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배경

 

현재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위상을 만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부임 이후 근 몇 년 동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흥망성쇠는 그의 철학이 확실이 묻어나는 전술과 함께했다. 4-4-2 포메이션과 두줄 수비라는 컬러는 아틀레티코를 2010년대 중반 유럽 축구계의 신흥 강자로 도약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이내 아틀레티코를 옥죄는 틀이 되어 그 이상의 발전을 막았다. 두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아틀레티코는 유럽 대권을 노리는 '컨텐더'의 위치를 굳혀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체'와 '쇠퇴'였다. 리그에서는 준우승과 3위를 오갔고, 챔스에서는 16강 또는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심지어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마저 경험했다. 19-20 시즌 리버풀과의 16강 매치에서는 그야말로 질식수비와 역습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며 이변을 연출했으나 냉정히 말하자면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이 한계였다. 리버풀전 이후, 유럽을 흔들던 아틀레티코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수렁에 빠진 아틀레티코가 20-21 시즌 라리가 순위표 정상으로 치고 올라간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호성적도 놀라웠지만 그 이면의 변화가 진정 놀라웠다. 틀을 부수고 나와 현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전술을 선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0-21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라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비대칭 변형 쓰리백 시스템으로의 변화였다. 비록 후반기에 흐름이 끊기며 처졌지만, 전반기에 쌓아놓은 승점 덕분에 라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2020-21 시즌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처: 유로스포츠)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다르게 말하면 전반기는 매우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후반기에는 다시 '정체'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시즌인 현재는 '쇠퇴'를 겪고 있다. 이는 곧 아틀레티코가 새로운 틀에 갇혔음을 의미하며, 그 틀의 성능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글에서는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틀로 자리 잡은 비대칭 전술이 야기한 문제점, 그중에서도 수비 붕괴에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II. 아틀레티코의 비대칭 전술

 

먼저 20-21 시즌 아틀레티코의 성공을 불러온 주전 라인업을 보겠다. 비대칭 변형 쓰리백이 눈에 띌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비대칭'에 주목을 해야 한다. 왼쪽과 오른쪽이 무엇이 다를까. 좌우 간 비대칭이 야기하는 이점과 문제점은 무엇일까.

 

2020-21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라인업


일반적으로 쓰리백은 3명의 중앙 수비수와 2명의 측면 수비수를 둔다. 그러나 위의 비대칭 포메이션에서는 수비수가 총 4명 (중앙 3명 측면 1명) 뿐이다. 이는 좌측면의 야닉 카라스코를 토르난테, 즉 수비형 윙어로 배치하여, 공격과 수비 모두에 가담하도록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라스코는 일반적인 쓰리백에서의 좌측 윙백보다 더욱 오버래핑을 한다. 반대쪽 윙백인 트리피어도 수비보다는 공격, 활발한 오버래핑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데 카라스코는 이보다 더 올라가서, 공격 시 아예 윙어의 역할을 수행한다.

전술 변화가 20-21 시즌 아틀레티코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준 최고의 수가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야말로 선발 11명의 배치에 구멍이 없었다. 큰 기대를 걸었던 브라질리언 레프트백인 헤낭 로지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시메오네 감독은 과감하게 야닉 카라스코와 마리오 에르모소를 기용했다. 카라스코는 측면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깨부쉈고, 수비 가담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도 중원의 토마 르마, 공격의 주앙 펠릭스와의 삼각 연계는 지공 상황에서도 훌륭한 무기가 되었다.

 

왼쪽에서 볼 진행에 대한 카라스코의 중요성 (출처: totalfootballanalysis.com)


에르모소는 레프트백을 소화할 수 있지만 본 포지션은 센터백이었고, 왼발을 이용한 빌드업이 장점인 선수였다. 포백에서 센터백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수비에 다소 불안함이 있었고, 레프트백으로 쓰기에는 기동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계륵과 같은 존재였는데, 아틀레티코는 쓰리백으로 그것을 해결했다.

쓰리백에서 양쪽 센터백을 흔히 '스토퍼'라고 표현하는데, 스토퍼 중 한 명을 빌드업에 특화시키고 나머지 두 명의 중앙 수비수들에게 수비 부담을 더 주는 활용법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에르모소도 마찬가지로 왼발 빌드업에 특화된 옵션으로 기용되었다.

