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2년 1월, 카디스를 3부 리그부터 라 리가까지 올린 영웅, 알바로 세르베라와 동행을 종료했다. 19977-78 시즌 처음으로 라 리가에 진출했던 카디스는 1980년대 오랜 기간 라 리가 잔류에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추락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5-06 시즌을 제외하고 하부리그에서 보냈던 카디스였다.

 

자연스럽게 감독 교체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디스에게 세르베라는 5년 반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재임하며 111년 카디스 역사상 최장기간 감독직에 있었던 감독이었다. 카디스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카디스는 이번 21-22 시즌 라 리가에서 단 2승을 거두고 8무 10패를 하며 강등권으로 떨어졌기에 그를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시즌엔 승승장구하던 세르베라호의 카디스는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분석하고자 한다.

 

카디스의 영웅이었던 알바로 세르베라

 


1. 극심한 수비 위주의 전술운영

 

세르베라의 가장 큰 장점이자 20-21 시즌을 12위라는 중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던 키 포인트는 포백과 3선의 간격 조절이 상황에 따라 능했다는 것이다. 카디스는 전체적인 미드필더진의 주력 자체가 리가에서 굉장히 느린 편에 속했기에 이런 미드필더의 단점들을 과감한 간격 컨트롤로 수비 박스를 형성해 최대한으로 낮추었다. 이 덕분에 라 리가의 양강 레알과 바르사를 모두 이긴 쾌거를 달성하였다. 특히 리그 초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클린시트 승리한 것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대두되던 문제점은 역시 세르베라 감독이 전술 운영에 대한 과감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21-22 시즌부턴 앞서 말한 라인 간의 간격 컨트롤을 하지 않고 전방 포워드 선수만 둔 채로 전원 수비라는 다소 1차원적인 전술을 택했다. 클린시트나 최소한 패배를 막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의 거리를 유지한 수비 박스 형성 시 호흡은 여전했으나, 상대가 뒷공간 침투 빈도수가 잦은 팀이라면 미드필더진 전체가 페널티박스로 들어가 침투 경로를 차단하기에 급급했다. 때문에 볼을 끊고 전진해도 윤활유 역할이 없어 제대로 된 역습 상태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

 

카디스의 수비 상황

 


2. 측면에 치중된 전개

 

이 부분은 저번 시즌 역시 문제로 꼽혔으나, 수비 시스템과 겹쳐 더욱 부각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원의 기동력과 주력이 단점인 카디스이기 때문에 공격 템포 조절과 빌드업 시 사이드백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한 카디스였다.

 

사이드백인 아카포와 에스피노는 이번 시즌 팀의 중심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공-수 면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라이트백 카를로스 아카포는 경기당 평균 가로채기 3회, 클리어링 4회로 수비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공중볼 경합 같은 경우 모두 승리해 100%를 유지 중이다.

 

카를로스 아카포의 스텟

 

레프트백 알폰소 에스피노 같은 경우 놀랍게도 리가 2골과 함께 2선 미드필더인 욘슨과 알렉스를 제치고 팀 내 최다 기회 창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빌드업과 공격이 에스피노 중심으로 패스워크가 지속되다 보니 볼의 순환 과정에서 중앙은 소외되고 측면에만 치중되어 경기 템포가 끊기기 마련이었다.

 

알폰소 에스파노의 스텟

 


3. 정체성을 잃은 알렉스 페르난데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팀의 주전 알렉스 페르난데스의 포지션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4-4-2 시스템을 추구했었던 세르베라 감독은 알렉스를 항상 좌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해 유기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패스 줄기 역할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4-4-2 시스템에선 포워드에 배치해 처진 공격수를 맡았으며 주기적으로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꿔 경기 단위는 물론 시간대 단위로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오갔던 알렉스이기에 확고한 주포지션이 없어졌고, 언급했었던 수비 시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팀의 전술 때문에 역습 상황 시 체력 부족으로 중심축,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시즌 새로 구축된 시스템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알렉스 페르난데스 사진

 


결론

 

카디스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레알 바야돌리드 감독이었던 세르히오 곤살레스를 세웠다. 포스트 플레이를 즐겨하는 그의 전술은 좋은 측면 자원들을 지닌 카디스의 강점을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가 카디스에서 바야돌리드에서 선보인 정석된 전술을 다시 꺼낼지, 또 다른 카드를 꺼내 19-20 시즌의 그라나다 계보를 이어나가 하위권의 반란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카디스의 신임 감독 세르히오 곤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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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도윤

종목을 불문하고 과거에 훌륭했던 선수를 현재 최고의 선수들과 비교하며 평가하거나 과거의 선수가 현재 활약하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가정하는 것은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 다만 스포츠 자체가 순수하게 종목 내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종목 외적인 부분도 많이 가미될 수밖에 없으며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축구사에서도 특유의 종목 외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본 자도 있으며, 반대로 불이익을 본 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종목 외적인 부분은 과거와 현재의 기술 차이, 장비 차이 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국적과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더욱 빛을 보지 못한, 혹은 21세기에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선수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월드컵에 나가보지 못한 선수들 중 가히 역대 최고봉으로 뽑히는 선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은 알고 있듯이, 디 스테파노는 정말 옛날이니까 가능할 법한 갖가지 이유들로 인해 월드컵에 못 나간 비운의 선수로 기억된다.

 

디 스테파노는 1946년 월드컵부터 1966년 월드컵까지 총 5번의 월드컵 도전을 했는데, 엽기적일 정도의 스토리를 겪으며 실패를 반복했다. 우선 1946년에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으며, 1950년 월드컵에는 디 스테파노의 국가였던 아르헨티나가 불참했다. 또한 1954년 월드컵에는 갑자기 규정 영향을 받으며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던 디 스테파노의 월드컵 출전이 무산되었다. 이후 1958년 월드컵에는 역대 최강 소리를 듣던 스페인 국적으로 월드컵에 참여하려 했으나, 스페인이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물론 이때의 스페인 전력은 4년 뒤인 1962년에도 유지되었으나, 이때는 디 스테파노가 개막전 직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6년 월드컵도 허리 부상 때문에 출전 자체를 하지 못했고, ‘월드컵 불운’ 그 자체의 커리어를 보내며 은퇴를 하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 재평가가 이뤄질 때, 만약 수많은 행정적, 정치적 틀의 안정화가 이뤄진 21세기에서 뛰었다면 디 스테파노는 얼마나 위상이 달라졌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심지어 디 스테파노는 다양한 능력과 훌륭한 축구 지능에서 나오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마저 역대 최고로 뽑히는 선수 중 한 명이기에, 아마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에서 완성형에 다다른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빅이어는 참 쉽게 타냈지만 각종 불운으로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두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국적의 비운을 타고난 선수, 드라간 자이치다. 현대축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국적의 비운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나 라이언 긱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드라간 자이치를 1순위로 뽑고 싶다.

