돌파하는 윙어들에 더 가깝다. 그러나 시메오네가 4-4-2를 고집하던 시절, 카라스코는 측면 미드필더로서 많은 활동량과 수비 가담을 요구받았고 이렇게 쌓은 수비적 역량을 바탕으로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 윙백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현재의 비대칭 전술에서도 수비형 윙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가 카라스코의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자리라기엔 다소 의문이 따른다. 카라스코의 수비적 기용은 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도 아닐뿐더러 팀 수비력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라스코는 공격수로 올리고, 그 자리를 수비에 더 능한 선수로 대체할 수 있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II-2.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철벽 수비수

 

아틀레티코가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둔 20-21 시즌, 스테판 사비치라는 훌륭한 수비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사비치가 그 시절만큼의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선수 영입으로 보강해야 한다. 오른쪽 스토퍼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다. 수비가 뛰어나며, 중앙과 측면을 넓게 막을 수 있는 선수를 찾아 영입해야 한다.

남은 시즌을 버티기 위해 그나마 남아있는 자원 중에서 해결 방법을 고민해본다면 백업으로 브르살리코를 기용할 수 있을 것인데, 어디까지나 뎁스를 늘려보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콘도그비아를 센터백 중앙으로 내려쓰고 히메네스를 우측으로 보내는 것도 좋은 전술적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아 뎁스가 더 얇아진 현재 상황에서 자주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게다가 히메네스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잦은 선수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19-20 시즌부터 현재까지 히메네스의 부상 이력 (출처: Transfermarkt)


결국 잔여 시즌 동안은 그때그때 출전 가능한 자원 중에서 최선의 수를 찾는 식으로 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변수는 현재 영입이 매우 유력한 다니엘 바스다. 미드필더 또는 풀백으로 뛰는 바스를, 오직 트리피어를 대체하는 용도로만 사용할지, 오른쪽 스토퍼 자리에도 기용해보며 전체적인 수비진 뎁스를 늘리는 효과를 노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물론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역시 영입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다.

 

II-3. 위 두 선수를 윙백이 없는 쪽 측면에 배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라인의 구조를 이야기해봐야 한다. 지난 칼럼에도 이야기했지만 수비의 모양은 비대칭일지라도 공수의 균형은 지켜야 한다. 즉, 공격 또는 수비의 무게가 좌우 측면 중 한쪽에 쏠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쪽 측면 수비가 비교적 약하다면 그 뒤를 받치는 중앙 수비가 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넓게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상대의 포화를 버티기 힘들 것이다.

현재 아틀레티코의 상황을 보자. 3명의 센터백 중에서 왼쪽 센터백에는 팀의 빌드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인 에르모소를 세우고 오른쪽에 수비와 커버 능력의 선수를 세우는 방향이 잡혀있다. 이 방향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왼쪽 센터백에서 뛰는 에르모소는 팀 빌드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약한 윙어인 카라스코의 수비 커버라는 또 다른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에르모소는 빌드업에는 능통해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특출난 선수는 아니다. 그렇잖아도 특정 선수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많아지면 해당 선수가 과부하가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팀 밸런스를 해치게 되는데 수비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없는 에르모소는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트리피어가 떠난 오른쪽은 수비는 몰라도 공격 전개 부분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 

 

3.2020-21 바르셀로나전에서의 마리오 에르모소의 오픈 플레이 패스맵 (출처: 트위터 @theonenil)


그렇다면 에르모소가 빌드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오른쪽 수비수의 장점인 수비 커버 능력을 더 돋보이게 하려면 양쪽 측면의 배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왼쪽에 수비형 윙, 오른쪽에 윙백을 배치했는데 이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왼쪽에 윙백, 오른쪽에 수비형 윙어를 배치하는 것이다.

 

상술했듯 왼쪽에 윙백을 배치하고 오른쪽에 토르난테를 배치하면 양쪽 측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했던 카라스코 딜레마 또한 해결할 수 있다. 카라스코보다 수비적인 선수에게 왼쪽 수비를 맡겨서 에르모소가 빌드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오른쪽 수비는 수비형 윙어와 오른쪽 센터백으로 커버함으로써 수비 진형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카라스코는 더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제약을 덜어서 활용해볼 수 있다.