 

에르모소가 공격진에게 보내는 롱 패스 (출처: intothecalderon.com)


이렇게 팀의 구멍이 메워지고 상당한 이점만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기 마련이고 아틀레티코의 변형 쓰리백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약점이 가려졌다가 뒤늦게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당장 위의 문단들만 읽어보아도 문제점 하나가 보인다. 빌드업의 시발점인 에르모소, 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카라스코-르마-펠릭스의 삼각편대. 모두 좌측에 편향되어있지 않은가? 공격이 단조로워지지 않겠는가?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는 불안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 문제점은 매우 훌륭하게 가려졌다. 우측면의 트리피어-요렌테 콤비가 좌측면 삼각편대 못지않은 파괴력을 보여주어 공격 루트의 단순화를 막았다. 트리피어의 강력한 크로스, 요렌테의 침투와 슈팅은 순간적으로 헐거워진 상대의 페널티 박스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 수 있었다. 이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성공적으로 보완한 좋은 예시이다. 우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 지원으로 공격 전개시 단조로움을 막아줄 수 있는 트리피어는 21-22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났다.

 

트리피어의 히트맵 (출처: shieldsgazette)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 수비의 구멍이다. 카라스코가 아무리 열심히 뛰며 수비에 가담한다 하여도, 결국 그의 본 역할은 공격수다. 아무리 빨리 수비하러 뛰어 내려와도 뒤에 빈 공간이 크게 발생한다. 또한 개인의 수비 능력도 전문 측면 수비수에 비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카라스코를 윙백으로 기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수비에 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완했나? 그리고 지금은 왜 보완에 실패했나?

비대칭 전술을 사용한 첫 시즌, 이러한 구조적인 수비 불안이 있었지만 히메네스와 사비치의 철벽같은 수비력이 수비의 붕괴를 막아줬다. 특히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사비치가 버텨주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 사비치마저 기량 저하가 눈에 띄기 시작했고 히메네스는 결장이 더욱 잦아졌고, 펠리페의 경기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섯 명의 수비 요원을 선발로 써야 하는데, 팀 내 수비수 중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히메네스 단 한 명뿐인데 그마저도 부상과 징계로 인한 결장이 많다. 당연히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선수들의 배치, 구조를 짠다는 것은 전술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일 것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틀을 찾고 그 틀을 바탕으로 여러 플랜을 짜면서 선발 명단 열 한명이 이루는 진형을 완벽하게 다듬어가는 것이다. 약점을 최대한 가리고, 강점을 최대한 뽐내야 한다. 한정된 선수단으로 극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이 전술의 존재 의의, 감독의 임무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아틀레티코의 수비 붕괴는 단순히 선수들 폼의 문제가 아니다. 전술적,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수비 진형부터 불완전한데, 이를 보완하기는커녕 오히려 같은 형태만을 고집하며 점점 파훼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수비 진형에는 대체 어떤 문제가 남아있는 걸까.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 걸까.

사실 비대칭 변형 쓰리백을 사용했던 이전의 강팀들은 수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잠재적인 위기를 성공적으로 예방했다. 어떻게 해냈을까? 의외로 단순하다. 그저 양쪽 사이드의 균형을 맞췄을 뿐이다. 이것은 단순한 선례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법칙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교과서적인 방법이다. 어떻게 양쪽의 균형을 맞추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III.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둔 역사적 강팀들

 

III-I. 엘레니오 에레라의 카테나치오

 

현대적인 변형 쓰리백의 원조 중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카테나치오다. 원래 카테나치오는 중앙 수비수들 뒤에 리베로를 두어 수비 숫자를 늘린 이탈리아식 수비 축구를 아우르는 용어지만, 명장 엘레니오 에레라가 유럽을 제패했던 인테르 감독 시절 사용했던 그만의 독특한 전술을 지칭하기도 한다.

 

카테나치오로 유럽을 제패한 인터 밀란의 라인업


과르네리와 부르니치 뒤에 아르만도 피키를 리베로로 배치하여 수비를 강화했는데, 흥미롭게 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양쪽 측면이다. 좌측면의 지아친토 파케티는 유럽 축구사에서 처음으로 오버래핑을 구사한 측면 수비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측면 수비수에게 공격 임무까지 부여한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우측면에는 수비수가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의 윙어 자이르가 수비에 많이 가담했지만 어디까지나 수비형 윙으로서의 수비 가담이었다.