 

드라간 자이치는 유고슬라비아 국가대표 무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세계에 알렸으며, 자타공인 1970년대 초 최고의 윙어로 뽑히는 선수였지만, 유고슬라비아라는 국적이 그의 발목을 적지 않게 잡았다. 실제로 정치적 상황과 연관되어, 공산주의에 속하던 유고슬라비아는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차단했고, 드라간 자이치는 27세가 되어서야 프랑스 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다.

 

현재 21세기의 유고슬라비아의 후신 국가들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있는데, 각 나라들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이름값을 떨치는 것을 생각해보면 드라간 자이치의 케이스는 더욱 안타깝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고의 주장 드라간 자이치


마지막으로 언급할 인물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 마티아스 진델라다. 우선 진델라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도대체 “커피하우스 축구가 뭐야?”라고 물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설명하고 가도록 하겠다. 우선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에게 있어서 커피하우스란 존재는 영국에게 있어서 펍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단순히 무언가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토론하고, 대화하고, 논쟁하는 장소이자 지식적인 진취를 목표로 수다를 떨던 그런 분위기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오스트리아의 커피하우스 축구에 대해 영국과 다른 스타일로 축구를 해석할 수 있었던 까닭에 가깝게 언급하기도 했다. 즉 오스트리아가 전성기를 누렸던 20세기 초반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이 현실화된 것이자, 당연히 다뉴브 학파와도 연결되는 부분인 것이다. 마티아스 진델라는 이러한 오스트리아 축구사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는 선수이다. 위고 마이슬 감독의 분더팀-오스트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일컫는 말-에서 활약한 진델라는 다재다능한 공격수의 끝판왕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해냈고, 왜 자신이 당시 분더팀의 핵심 선수였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특유의 지능적인 중앙유럽축구 스타일을 이끌었던 진델라는 1938년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게 되었고, 1939년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나치 정권에 희생된 것이라는 음모론의 희생자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진델라의 죽음에 대해 그저 음모론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나,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과 진델라의 죽음은 커피하우스 정신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자, 동시에 다뉴브 학파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많은 것을 입증하게 되자 그들의 철학은 혁신적이었고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평가하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

 

진델라는 분더 팀을 이끌었으나 자신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안슐루스라는 치욕적인 일을 겪는다.


사실 이 글에서 언급된 세 명의 인물 말고도 축구사에서 시대적 배경에 희생당한 선수들은 여럿 있다. 스웨덴의 규정 상 국가대표에 출전하지 못했던 군나르 노르달이나, 야신 이후의 러시아 골키퍼 계보를 이었던 리나트 다사예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속속히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정말 까다롭게 시대적 배경의 불이익을 받은 선수들은 제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를 하나하나 조명하지 않는 이상 재평가의 난이도가 상당한 축에 속하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스포츠에 있어서 평가란 개념은 떼어놓을 수가 없는 요소에 속한다. 이는 옛날로 갈수록 자료의 빈약이나 국가와 행정, 정치적, 시대적 배경들이 공존하며 불이익을 양산해냈던 상황들이 적지 않았던 터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여러 가지 해석과 철학들이 맞부딪힌다. “옛날 선수들이 받았던 불리한 상대성을 보정해줘야 한다”나 “현대 축구 선수들의 상향 평준화된 전술 수행 능력을 더 인정해줘야 한다”등. 당장 무엇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겠지만 축구 철학이라는 것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칸트가 내놓은 3대 비판(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처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답이 일시적으로라도 제시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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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세현

“축구 과학자(the soccer scientist)”.

 

이 칭호는 UEFA가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지대했던 명감독 중 한 명으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Valery Lobanovskyi)를 뽑으면서 남긴 평가다. 물론 로바노브스키가 수학적, 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축구 철학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축구를 보고 있는 우리는 현재 전혀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체험하고 있다.

 

로바노프스키와 그 휘하의 과학자 참모진들


태초에 야망과, 경쟁심, 드라마틱함, 재능의 충돌 등을 바탕으로 한 낭만주의에서 시작하여, 스포츠는 그토록 융합될 것 같지 않던 과학, 수학과의 융합을 이제는 부정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과학적 기술은 발전하는 축구 장비와 의료 기술, 체계적인 선수 관리법 등을 기점으로 효과를 증명하더니, 21세기 모바일 혁명 이후로는 경기력 평가의 시각화, 스탯과 기록 정리, 훈련 시스템 정립, 유소년 육성 시스템 정립 등에서도 엄청난 가속도를 내며 전진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경기력이나 팀의 상태를 나타낼 때 자주 쓰이는 스탯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보완되고 있다. 예를 들어 xG(기대 득점 수치) 값이 혁신적이었다 할 지라도, 골키퍼의 기량 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점이 제기되는 등, xG값을 보완하기 위한 xGOT(유효슈팅 한정 기대 득점 수치) 값이 등장한다던가, xG90(90분당 기대 득점 수치)나 NPxG(페널티 킥 제외 기대 득점 수치)가 등장한다던가 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계 도중에도 이러한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상황까지 선보여지고 있다.

 

기대 득점 계산법 중 하나


하지만 당연하게도 과학적, 수학적 보완점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점이 많은 팀은 경기력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팀 스타일상 뒷공간을 상대 공격수에게 내주는 리스크를 지면서도 수비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거세게 하는 공격적인 전술 때문이라고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으며, 실점 상황 등에서는 갑자기 관중석에서 무언가 날아와 골키퍼가 한눈이 팔리는 등의 인간적인 변수가 생기는 것, 혹은 슈팅의 난이도 등이 골키퍼가 처한 상황. 즉 골키퍼의 시야 상태나 박스 안 인원수 같은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 등이 있다.