 


III. 해결책

 

3가지 요소 각각에 맞추어 생각해본 해결책들을 정리해보자. 양쪽 측면 수비의 배치를 뒤집어서 왼쪽에 윙백, 오른쪽에 수비형 윙을 배치한다. 왼쪽 윙백 자리에는 임대에서 복귀할 마누 산체스를 기용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여 기용한다. 오른쪽 수비형 윙에는 마르코스 요렌테라는 최적의 선수가 있으므로 그를 기용하면 되고, 만약 겨울 이적시장에 다니엘 바스가 영입된다면 백업 문제도 해결된다. 사실 지금 당장은 바스 영입설이 가장 가능성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팀의 영입설을 둘러보면 재키 첼릭도 적합한 영입이라고 보인다. 전진성이 강한 윙백이므로 수비형 윙으로 배치해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첼시의 아스필리쿠에타를 노리는 대안도 있는데, 아스필리쿠에타는 오히려 우측면을 넓게 커버해야 하는 오른쪽 센터백에 알맞은 영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이가 걸리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수준 높은 선수인만큼 여름에 꼭 영입을 시도해보았으면 좋겠다.

 

아틀레티코의 유스 출신 레프트백 마누 산체스


그리고 왼쪽 측면이 문제가 되는데, 이 자리에 윙백을 세운다면 현재 가용 자원은 헤낭 로지뿐이다. 그러나 로지는 첫 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쓰리백에서는 더욱 부진하는 선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임대에서 복귀할 마누 산체스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높아진다. 그럼 여기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다. 마누 한 명만으로 비대칭 쓰리백 전술을 풀시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윙백을 소화 가능한 선수가 두 명이어야 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로지를 방출하고 윙백을 한 명 더 영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최근 시메오네가 다시 4-4-2 포메이션을 조금씩 가동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해본다면, 로지의 부활이 새로운 영입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로지를 기용한 포백 전술을 비대칭 쓰리백 전술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다면 팀의 전술적 다양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시즌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 전에는, 이번 시즌의 남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전술과 선수 조합을 실험해보며 전술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폼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비진의 보강 방향을 대강 제시했으니, 이제는 이것이 공격과 중원에 미칠 영향도 이야기해야 한다. 카라스코와 요렌테의 역할 변경이 가장 클 것이다. 카라스코의 경우, 과감하게 전방으로 올려서 기용하며 강점을 극대화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요렌테의 경우 현재까지 멀티 플레이어로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사울처럼 지나친 혹사로 인한 기량 하락의 우려가 존재한다. 트리피어가 떠난 지금, 전술 변화를 통해 오른쪽에 수비형 윙어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요렌테에게 확실한 위치를 고정해줄 수 있다. 저돌적이고 수비력도 뛰어난 정발 윙어 요렌테가 토르난테 역할에 더 알맞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아틀레티코에는 2선 자원이 많지만 주로 중앙 또는 좌측면에 편향되어 있고, 그나마 있는 우측 공격 자원인 앙헬 코레아도 측면보다는 최전방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존 비대칭 전술에서는, 수비형 윙이 왼쪽에 배치되고 오른쪽에는 윙백을 배치한 구조 탓에 오른쪽에도 측면 공격수를 배치할 필요가 있었고 코레아가 우측으로 가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측면의 대칭을 뒤집는다면, 오른쪽 수비형 윙 요렌테가 수직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므로 기존의 오른쪽 공격수를 왼쪽으로 옮기면 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왼쪽 위주의 2선 활용에 여유가 생기고 공격 조합의 다양한 선택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우측면이 익숙한 마르코스 요렌테의 히트맵 (출처: totalfootballanalysis)


그러나 다양한 공격 조합 선택지가 꼭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선수의 출전 기회를 줄이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카라스코와 펠릭스의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데, 이 두 선수를 동시에 선발로 기용하는 것은 위치상으로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중 한 선수는 다른 포지션에서도 팀의 핵심 선수 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이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현재 팀 사정상 그 과제는 펠릭스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자신의 재능만 믿으면 안 되고, 팀에 더 중요한 옵션이 되기 위해 지금보다 명확한 위치와 스타일을 잡아야 한다. 즉 팀이 활용하기 쉽게 성장해서  '펠릭스 효과'가 단번에 드러나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6. 더 분발할 필요가 있는 주앙 펠릭스

 


IV. 시각화 및 기대 효과

 

이것을 간단하게 이미지로 시각화해보겠다. 현재 있는 자원들, 그리고 현재 이적설이 있는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짜고, 추가 영입이 필요한 부분은 따로 표시해두었다. 이게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고, 팀이 가진 예산 안에서 얼마든지 더 보강할 수 있다.