아니, 수비 축구에 한쪽 수비수가 없다고? 선뜻 보면 이런 착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중앙 수비의 오른편에 위치한 타르치시오 부르니치를 주목해야 한다. 센터백처럼 보이지만 사실 라이트백에 가까운 포지션이다. 부르니치는 뛰어난 피지컬을 기반으로 수비 시 중앙과 측면을 넓게 커버할 수 있었다. 반대편 수비수인 파케티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적 개념으로 보자면, 수비형 풀백과 스토퍼를 혼합한 듯한 특이한 롤일 것이다. 이 덕분에 우측면에 현대적인 측면 수비수가 존재하지 않아도 자이르와 부르니치로 커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테르는 수비에 많은 인원을 몰아넣지 않아도 중앙과 측면을 모두 강하게 틀어막을 수 있었고, 수적 우위가 중시되는 축구사의 흐름으로 볼 때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III-II. 지오반니 트라파토니의 조나 미스타

 

1980년대 이탈리아를 지배한 유벤투스에게는 지오반니 트라파토니라는 명장이 있었다. 트라파토니는 쓰리백과 포백을 혼합한 『조나 미스타』라는 비대칭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 전술은 각 포지션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비대칭 전술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벤투스를 이탈리아 최강자로 만든 조나 미스타


당대 이탈리아 최고의 리베로였던 가에타노 시레아가 최후방을 책임졌고 브리오와 젠틸레가 그 앞을 지켰다. 안토니오 카브리니는 공수 모두에 능했던 현대적인 완성형 윙백이었다. 이 수비라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누가 뭐라 해도 우측면의 클라우디오 젠틸레다. 거칠고 숨 막히는 수비를 자랑하는 당대 최고의 도살자 중 한 명이었던 젠틸레는 과거 인터 밀란의 부르니치와 유사하게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수비수였으며, 더 나아가 공격 시 앞쪽의 빈 공간으로 전진하는 활동량까지 보여주었다.

젠틸레의 수비력과 활동량은 빈 공간을 채우며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팀 전술과 매우 찰떡이었다. 그래서 왼쪽의 카브리니와 같은 선수가 오른쪽에 없어도 팀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속적인 포지션 이동이 중요했던 조나 미스타 전술에서 젠틸레의 존재는 필수나 다름없었다.

 


IV. 역사에서 배울 교훈

 

20세기를 대표하는 비대칭 전술, 카테나치오와 조나 미스타에서 약점을 보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았다. 이를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이다. 

1. 공격과 수비에 모두 기여하는 수비형 윙어, 일명 토르난테의 존재

2.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우수한 수비력을 가진 수비수

3. 위 두 선수를 윙백이 없는 쪽 측면에 배치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이 포인트들을 적용해보자.

비대칭 전술로 성공을 거두었던 지난 시즌, 1번과 2번은 갖추었지만 3번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후반기부터 경기력 저하가 시작되었고, 이번 시즌에는 2번마저 상실하며 수비에 큰 붕괴가 일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 위의 1, 2, 3 요소를 모두 갖추면 적어도 구조적인 수비 구멍은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선수 영입으로 1, 2 요소를 손에 넣고, 전술적인 변화로 3번 요소를 보완해야 한다. 현재 수비형 윙인 카라스코의 뒤를 커버하는 건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수비수가 아닌,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에르모소이다. 이 부분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같이 쓰기에는 수비적인 부담이 큰 카라스코와 에르모소 (출처: AS)


물론 구조에 조금의 변화를 준다고 해서 당장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저하와 부상은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영입을 할 때, 이 삼박자에 초점을 맞추어 선수를 데려온다면 아틀레티코의 철벽 수비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가 저 세 가지 요소에 어떻게 어긋나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페이스북 페이지 라리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페이지 세리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칼럼리스트

허 경원

1. 서론

 

리그앙의 스타드 브레스트 29는 이번 시즌 시작 전, 강등 유력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혔다. 시즌 전 팀의 리더인 페로가 사우스햄튼을로 떠나고, 많은 득점을 책임지던 샤르보니에도 오셰르로 떠났다. 에이스인 파브레가 건재하지만, 확실히 약해진 스쿼드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었다. 걱정했던 대로, 브레스트는 시즌 초 리그 11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리그 최하위로 쳐졌다.