물론 아직 21세기의 반의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 정확히 말해서 모바일 혁명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축구를 포함한 여러 스포츠 종목들은 과학과 수학을 이용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고, 스포츠를 과학과 수학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기류가 늘어나고 있으나 역시 아직은 완벽하지는 않다. 아니 어쩌면 완벽함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완벽에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고 이는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욕망의 결괏값이 지금의 축구 시장은 과학과 수학적 이론 흡수 등의 상황을 통해 다양한 방법과 응용법으로 진취적인 상황과 변혁을 겪고 있는 것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다. 즉 현재는 축구 과학 혁명의 시대, 우리는 그러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학 축구의 시조 로바노프스키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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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세현

서론

 

리버풀은 20-21 시즌을 좋게 보내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여 UCL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그마저도 리그 마지막 경기의 승패 여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시즌 내내 중하위권 팀들 상대로 고전하는 등 좋지 못한 양상을 보였다.

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시절의 명성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려면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다시 보여줘서는 곤란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 반전을 노리는 리버풀이 타개해야 할 난관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스쿼드의 깊이를 더해야 한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스쿼드는 부상 병동을 겪으며 큰 혼란과 어려움을 맞았다. 수비의 핵 반 다이크는 시즌 초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8개월간 아웃을 당했으며 그의 파트너 조 고메스 역시 11월 11일 경기에서 슬개골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다. 이외에도 다른 수비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면서 중앙 수비를 조단 헨더슨과 파비뉴가 본 적도 있었을 정도로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중원의 퀄리티를 더하기 위해 영입한 티아고 알칸타라 역시 코로나 감염과 발목 부상으로 총 95일을 이탈하며 21경기나 되는 경기를 뛰지 못했다. 

 

수비라인의 리더 반 다이크는 시즌 초반에 시즌 아웃을 당했다. (사진출처: Transfermarkt)

 

이런 상황 속에서 백업 자원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하지만 나비 케이타, 디보크 오리기,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등의 백업 자원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동안 슈퍼서브 역할을 잘 수행했던 디보크 오리기와 이적 직전까지 갔으나 잔류한 제르단 샤키리가 부진하며 사디오 마네, 디오구 조타,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 이 네 자원들을 번갈아 가며 경기를 치르다 보니 공격 작업이 단조로워졌다.

 

18-19 시즌에는 4강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안필드의 기적을 이끌며 챔스 우승에 공헌했지만 이번 시즌은 영 좋지 않다. (사진출처: 골닷컴)


주전 멤버들의 부상과 백업 멤버들의 부진을 경험한 클롭은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번 시즌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백업 멤버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오리기 등의 자원을 매각하고 새로운 뎁스 자원들을 충원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수비진에서는 라이프치히에서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코나테도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으며 리그 14경기 출전에 그쳤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 살림꾼 바이날둠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본론 첫 문단에서 설명했던 스쿼드 깊이 문제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지만 백업 멤버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기에 따로 문단을 만들었다.

 

바이날둠은 창의성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플레이를 잘 보여주지 못해 많은 사람들의 저평가를 당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 그리고 수비수의 견제를 견디는 강력한 피지컬을 활용해 적극적인 박스 침투를 통해 공격 작업을 도우며 점프력이 뛰어나 제공권에 능해 팀에 또 다른 공격 옵션을 제공하는 선수였다.

거기다 바이날둠은 지난 시즌 부상병동의 풍파를 피했던 몇 안 되는 선수이다. 13-14 시즌 PSV에서 장기 부상을 당했던 경험이 있지만 리버풀에서는 부상 문제로는 4경기 이상 이탈한 적이 없었다. 특히 저번 시즌에는 아예
부상 이력이 없었기에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며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했다. 출전 경기 수 자체는 51회로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1위였으며 선발 출전 횟수도 45회로 팀 내 3위에 해당되었다.

 

2020-21 시즌 리버풀 최다 선발 출전시간 랭킹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그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라는 대접을 받고 싶어 했으며 더 높은 수준의 주급을 원했다. 저번 시즌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을 챔피언스리그 8강과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오르게 한 공신이기도 했다. 하지만 FSG는 그가 원하는 주급이 비합리적이라 생각했고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렇게 계약이 만료되어 프랑스 리그의 강호 PSG로 이적했다. 

앞으로도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에서 그의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그의 출전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부상에서 자유로운 대체자를 찾아야만 한다.

 


3. 세대교체를 준비할 시기가 오고 있다.

 

리버풀의 코어를 구성하는 핵심 선수들은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팀의 주전 멤버인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 티아고 알칸타라, 조던 헨더슨, 버질 반 다이크, 알리송은 어느새 거의 서른 살을 바라보거나 이미 넘겼다. 게다가 지난 시즌 백업 멤버로 제 기능을 수행한 얼마 되지 않는 선수인 제임스 밀너는 30대 중반의 노장으로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리버풀의 코어인 살라, 헨더슨, 반 다이크, 이들은 30줄에 접어들었다. (출처: hindustantimes.com)


물론 지난 시즌 백업 멤버로서 괜찮은 활약을 펼친 중앙 미드필더인 커티스 존스와 다음 시즌 살라의 백업으로 뛰게 될 하비 엘리엇,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아드리안을 제치고 넘버 투 자리를 얻은 퀴빈 켈러허 등이 있지만 아직 기량과 경험 양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젊은 선수인 코나테를 데려온 것은 긍정적이다.

30대부터는 통상적으로 하락세를 겪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클롭의 게겐프레싱 전술은 엄청난 지구력과 빠른 속력을 기반으로 상대한테 공을 뺏기자마자 공을 다시 탈취하는 전술이다. 즉 30대에 접어든 노장들과는 상극에 가까운 전술이다. 고로 부진하는 노장들부터 천천히 정리해 차세대 스타들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세대교체는 훗날 구단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다.

 


결론

 

세 난관들 모두 ‘영입’이 좋은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백업 멤버들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선수단에서 큰 입지를 갖던 바이날둠은 이탈했다. 거기다 잠재적으로 세대교체도 준비해야 한다. 코나테를 영입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리미어리그에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첼시와 리그 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전통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엄청난 투자를 통해 구단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토트넘 핫스퍼도 지난 시즌의 부진을 거울삼아 여러 선수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노리면 압도적인 자금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PSG, 여전히 강력한 주전 멤버들을 보유한 바이에른 뮌헨, 전통의 강호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라는 경쟁자도 추가된다.