Plan A


먼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세 명의 공격수를 두는 방법이다. 중앙에서 그리즈만이 공격을 이끌고 좌측면에서 카라스코가 크랙으로서 상대 수비를 직접 뚫는다. 펠릭스는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으나 각 역할에서 저 두 선수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격의 나머지 한 자리는 코레아와 쿠냐를 기용하여 최전방과 측면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 새 스트라이커를 영입한다면 그를 정통 9번으로 세울 수도 있다.

미드필더의 경우, 코케의 짝으로 르마를 쓰는 것은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므로 지양해야 한다. 데 파울을 쓴다면 밸런스 면에서 조금 나아질 수는 있지만, 여전히 수비적으로 불안하다. 따라서 코케의 짝으로는 활동량이 많고 수비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콘도그비아가 그 해답이 될 수 있고, 그 이상의 기량을 원한다면 영입이 필요할 것이다.

8.Plan B


이번에는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두 명의 공격수를 두는 방법이다. 중원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르마를 기용할 여유가 생겼고, 이 경우 코케에게는 보다 레지스타에 가까운 롤이 주어질 것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데 파울을 쓰면 되고, 수비적으로 나설 경우에는 선택지가 있다. 콘도그비아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고 코케와 르마를 그 앞에 세울 수도 있고, 활동량이 많은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를 새로 영입한다면 그 선수를 코케 앞에 르마와 함께 세울 수 있다.

공격 조합은 투톱 형식이 될 것인데, 최전방 공격수와 처진 공격수 조합으로 구성하여 중원과 공격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만큼 감독의 재량이 중요할 것이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세부 전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상황이 다소 안타깝기에 이렇게 구체적인 플랜까지 제시해보았다.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영입 대상도 있지만, 영입 필요성만 있을 뿐 아직 오리무중인 포지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여 스쿼드를 더욱 보강해야 하며, 전술 또한 내가 바란 그림에 가깝게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구상의 목적은, 단순히 수비의 강화에 그치지 않고 공격까지 활로를 뚫는 것이다. 현재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많이 쌓여있지만 그들을 기용할 위치는 한정된 상황이다. 그들에게 포지션적인 제한을 풀어주어, 유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연계를 극대화하여 상대 수비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도록 해야 한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패스맵이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의 사령관은 그리즈만이다. (출처: atleticomadridanalysis)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아틀레티코에는 공격을 지휘하는 총사령관 그리즈만이 있다.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상대 수비를 자유자재로 공략할 수 있는, 그런 공격진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현재 스쿼드에는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다. 그들을 전술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아틀레티코 역사상 최강의 공격진이었던 『델란테라 데 세다』를 잇는 강력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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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경원

 

서론

 

2022년 1월, 카디스를 3부 리그부터 라 리가까지 올린 영웅, 알바로 세르베라와 동행을 종료했다. 19977-78 시즌 처음으로 라 리가에 진출했던 카디스는 1980년대 오랜 기간 라 리가 잔류에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추락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5-06 시즌을 제외하고 하부리그에서 보냈던 카디스였다.

 

자연스럽게 감독 교체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디스에게 세르베라는 5년 반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재임하며 111년 카디스 역사상 최장기간 감독직에 있었던 감독이었다. 카디스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카디스는 이번 21-22 시즌 라 리가에서 단 2승을 거두고 8무 10패를 하며 강등권으로 떨어졌기에 그를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시즌엔 승승장구하던 세르베라호의 카디스는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분석하고자 한다.

 

카디스의 영웅이었던 알바로 세르베라

 


1. 극심한 수비 위주의 전술운영

 

세르베라의 가장 큰 장점이자 20-21 시즌을 12위라는 중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던 키 포인트는 포백과 3선의 간격 조절이 상황에 따라 능했다는 것이다. 카디스는 전체적인 미드필더진의 주력 자체가 리가에서 굉장히 느린 편에 속했기에 이런 미드필더의 단점들을 과감한 간격 컨트롤로 수비 박스를 형성해 최대한으로 낮추었다. 이 덕분에 라 리가의 양강 레알과 바르사를 모두 이긴 쾌거를 달성하였다. 특히 리그 초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클린시트 승리한 것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대두되던 문제점은 역시 세르베라 감독이 전술 운영에 대한 과감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21-22 시즌부턴 앞서 말한 라인 간의 간격 컨트롤을 하지 않고 전방 포워드 선수만 둔 채로 전원 수비라는 다소 1차원적인 전술을 택했다. 클린시트나 최소한 패배를 막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의 거리를 유지한 수비 박스 형성 시 호흡은 여전했으나, 상대가 뒷공간 침투 빈도수가 잦은 팀이라면 미드필더진 전체가 페널티박스로 들어가 침투 경로를 차단하기에 급급했다. 때문에 볼을 끊고 전진해도 윤활유 역할이 없어 제대로 된 역습 상태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