하지만, 모나코전 승리를 기점으로 브레스트는 리그 6연승을 달리며, 리그 순위를 20위에서 12위까지 끌어올렸다. 비록 이후 다시 침체된 모습을 보이며 현재 리그 순위는 13위로 떨어졌지만, 예상한 순위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브레스트가 약진을 보이는 동안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단연 에이스 파브레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활약한 선수가 있었다 - 프랑크 오노라. 오노라는 20/21 시즌 브레스트에 합류하여 첫 시즌 적응기를 거쳐 두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떤 선수인지 알아보자.

 


2. 프로필

 

 

출처: 플레이어스 신기한닉넴

 

이름: 프랑크 오노라 (Franck Honorat)

출생년도: 1996년 8월 11일

국적: 프랑스

현 소속팀: 스타드 브레스트 29

포지션: 윙어, 측면 미드필더

시장가치: 900만 유로

신체조건: 키 180cm / 몸무게 70kg

 


3. 커리어

 

3-1. 니스의 유망주 시절

 

툴롱 출생으로, 툴롱에서 자란 오노라는 2003년 SC 툴롱의 유스팀에 입단하며 축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툴롱에서 13세까지의 유년기를 보낸 오노라는 US 사나리엔느를 거쳐 2011년 15세의 나이로 OGC 니스의 유스에 입단한다.

니스 B팀에서 많은 기회를 받으며 성장한 오노라는 프랑스 연령별 국가대표에 꾸준히 뽑히는 유망주였다. 2013년, 오노라는 17세 2개월 23일의 어린 나이로 니스 1군에 데뷔전을 갖게 된다. 이 기록은 당시 기준 니스 역사상 최연소 데뷔 3위의 기록이었다.

 

사진1: 니스의 유망주 시절 오노라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오노라는 니스에서 세 시즌 간 1군과 2군을 오가며 매 시즌 몇 경기씩 교체로 투입되며 1군에서 활약했다. 오노라가 21세가 된 2017년, 니스는 오노라가 성인 무대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판단했고, 리그2의 소쇼로 임대 보낸다.

 

3-2. 망한 유망주라고? 아니야!

 

소쇼에 임대로 합류한 오노라는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리그2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단 하나의 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급기야는 2군 팀으로 강동 되기도 하였다. 이 시즌은 오노라와 니스의 계약 마지막 해였고, 실망스러운 활약에, 니스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자유 계약으로 니스를 떠난 오노라를 2016년 리그2의 클레르몽이 영입한다. 비록 실망스러운 활약이었으나,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클레르몽은 그 가능성을 보고 영입한 것이다.

클레르몽에서 오노라는 시즌 3골 8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 우측 측면 미드필더 롤에서 뛰며 사이드에서 퀄리티 높은 찬스를 만들어내며, 많은 도움을 기록할 수 있었다. 좋은 활약을 보인 오노라에게 리그앙의 생테티엔이 관심을 보였고, 16/17 시즌 후 생테티엔이 오노라를 2m 유로의 이적료로 영입하게 된다.

 

사진2: 클레르몽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쏜 오노라

 

17/18 시즌 재임대로 클레르몽에서 시즌을 보낸 오노라는 최고의 활약을 보인다. 4골 10 도움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 리그앙의 생테티엔에서 뛸 만한 기량임을 보였다.

 

3-3. 생테티엔에서의 부진, 브레스트에서의 부활

 

많은 기대를 받으며 맞은 생테티엔에서의 19/20 시즌이었지만, 오노라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기회를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기회를 받은 경기들에서 부진하며, 2군으로 강등되기까지 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리그 12경기 3득점이었다.

시즌 후 거취가 불분명해진 오노라를 브레스트가 영입해갔다. 파브레의 백업을 찾던 브레스트가 그를 5m유로의 이적료로 영입한 것이다. 비록 더 낮은 레벨의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라 해도, 리그앙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선수에 5m을 투자하는 것은 다소 무리이지 않은가 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그는 그다음 시즌 우려의 시선을 완전히 떨쳐냈다.