 

클롭의 강한 경쟁자인 맨체스터 시티의 펩과 첼시의 투헬. 이 두 감독들은 구단주의 엄청난 지원을 받는다. (사진출처: 텔레그래프)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FSG는 철저한 계산을 통해 냉정하게 운영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이번 시즌은 리빌딩의 신호탄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에서 뒤처진 자를 위해 남아있는 보물은 없으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 보물을 취하려면 그만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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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홍주

1. 서론

 

19/20 시즌, 첼시 팬들은 유스 출신 신예 선수들의 등장에 환호했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비력을 보여준 토모리와 제임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마운트, 그리고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한 공격수.

뛰어난 피지컬과 득점력으로 ‘제2의 드로그바’로 불렸으나, 하향곡선을 그리는 경기력으로 ‘제2의 모라타’로 전락해 버릴 위기에 있는 선수. 타미 에이브러햄이다.


2. 프로필

 

출처: 법정스님의 소유

 

이름: 타미 에이브러햄

출생년도: 1997년 10월 02일

국적: 잉글랜드

현 소속팀: 첼시 FC

포지션: ST

시장가치: 3800만 유로

신체조건: 키 190cm / 몸무게 86kg


3. 커리어

 

3-1. 블루스의 로컬 보이

 

런던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자란 에이브러햄은 U-8 레벨부터 첼시 유스의 일원이었다. 첼시에서 축구 선수로 성장한 에이브러햄은 첼시 유스의 핵심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 FA 유스 컵과 UEFA 유스 리그 더블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사진 1: 첼시 유스 시절 에이브러햄


에이브러햄은 잉글랜드의 U-18 팀에서도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는 아버지의 나라 나이지리아 성인 국가대표팀의 러브콜을 받지만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선택하겠다며 제안을 거절한다.

에이브러햄의 엄청난 활약에, 당시 첼시 감독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를 1군 무대에 불러들이게 된다. 2016년 5월 에이브러햄은 교체 출장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 출장하며 성인 무대 첫 경험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다듬어져야 할 어린 선수였기에, 첼시 구단은 그를 임대 보내기로 한다.

 

3-2. 임대를 떠나 잠재력을 만개하다.

 

2016/17 시즌 브리스톨 시티로 임대된 에이브러햄은 이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내게 된다. 챔피언쉽에서 23 득점을 뽑아내며 득점 2위에 랭크되었고, 역사상 챔피언쉽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10대 선수가 된다. 이 시즌 에이브러햄은 브리스톨 올해의 선수, 브리스톨 올해의 어린 선수, 브리스톨 득점왕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된다. 

사진 2: 브리스톨에서의 에이브러햄


에이브러햄은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소집되었지만 출장하지는 못했다. 유스 레벨에선 2017 UEFA U-21 챔피언쉽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뽑혀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게 된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낸 에이브러햄은 다음 시즌 첼시와 5년 재계약을 체결하고 PL의 스완지로 임대된다. 하지만 PL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에이브러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8 득점을 기록한 에이브러햄은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고 스완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18/19 시즌 아스톤 빌라로 임대되며 챔피언쉽으로 복귀한 에이브러햄은 포텐을 제대로 터트린다. 7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보인 에이브러햄은 시즌 26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올랐고, PFA 올해의 팀에도 선정된다. 에이브러햄은 아스톤 빌라 승격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사진 3: 아스톤 빌라 시절 에이브러햄

 

3-3. 제2의 드로그바일까? 아니면 제2의 모라타일까?

 

아스톤 빌라에서의 활약으로, 첼시의 신임 감독 프랭크 램파드는 에이브러햄을 19/20 시즌 계획에 포함시켰다. 등번호 9번을 배정받은 에이브러햄은 시즌 초 센세이셔널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며 ‘제2의 드로그바’의 등장이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선발, 출장도 경험했다.

사진 4: 자신을 중용한 램파드 감독과 에이브러햄


하지만 시즌 중후반, 부상으로 몇 경기를 빠진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무득점을 기록하는 경기도 많아졌다. 시즌 막판 에이브러햄은 주전 경쟁에서 밀린 모습을 보였고, 시즌 후 베르너와 하베르츠의 합류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시즌 18 득점을 기록했지만 경기력의 악화가 문제였다.

20/21 시즌 초, 램파드 감독 체제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장한 에이브러햄은 경기력이 좋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득점을 기록하며 약 40년 만에 2년 연속 10 득점을 달성한 유스 출신 첼시 선수가 되었다.

램파드의 경질 이후 에이브러햄은 팀 내 입지를 잃게 되었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인 데다, 투헬의 전술과는 맞지 않는 스타일 때문에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도 많았다.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에이브러햄에게는 거취를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사진 5: 에이브러햄의 20/21 시즌


20/21 시즌 종료 이후 에이브러햄이 첼시를 떠난다는 이적설이 다수 보도되고 있다. 과연 그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4. 플레이 스타일

 

'고전적인 스트라이커'

 

박스 내에서 위협적인 공격수이다. 박스 내 터치 횟수와 슈팅 빈도가 매우 높은 선수로, 공을 받아 슈팅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다. 유효 슈팅 퍼센티지가 44%로 골에 대한 집념이 강한 선수이다.

사진 6 : 지표에서 알 수 있듯, 에이브러햄은 박스 내 터치 횟수에서 강점을 보인다


경기장 중앙에 위치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며 공간을 찾아 침투하기보단 중앙에서 수비수를 끄는 포스트 플레이를 선호한다. 롱 패스 상황에서는 직접 공을 떨궈 2선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숏 패스 상황에선 수비수를 끌어낼 수 있다.

사진 7: 에이브러햄의 히트맵


큰 키를 바탕으로 헤더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헤더 득점을 창출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속공 상황에서 측면 크로스 혹은 컷백을 한 번의 터치로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뛰어나, 킥이 좋은 풀백 리스 제임스와의 호흡이 좋다. 긴 다리를 이용한 주력 역시 준수하여, 수비수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상황에서도 득점을 뽑아낸다.

하지만 에이브러햄은 강점이 명확한 만큼 단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온 더 볼 상황에서 볼 키핑이 허술하여 상대 수비의 압박에 능숙히 대처하지 못한다. 또한,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나지만 연계 능력이 부족하여 전술적 활용성이 다소 떨어진다. 페널티킥 처리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중요 대회 승부차기 실축을 3회 기록했다.