 

카디스의 수비 상황

 


2. 측면에 치중된 전개

 

이 부분은 저번 시즌 역시 문제로 꼽혔으나, 수비 시스템과 겹쳐 더욱 부각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원의 기동력과 주력이 단점인 카디스이기 때문에 공격 템포 조절과 빌드업 시 사이드백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한 카디스였다.

 

사이드백인 아카포와 에스피노는 이번 시즌 팀의 중심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공-수 면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라이트백 카를로스 아카포는 경기당 평균 가로채기 3회, 클리어링 4회로 수비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공중볼 경합 같은 경우 모두 승리해 100%를 유지 중이다.

 

카를로스 아카포의 스텟

 

레프트백 알폰소 에스피노 같은 경우 놀랍게도 리가 2골과 함께 2선 미드필더인 욘슨과 알렉스를 제치고 팀 내 최다 기회 창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빌드업과 공격이 에스피노 중심으로 패스워크가 지속되다 보니 볼의 순환 과정에서 중앙은 소외되고 측면에만 치중되어 경기 템포가 끊기기 마련이었다.

 

알폰소 에스파노의 스텟

 


3. 정체성을 잃은 알렉스 페르난데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팀의 주전 알렉스 페르난데스의 포지션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4-4-2 시스템을 추구했었던 세르베라 감독은 알렉스를 항상 좌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해 유기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패스 줄기 역할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4-4-2 시스템에선 포워드에 배치해 처진 공격수를 맡았으며 주기적으로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꿔 경기 단위는 물론 시간대 단위로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오갔던 알렉스이기에 확고한 주포지션이 없어졌고, 언급했었던 수비 시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팀의 전술 때문에 역습 상황 시 체력 부족으로 중심축,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시즌 새로 구축된 시스템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알렉스 페르난데스 사진

 


결론

 

카디스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레알 바야돌리드 감독이었던 세르히오 곤살레스를 세웠다. 포스트 플레이를 즐겨하는 그의 전술은 좋은 측면 자원들을 지닌 카디스의 강점을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가 카디스에서 바야돌리드에서 선보인 정석된 전술을 다시 꺼낼지, 또 다른 카드를 꺼내 19-20 시즌의 그라나다 계보를 이어나가 하위권의 반란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카디스의 신임 감독 세르히오 곤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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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황 도윤

종목을 불문하고 과거에 훌륭했던 선수를 현재 최고의 선수들과 비교하며 평가하거나 과거의 선수가 현재 활약하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가정하는 것은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 다만 스포츠 자체가 순수하게 종목 내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종목 외적인 부분도 많이 가미될 수밖에 없으며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축구사에서도 특유의 종목 외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본 자도 있으며, 반대로 불이익을 본 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종목 외적인 부분은 과거와 현재의 기술 차이, 장비 차이 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국적과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더욱 빛을 보지 못한, 혹은 21세기에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선수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월드컵에 나가보지 못한 선수들 중 가히 역대 최고봉으로 뽑히는 선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은 알고 있듯이, 디 스테파노는 정말 옛날이니까 가능할 법한 갖가지 이유들로 인해 월드컵에 못 나간 비운의 선수로 기억된다.

 