 

사진3: 인생의 터닝포인트, 브레스트 이적

 

브레스트에서 첫 시즌인 20/21 시즌, 오노라는 시즌의 시작을 파브레의 백업 자원으로 우측면에서 뛰며 시작했다. 교체 출장으로 기회를 간간히 받았고, 그 기회를 살려냈다. 달롤리오 감독은 그를 좌측면에서 주전으로 기용하고자 했고, 이것은 대 성공을 거두었다. 오노라가 좌측면에서 활약하며 리그 8골 5도움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20/21 시즌 중반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오노라는 21/22 시즌 데 자카리안 체제에서도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는 중이다. 오노라와 파브레, 양 날개는 리그앙에서 경쟁력 있는 측면 자원들로, 둘이 활약하기 시작하자 브레스트는 시즌 초반의 극한 부진을 털어내며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오노라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6골 3도움을 기록 중이며, 후스코어드 평점 7.16점으로 파브레에 이어 팀 내 평점 2위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흠 잡을 데 없는 윙어'

 

오노라의 가장 큰 장점은 단점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선, 오노라는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선수로, 이는 전술적으로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데 자카리안 감독의 전술이 현재의 4-4-2 형태로 정착되기 전에 다양한 2선 조합을 시도했는데, 중앙과 우측면에서 뛸 수 있는 파브레와 양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오노라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훌륭한 전술적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브레스트는 다재다능한 오노라 덕에 경기 중에도 2선 선수 간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에 교란을 주곤 한다.

 

사진4: 오노라의 히트맵. 그가 양 측면에서 능숙하게 뛸 수 있는 선수임을 알 수 있다.

 

양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주발인 오른발 못지않게 왼발 사용에도 능하다. 양발 사용이 능한 덕에, 오노라의 플레이는 미들 서드에서 파이널 서드로 넘어가는 지역에서의 측면 플레이에 큰 장점을 보인다. 수비수의 입장에 서면 상당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유형의 선수인 것이, 특유의 끈질긴 드리블링으로 측면으로 상대 진영 깊숙이 돌파하여 들어가는 플레이에서 장점을 보이는 동시에, 템포를 줄인 다음 다른 발을 사용해 공격수 혹은 반대편 윙어에게 전진 패스를 제공하여 어시스트를 많이 쌓기도 했기 때문이다. 역습 전술을 사용하며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공격이 진행되는 전술에서, 오노라는 많은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이다.

개인플레이와 측면 플레이메이킹에 모두 장점을 보이는 오노라는 이번 시즌 키 패스 횟수(50회)에서 리그앙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며, 박스 안 키 패스(19회)와 박스 밖 키 패스 횟수(31회)에서도 리그앙 2위를 기록 중이다. 상대 진영 어디서든 퀄리티 있는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훌륭한 플레이메이커라는 뜻이다. 경기당 90분당 키 패스 1.83회와 0.23 xA값은 그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 5: 오노라의 이번시즌 주요 스탯

 

이타적인 플레이뿐만 아니라 드리블을 통한 득점 찬스 창출에도 능하다. 주력과 테크닉이 뛰어난 유형의 윙어는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벗겨낸 후 끈질기게 공을 사수하는 드리블링을 자주 보이며, 드리블 성공보다는 반칙을 얻어내는데 능한 선수이다. 뛰어난 중거리 슈팅 능력 또한 보유하고 있는데, 오른발 감아 차기가 주 무기이다. 이번 시즌 박스 밖 슈팅에서 1.02의 xG값밖에 창출해내지 못했으나 실제로 4득점을 해내며, 중거리 슈팅 성공률 역시 높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흠잡을 데 없이 다방면에서 뛰어난 윙어인 오노라는 소쇼와 생테티엔에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롤인, 득점을 노리는 측면 포워드를 맡아 부진하였으나, 브레스트에서는 플레이메이커 롤을 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주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로 뛸 때 수비 가담이 느리고, 대인 마크나 수비 위치 선정 등 수비 능력이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노라는 이런 단점들을 안고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만큼 장점이 두드러지는 선수라는 것이 아닐까.