(사진 8: 수비수의 압박에 고전하는 에이브러햄)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좋은 날이 드물다는 점도 큰 마이너스 요소이다. 득점 창출은 해 주지만 경기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골에 대한 욕심으로 중요한 기회에서 아쉬운 판단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5. 결론

 

타미 에이브러햄은 어려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천재 공격수이고, 챔피언쉽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20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의 폼을 되찾는다면, 첼시에게 힘이 될 것이다. 설령 그렇지 못해 팀을 떠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구단에선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선수의 거취와 미래가 기대된다.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Sofa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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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재욱

서론

 

공격적인 이적 시장, 램파드 감독의 경질, 투헬 감독의 대활약, 그리고 9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며 20-21 시즌의 마침표를 찍은 첼시는 이번 21-22 시즌에도 유럽 최강을 향한 위대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첼시의 21-22 시즌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지난 20-21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변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유럽 챔피언 첼시를 위협할 수 있는 세 가지의 변수는 무엇일까?


1. 복잡해진 일정,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면서 첼시는 클럽 월드컵과 슈퍼컵에 참가하는 자격을 얻었다. 슈퍼컵은 한 경기만 치르는 이벤트성 대회이고, 런던에서 그리 멀지 않은 북아일랜드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첼시에게 크게 부담되는 일정은 아니다.

하지만 19-20 시즌 아쉽게 슈퍼컵 우승을 놓치기도 했고, 첼시가 단 한 번도 획득하지 못한 타이틀이기 때문에 투헬 감독이 욕심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

가장 문제는 시즌 중에 열리는 클럽 월드컵이다. 2021 클럽 월드컵이 런던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본에서 개최하고, 각 대륙 정상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첼시로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대회일 전망이다. 게다가 클럽 월드컵은 한창 시즌을 치르는 중에 열리는 대회라 선수들의 체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클럽 월드컵은 쉬운 대회가 아니다. 당장 첼시도 2012년에 코린치안스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또한 유로 2020 4강 국가 모두 1명 이상의 첼시 소속 선수가 있었고, 하킴 지예흐와 에두아르두 멘디가 2022년 초에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국가대항전으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문제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2. 잠잠한 이적설, 소극적인 이적시장이 우려된다.

 

현재 첼시는 전 시즌만큼 활발한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지 않다. 작성일인 7월 11일 기준 아직 이적 시장 마감일까지 많이 남았지만, 이렇다 할 확실한 링크가 없는 상태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센터백, 3선 미드필더 자원 등 첼시가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아직 첼시는 기존 인원 재계약과 잉여 자원 처분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첼시는 치아구 시우바와 투헬 감독 재계약 오피셜이 난 상태이고, 모지스, 반 힝켈, 블랙맨, 카바예로, 토모리 등의 선수를 방출했다. 또한 라크루아, 라이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과 링크가 난 상태이다. 특히 막상스 라크루아는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며 키커지 평점 인터내셔널 클래스 등급을 받으며 리가 내 정상급 선수임을 입증했다.

 

볼프스부르크의 유망한 중앙 수비수 막상스 라크루아는 첼시 이적설이 돌고 있다.


유로 종료 후 첼시가 이전처럼 뜨거운 이적 시장을 보낼지, 또는 그저 그런 이적 시장을 보낼지 주목해보자.


3. 전술 파훼법 등장 가능성, 다른 플랜도 준비해야.

 


투헬의 3백 시스템은 중반기 부진했던 첼시를 확실하게 부활시켰다. 뤼디거, 조르지뉴, 캉테, 하베르츠, 베르너의 폼을 확실히 끌어올렸고, 그 결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WBA, 레스터, 아스날, 아스톤 빌라에게 패배하며 약간의 부침을 경험했다. 물론 계속된 피드백으로 인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첼시지만, 전술의 파훼법 등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유럽에서 투헬만큼 변화무쌍한 전술을 가져가는 감독이 얼마 없고, 전술의 파훼법이 등장한다 해도 즉각적으로 전술을 수정할 수 있는 감독이 바로 투헬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전술적 역량으로 시즌 중에 부임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다.


결론

 

상술한 이 세 가지가 이번 시즌 첼시의 변수들이다.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매우 힘들지만 정상의 자리는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 92-93 시즌에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한 이후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연속으로 거둔 팀은 15-16 시즌부터 17-18 시즌까지 3회 연속 우승을 거둔 레알 마드리드뿐이다. 과연 첼시는 21-22 시즌 어떤 변화를 만들고 어떤 활약을 할지, 그리고 리그 우승 도전과 챔피언스리그 정상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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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혁재

1. 서론

 

작금의 바이에른은 내홍을 겪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단장 살리하미지치 일명 브라쪼는 보아텡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플리크는 이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

플리크가 보아텡을 원해서도 있지만 문제는 발언 시기가 잘못된 것이 크다. 브라쪼는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보아텡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는데 이는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사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었고 플리크는 이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

가뜩이나 이적시장 정책을 앞두고 플리크와 브라쪼는 항상 의견 차이로 인해 갈등해왔다. 그리고 플리크는 조금 더 두터운 스쿼드를 원했으나 브라쪼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했으며 플리크는 이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 이적시장을 보내는 데 자신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독일 국가대표팀의 감독 요하임 뢰브가 유로 이후 사임을 발표했다. 독일 축구협회는 플리크와 클롭을 탐냈다. 그러나 클롭과 리버풀 보드진과의 신뢰관계는 두터웠기에 플리크를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플리크는 단장 살리하미지치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바이에른의 전 회장이자 현 명예회장 울리 회네스는 살리하미지치의 역성을 들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브라쪼와 플리크


챔피언스리그 탈락 이후로 이러한 갈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플리크는 바이에른의 감독에서 물러나고 디 만샤프트의 감독을 맡으며 현 라이프치히의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이 바이언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루머를 여러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마테우스와 하만 역시 이 사건을 공론화하며 언론과 부화뇌동해 구단을 흔들고 있다.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며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 플리크와 이적시장 플랜을 완전히 망친 살리하미지치의 차이는 팬들도 알고 있고 팬들은 단장 브라쪼에게 분노한 상황이다.

칸이 플리크와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했지만 이 불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 관도대전에서의 원소의 모습과 작금의 회네스의 모습

 

그러면 왜 뜬금없이 바이에른 뮌헨의 보드진에게 삼국지를 권한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삼국지에도 조직에서 이러한 상황에 있었던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례에서 대처를 잘못해서 대업을 망친 사례들도 있다. 그럼 해당 사례들을 보자.