디 스테파노는 1946년 월드컵부터 1966년 월드컵까지 총 5번의 월드컵 도전을 했는데, 엽기적일 정도의 스토리를 겪으며 실패를 반복했다. 우선 1946년에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으며, 1950년 월드컵에는 디 스테파노의 국가였던 아르헨티나가 불참했다. 또한 1954년 월드컵에는 갑자기 규정 영향을 받으며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던 디 스테파노의 월드컵 출전이 무산되었다. 이후 1958년 월드컵에는 역대 최강 소리를 듣던 스페인 국적으로 월드컵에 참여하려 했으나, 스페인이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물론 이때의 스페인 전력은 4년 뒤인 1962년에도 유지되었으나, 이때는 디 스테파노가 개막전 직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6년 월드컵도 허리 부상 때문에 출전 자체를 하지 못했고, ‘월드컵 불운’ 그 자체의 커리어를 보내며 은퇴를 하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 재평가가 이뤄질 때, 만약 수많은 행정적, 정치적 틀의 안정화가 이뤄진 21세기에서 뛰었다면 디 스테파노는 얼마나 위상이 달라졌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심지어 디 스테파노는 다양한 능력과 훌륭한 축구 지능에서 나오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마저 역대 최고로 뽑히는 선수 중 한 명이기에, 아마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에서 완성형에 다다른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빅이어는 참 쉽게 타냈지만 각종 불운으로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두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국적의 비운을 타고난 선수, 드라간 자이치다. 현대축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국적의 비운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나 라이언 긱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드라간 자이치를 1순위로 뽑고 싶다.

 

드라간 자이치는 유고슬라비아 국가대표 무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세계에 알렸으며, 자타공인 1970년대 초 최고의 윙어로 뽑히는 선수였지만, 유고슬라비아라는 국적이 그의 발목을 적지 않게 잡았다. 실제로 정치적 상황과 연관되어, 공산주의에 속하던 유고슬라비아는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차단했고, 드라간 자이치는 27세가 되어서야 프랑스 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다.

 

현재 21세기의 유고슬라비아의 후신 국가들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있는데, 각 나라들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이름값을 떨치는 것을 생각해보면 드라간 자이치의 케이스는 더욱 안타깝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고의 주장 드라간 자이치


마지막으로 언급할 인물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 마티아스 진델라다. 우선 진델라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도대체 “커피하우스 축구가 뭐야?”라고 물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설명하고 가도록 하겠다. 우선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에게 있어서 커피하우스란 존재는 영국에게 있어서 펍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단순히 무언가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토론하고, 대화하고, 논쟁하는 장소이자 지식적인 진취를 목표로 수다를 떨던 그런 분위기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오스트리아의 커피하우스 축구에 대해 영국과 다른 스타일로 축구를 해석할 수 있었던 까닭에 가깝게 언급하기도 했다. 즉 오스트리아가 전성기를 누렸던 20세기 초반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이 현실화된 것이자, 당연히 다뉴브 학파와도 연결되는 부분인 것이다. 마티아스 진델라는 이러한 오스트리아 축구사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는 선수이다. 위고 마이슬 감독의 분더팀-오스트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일컫는 말-에서 활약한 진델라는 다재다능한 공격수의 끝판왕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해냈고, 왜 자신이 당시 분더팀의 핵심 선수였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특유의 지능적인 중앙유럽축구 스타일을 이끌었던 진델라는 1938년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게 되었고, 1939년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나치 정권에 희생된 것이라는 음모론의 희생자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진델라의 죽음에 대해 그저 음모론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나,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과 진델라의 죽음은 커피하우스 정신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자, 동시에 다뉴브 학파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많은 것을 입증하게 되자 그들의 철학은 혁신적이었고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평가하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

 

진델라는 분더 팀을 이끌었으나 자신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안슐루스라는 치욕적인 일을 겪는다.


사실 이 글에서 언급된 세 명의 인물 말고도 축구사에서 시대적 배경에 희생당한 선수들은 여럿 있다. 스웨덴의 규정 상 국가대표에 출전하지 못했던 군나르 노르달이나, 야신 이후의 러시아 골키퍼 계보를 이었던 리나트 다사예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속속히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정말 까다롭게 시대적 배경의 불이익을 받은 선수들은 제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를 하나하나 조명하지 않는 이상 재평가의 난이도가 상당한 축에 속하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스포츠에 있어서 평가란 개념은 떼어놓을 수가 없는 요소에 속한다. 이는 옛날로 갈수록 자료의 빈약이나 국가와 행정, 정치적, 시대적 배경들이 공존하며 불이익을 양산해냈던 상황들이 적지 않았던 터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여러 가지 해석과 철학들이 맞부딪힌다. “옛날 선수들이 받았던 불리한 상대성을 보정해줘야 한다”나 “현대 축구 선수들의 상향 평준화된 전술 수행 능력을 더 인정해줘야 한다”등. 당장 무엇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겠지만 축구 철학이라는 것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칸트가 내놓은 3대 비판(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처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답이 일시적으로라도 제시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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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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