첫 번째로 관도대전에서 패한 원소의 이야기이다. 원소가 관도대전에서 패한 이유 중 하나는 원소군의 보급창고가 있던 지역인 오소를 잃어서가 크다.

조조는 도박수로 원소군의 식량과 군수품이 가득한 보급창고인 오소를 공격했고 원소의 휘하 무장 장합은 오소 구원을 해서 보급품을 지켜야 된다고 진언했다. 하지만 여기서 원소의 모사 곽도는 장합을 깎아내리며 조조의 본진을 공략할 것을 진언했다.

원소는 곽도의 전략을 채택하고 장합에게 조조의 본진을 공격시켰다. 그리고 오소 구원에는 한순이라는 다소 평범한 장수와 소수의 병사만 보냈다.

당연히 오소 구원에도 실패했으며 조조군의 본진 수비도 조조가 튼튼하게 대비해놓은 탓에 장합은 조조의 본진 공략에 실패했다.

그러자 원소가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까 두려웠던 곽도는 작전은 완벽했으나 장합이 불만을 품고 힘써 싸우지 않아 패했으며 "장합이 군이 패한 것을 기뻐하며 불손한 말을 했습니다." 라며 장합을 음해했다.

그리고 원소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장합을 죽이려고 사신을 보냈으며 곽도의 음해를 눈치챈 장합은 진짜로 조조에게 투항해버렸으며 자신의 주군이었던 원소의 본진을 습격하는 데 큰 공을 세워버린다.

훗날 장합은 조조의 휘하에서 서량의 군벌들과의 싸움, 그리고 대촉전선에서 촉나라 승상 제갈량과의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운다.

그리고 장합을 음해한 곽도는 원소 사후에도 권력다툼에 몰두하며 원소에게 배제당한 원소의 장남 원담을 충동질해 삼남 원상과의 후계자 다툼을 유도했으며 결국 이는 기회를 노리던 조조에게 득이 되는 상황이 되어 조조가 원씨 가문의 영지인 하북 지역을 차지했으며 곽도는 자신의 주인 원담과 함께 조조군에게 살해당했다.

조금 내용은 극단적이지만 작금의 바이에른의 상황과 유사하지 않는가?

실질적인 권력자인 명예회장 회네스의 총애를 등에 업은 브라쪼는 팀의 시즌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유능한 명장 플리크와 충돌을 빚는다.

 

바이에른의 실질적인 권력자 前 회장이자 現 명예회장 울리 회네스


바이에른의 수뇌부들은 단장인 브라쪼의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바이에른은 결국 주전에 의존도가 높은 얕은 선수단을 보유하게 됐으며 주전들이 부상당했을 때 그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어지며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한다.

심지어 그나마 영입한 선수도 선수를 기용하는 감독 플리크의 픽이 아닌 단장 브라쪼의 픽이었으며 플리크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성적을 내려 고군분투했으나 경기를 앞두고 보아텡의 사기를 꺾는 내부 총질을 한 건 단장 브라쪼였다.

그리고 회네스는 자신이 총애하는 브라쪼의 역성만 들며 플리크를 음해하고 있으며 플리크를 밀어내려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 비슷한 상황이지 않는가?


3. 바이에른의 보드진은 조조를 본받아야 한다.

 

그러면 바이에른의 보드진이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바로 다음의 일화이다.

조조는 회남 지역에서 황제를 사칭한 반역자 원술을 공략하던 때의 일이다.

조조군은 30만이나 되는 군사를 이끌고 갔지만 군사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하루에 소모되는 식량이 많았으며 여러 군은 가뭄으로 인해 군량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 손책에게도 군량 10만 섬을 꿨지만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자 조조는 군량 담당관에게 군량을 작은 섬으로 나누어주면서 위급함을 넘기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병졸들이 원망하는 것을 걱정했고, 실제로 병사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그러자 조조는 군량 담당관에게 "미안하네만 자네의 목이 필요하네, 자네의 가족들의 여생은 평생 보장하겠네."라고 말하며 그를 처형했고 군량 담당관이 군량을 착복했기에 그를 처형했다고 공표하며 병사들의 원망을 군량 담당관에게로 돌렸다.

잔인하고 비정한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병사들의 사기는 중요하다. 이는 축구계에서 팬들과 선수들의 사기도 마찬가지다.

지금 바이에른의 팬들은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브라쪼에게 불만이 가득하다. 주도한 영입은 대부분 실패했으며 성공가도를 거두는 감독에게 어깃장을 놓는다는 언론의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신기한 상황이다.

 

브라쪼와 플리크


바이에른의 레전드인 에펜베르크와 전임 감독인 니코 코바치 모나코 감독조차도 이 상황을 어이없어하고 있으며 팬들도 동요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동요하지 않지만 이대로라면 선수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거기다가 브라쪼는 위에서 언급한 군량 담당관처럼 잘못이 없는 상황도 아니다.

답은 간단하다. 팬들을 실망시키며 명장의 발목을 잡은 살리하미지치를 단장직과 이사회에서 내쳐야 한다. 살리하미지치가 있는 한 플릭은 떠날 거라는 불안감은 언론에 의해 계속 조장할 것이며 떠드는 걸 좋아하는 마테우스와 하만도 그 이야기를 계속 언급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언론 플레이에 팬들은 항상 불안 해할 것이며 이는 선수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테우스와 하만의 언론 플레이를 막고 선수단의 사기를 회복하고 팬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방법은 브라쪼를 내치는 것 이외에는 없다. 이 상태라면 플리크가 떠나고 나겔스만이 온다고 해도 브라쪼의 간섭만 커질 뿐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4. 결론

 

사마소는 휘하의 측근 가충이 부하들을 시켜 위나라의 황제이자 조조의 후손 조모를 살해했을 때 실질적으로 조모를 살해만 한 성제와 성쉬만 처벌하고 황제 시해를 지시한 가충은 살려줬다. 이에 진태는 '가충을 처형하는 게 그나마 천하에 사과하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사마소는 가충을 지키고 싶었는지 "그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겠소?"라고 물었다. 하지만 진태는 단호하게 "그 이상은 있지만 그 이하의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라고 진언했다. 즉 가충을 책임지게 하고 싶지 않으면 사마소 당신이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명예회장 회네스와 현재 바이에른의 수뇌부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결국 유능한 감독을 지켜내고 팬들의 마음을 달래려면 최소한 단장 살리하미지치, 일명 브라쪼가 물러나는 조치를 취해야 그나마 팬들의 성난 민심과 땅에 떨어질 수 있는 선수단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

지금의 바이에른은 위기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려면 위기를 자초한 원흉을 내쳐야 한다.

설령 플리크가 이것과 상관없이 나간다고 해도 브라쪼는 나가야 한다. 이미 한번 유능한 감독을 질투해 자신이 어깃장을 놓은 이력이 있다. 나겔스만은 플리크보다도 경험과 이룬 업적이 적다. 플리크가 횡포에 지쳐서 나갔다면 나겔스만도 또 다른 희생자가 될 수 있다.

 

현재 바이에른의 감독 플리크와 바이에른의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의 퍼거슨이 될 남자를 눈에 두고 무능한 단장을 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구단의 근간인 팬들이 허락하지 않을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그 이상은 있지만 그 이하의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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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용

 

원 출처: dongneazesoccer.tistory.com/122

1. 치망순역지 (齒亡唇亦支)

 

치망수역지란 성어가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뜻으로 요긴한 것이 없어지면 다른 것이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된다는 뜻이다.

인생은 물론이고 축구에서도 이 성어는 적용된다. 클럽팀은 주축 선수가 이적하면 비슷한 유형의 다른 선수를 영입하거나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구하지 못하면 팀의 전술을 바꾸며 새롭게 팀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그럴 수가 없다. 해당 국적의 선수는 웬만해서는 부를 수 있지만 오직 해당 국적의 선수만 활용할 수 있기에 해당 국적에 필요한 유형의 자원이 없으면 전술을 대폭 바꿔나갈 수밖에 없다.

현재 독일 국가대표팀의 상황도 이와 같다. 과거에는 우베 젤러, 게르트 뮐러, 호어스트 흐루베쉬, 루디 푈러, 위르겐 클린스만, 올리버 비어호프, 미로슬라프 클로제라는 훌륭한 정통 스트라이커들이 압도적인 득점력과 강력한 헤딩, 그리고 결정적인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서독 축구 대표팀인 디 만샤프트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게르트 뮐러와 우베 젤러


하지만 클로제와 고메스가 은퇴한 이후의 독일 국가대표팀에는 정통 스트라이커들이 남지 않았다. 티모 베르너는 빠른 발을 활용한 박스 침투에는 능하지만 포스트 플레이나 전방에서 피지컬을 앞세워 버텨주는 역할은 불가능한 공격수이다. 실제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원톱으로 나오며 부진한 활약을 보여줬다.

리로이 자네, 세르쥬 그나브리 등 기동력이 훌륭한 측면 공격 자원은 많지만 전방에서 버텨줄 자원이 없는 독일은 공격 조합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에 빠져있다. 심지어 펄스 나인의 자리에서 재능을 보였던 하베르츠마저 레버쿠젠에서 첼시로 이적한 뒤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에 기용되다가 부진한 활약을 펼치며 뢰브 감독의 머릿속을 더 어지럽히고 있다.

 


2. 명장들의 선물

 

뢰브는 운이 좋은 사나이다. 물론 그의 업적을 폄하하려고 이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뢰브가 이끄는 디 만샤프트의 각 소속팀 선수들 중에는 명장들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이 많으며 그들이 선수들을 크게 발전시킨 것은 사실이다.

뢰브의 수석 코치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을 이끈 한지 플리크는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다수의 디 만샤프트 소속의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플리크는 여러 돌발 상황으로 여러 수를 두며 성장했는데 2019-20 시즌에 레반도프스키가 부상으로 쓰러졌을 때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고 안쪽으로 파고드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그나브리를 펄스 나인으로 활용했으며 큰 덩치와는 반대로 상당히 발이 빠르며 공격 전개에 능한 쥘레를 라이트 백으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을 썼으며 쥘레나 파바르가 민첩성에서 약점을 보이는 것을 알고 빠른 기동력을 지닌 리로이 자네를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윙어인 토르난테로 스타일을 바꾸며 이는 최근에 라치오와 쾰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큰 키에 비해 빈약한 피지컬로 자신의 큰 키를 활용하지 못했던 고레츠카를 코로나 락다운 기간에 벌크업을 시켜 완전히 다른 선수로 탈바꿈시켰으며 이에 피지컬 활용이 늘어난 고레츠카는 키커 랑리스테 수비형 미드필더 항목에서 WK-2를 받았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자신의 약점인 신체 능력이 오히려 장점으로 거듭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나겔스만은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클로스터만과 할슈텐베르거를 활용한 유연한 스리 백을 보여줬으며 로제, 가스페리니, 글라스너 등 이름 있는 감독들이 디 만샤프트의 동향이 될 자원들을 잘 양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선물은 뢰브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는 신체 능력과 득점력이 좋지 않았던 전방의 공격수 가브리엘 제주스를 수비라인 유인에 활용한 뒤 중앙 미드필더로 시작해 박스까지 침투하며 슈팅을 날리며 득점하는 역할을 맡으며 맨체스터 시티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귄도안은 2020-21 시즌에 21경기에 출전해 무려 11골이나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무리뉴의 토트넘을 상대로는 멀티 골을 넣으며 팀의 대승에 기여하는 등 팀의 해결사로 거듭나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귄도안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트라이커처럼 뛸 수 있으며 놀라운 센스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그가 가짜 공격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는 비록 오늘 페널티 킥을 실축했지만 그다음 두 골을 넣었습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한 단계 더 성장하며 월드클래스의 재목을 보여준 두 미드필더 귄도안과 고레츠카 (출처: 법정스님의 소유)


강력한 피지컬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고레츠카와 득점력을 얻으며 득점 감각에 눈을 뜬 귄도안은 뢰브에게도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자 그러면 어떤 대형으로 나서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건방지게도 일개 축구팬에 불과한 본인이 의견을 한번 내 보겠다.

 


3. 미들라이커를 활용한 3-5-2 시스템

 

 

위 사진의 대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명목상의 투 톱은 2019년 3월 24일,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3-2로 이겼을 때의 공격 조합과 같다. 그들은 유기적인 스위칭과 빠른 발을 활용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때와는 중원 대형이 다소 다르다. 그땐 키미히와 크로스의 투 볼란치와 고레츠카가 전진하는 대형이지만 이번에는 키미히 원 볼란치에 고레츠카와 귄도안이 전진해있으며 양 윙백인 고젠스와 바쿠는 키미히와 같은 라인에 있다. 고젠스는 그나브리가 중앙으로 침투할 때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백 스리는 대표팀에 복귀할 확률이 높아진 훔멜스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겸할 수 있는 쥘레와 왼쪽 측면 수비수를 겸할 수 있는 할슈텐베르거로 수비 라인을 잡았다. 골키퍼는 당연히 노이어다.

본인이 이 대형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의 이유에서다.

하나, 귄도안의 훌륭한 박스 침투 능력이다. 스위칭에 능한 그나브리와 빠른 발로 수비의 균열을 내는 데 능한 자네의 존재는 귄도안이 페널티 박스로 침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둘, 레온 고레츠카의 왕성한 활동량과 강력한 피지컬 능력이다. 고레츠카는 공격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강력한 피지컬과 영리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상대 수비수들을 견제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셋, 고레츠카와 귄도안의 전진으로 발생하는 공백으로 인한 키미히의 과부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 오른쪽 윙백인 보테 바쿠는 중앙 미드필더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키미히를 지원하는 역할과 상대의 인사이드 하프를 노리는 전략 모두가 가능하다. 게다가 자네와 쥘레는 측면 수비를 담당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그들에게 측면을 맡기고 키미히를 돕는 위치로 갈 수 있다. 추가로 키미히는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선수다.

넷, 측면 지향적인 고젠스가 있는 왼쪽은 스리 백을 담당하는 훔멜스의 전진으로 해결될 수 있다. 훔멜스가 전진해도 최소한 할슈텐베르거와 쥘레가 버티고 있으며 훔멜스가 전진하는 상황이면 바쿠와 자네까지도 수비에 가담하게 할 수 있다. 할슈텐베르거는 레프트 백을 볼 수 있는 선수다. 추가로 골키퍼인 노이어는 스위퍼라고 불릴 만큼 커버 범위가 넓은 선수다.

다섯, 고젠스가 왼쪽 측면 공격에 적극적이기에 그나브리는 상대적으로 중앙에서 고레츠카와 함께 상대 수비를 유인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는 고젠스, 귄도안, 그나브리, 고레츠카, 자네의 오각 편대가 공격에 가담한다.

여섯, 이런 다양한 방식의 스위칭은 잘 통제가 되지 않으면 크게 꼬일 수 있지만 바이에른의 중원을 완벽하게 조립한 키미히와 훌륭한 수비라인의 리더 훔멜스, 그리고 그 뒤에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지휘하는 주장 노이어의 존재가 있다.

일곱, 왕성한 활동량을 보인 귄도안과 고레츠카가 체력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존재한다. 특히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며 박스 침투에 특히 능했던 노이하우스는 그들의 체력을 안배해줄 좋은 선수이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선 수비적인 자원인 나폴리 소속의 데메를 활용할 수도 있으며 골이 필요한 상황에선 마르코 로이스나 경우에 따라서는 카이 하베르츠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 추가로 수비진에도 다재다능한 케흐러나 클로스터만, 그리고 경험이 많은 보아텡을 백업으로 둘 수도 있으며 이전까지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지만 이번 시즌 후반기에 부활의 조짐이 보이는 도르트문트의 니코 슐츠도 활용할 수도 있다.

종합하자면 이 전술은 빠른 템포를 가져가면서 유기적으로 스위칭을 하며 상대 수비진과 공격진을 교란하는 게 중요한 전술이다.

 


4. 옛 영웅들의 희생

 

하지만 이 전술의 아쉬운 점도 있는데 노이어를 제외한 2014 월드컵의 우승 주축들의 다수가 이 전술에서는 희생될 수 있다.

뢰브에 의해 은퇴했으나 최근 복귀설이 도는 토마스 뮐러와 백곰 군단의 중원을 지휘하는 토니 크로스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두 선수는 아직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디 만샤프트의 우승을 주도했던 영웅이었던 토니 크로스와 토마스 뮐러 (출처: 골 닷컴)

 

크로스는 매 경기 90%를 넘는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마드리드의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고 있으며 토마스 뮐러는 2019-20 시즌 바이에른의 트레블 달성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 중 한 명이고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이나 스피드에서 그들은 고레츠카와 귄도안보다 적합한 자원은 아니다. 뮐러가 박스 침투는 능하지만 수비에 기여하는 부분은 귄도안이나 고레츠카보다 떨어지며 크로스가 그들보다 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지만 역시 공격수의 역할을 하기엔 어렵다. 그렇다고 키미히와 경쟁하기에는 현재 키미히의 활동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이 체제에서는 잘해야 백업 선수 역할일 것이다. 후반에 골이 필요할 때 뮐러가 귄도안을 대신 나올 수는 있으며 키미히의 체력적인 문제를 도와줄 교체 선수로 크로스를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이상 주전급으로 활약하기엔 전술적인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부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5.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

 


뮐러와 크로스는 독일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끈 위대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역사를 되돌려보자. 헬무트 쇤은 유로 72 때는 맹활약한 귄터 네처를 1974 서독 월드컵에서는 팀의 전술 컨셉과 맞지 않자 과감히 교체했고 서독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미헬스와 크루이프가 이끄는 토털 풋볼의 네덜란드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의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베르티 포그츠는 과거 서독 말기와 통일 독일 초기의 전성기를 이끈 마테우스와 토마스 헤슬러, 그리고 위르겐 클린스만과 위르겐 콜러 같은 노장들을 내치지 못하고 계속 기용했다가 기동력 부족과 낡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게 3-0으로 대패하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장 뢰브도 시대에서 뒤처진 외질과 케디라, 당시에 기량이 좋지 않았던 토마스 뮐러와 제롬 보아텡을 기용하면서 멕시코와 한국에게 패하며 80년 만에 조별 예선 탈락을 하지 않았던가?

가장 최근에는 스페인에게 6-0으로 대패하며 뢰브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본인이 제안한 전술이 일개 축구팬의 소견일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을 타개하려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브라질 월드컵 우승 당시 플리크와 뢰브 (출처: 분데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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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출처: dongneazesoccer.tistory.com/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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