 


5. 결론

 

오노라의 맹활약으로 브레스트는 예상외의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노라는 비록 소쇼와 생테티엔에서 실패를 겪었지만, 브레스트에서 그의 기량을 만개하고 있고, 아직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이다. 브레스트의 든든한 주전 윙어가 된 오노라. 그가 얼마나 더 맹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Understat 

6-3. Sofascore 

6-4. Whoscored

 


 

블로그 Football de rêve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ASSE KOREA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리그앙 대신 전해드립니다 관리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이사

Etienne Jeong

서론

 

2022년 1월, 카디스를 3부 리그부터 라 리가까지 올린 영웅, 알바로 세르베라와 동행을 종료했다. 19977-78 시즌 처음으로 라 리가에 진출했던 카디스는 1980년대 오랜 기간 라 리가 잔류에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다시 추락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5-06 시즌을 제외하고 하부리그에서 보냈던 카디스였다.

 

자연스럽게 감독 교체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디스에게 세르베라는 5년 반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재임하며 111년 카디스 역사상 최장기간 감독직에 있었던 감독이었다. 카디스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카디스는 이번 21-22 시즌 라 리가에서 단 2승을 거두고 8무 10패를 하며 강등권으로 떨어졌기에 그를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시즌엔 승승장구하던 세르베라호의 카디스는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분석하고자 한다.

 

카디스의 영웅이었던 알바로 세르베라

 


1. 극심한 수비 위주의 전술운영

 

세르베라의 가장 큰 장점이자 20-21 시즌을 12위라는 중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던 키 포인트는 포백과 3선의 간격 조절이 상황에 따라 능했다는 것이다. 카디스는 전체적인 미드필더진의 주력 자체가 리가에서 굉장히 느린 편에 속했기에 이런 미드필더의 단점들을 과감한 간격 컨트롤로 수비 박스를 형성해 최대한으로 낮추었다. 이 덕분에 라 리가의 양강 레알과 바르사를 모두 이긴 쾌거를 달성하였다. 특히 리그 초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클린시트 승리한 것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대두되던 문제점은 역시 세르베라 감독이 전술 운영에 대한 과감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21-22 시즌부턴 앞서 말한 라인 간의 간격 컨트롤을 하지 않고 전방 포워드 선수만 둔 채로 전원 수비라는 다소 1차원적인 전술을 택했다. 클린시트나 최소한 패배를 막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의 거리를 유지한 수비 박스 형성 시 호흡은 여전했으나, 상대가 뒷공간 침투 빈도수가 잦은 팀이라면 미드필더진 전체가 페널티박스로 들어가 침투 경로를 차단하기에 급급했다. 때문에 볼을 끊고 전진해도 윤활유 역할이 없어 제대로 된 역습 상태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

 

카디스의 수비 상황

 


2. 측면에 치중된 전개

 

이 부분은 저번 시즌 역시 문제로 꼽혔으나, 수비 시스템과 겹쳐 더욱 부각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원의 기동력과 주력이 단점인 카디스이기 때문에 공격 템포 조절과 빌드업 시 사이드백이 그 어느 팀보다 중요한 카디스였다.

 

사이드백인 아카포와 에스피노는 이번 시즌 팀의 중심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공-수 면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라이트백 카를로스 아카포는 경기당 평균 가로채기 3회, 클리어링 4회로 수비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공중볼 경합 같은 경우 모두 승리해 100%를 유지 중이다.

 

카를로스 아카포의 스텟

 

레프트백 알폰소 에스피노 같은 경우 놀랍게도 리가 2골과 함께 2선 미드필더인 욘슨과 알렉스를 제치고 팀 내 최다 기회 창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빌드업과 공격이 에스피노 중심으로 패스워크가 지속되다 보니 볼의 순환 과정에서 중앙은 소외되고 측면에만 치중되어 경기 템포가 끊기기 마련이었다.

 

알폰소 에스파노의 스텟

 


3. 정체성을 잃은 알렉스 페르난데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팀의 주전 알렉스 페르난데스의 포지션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4-4-2 시스템을 추구했었던 세르베라 감독은 알렉스를 항상 좌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해 유기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패스 줄기 역할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4-4-2 시스템에선 포워드에 배치해 처진 공격수를 맡았으며 주기적으로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꿔 경기 단위는 물론 시간대 단위로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오갔던 알렉스이기에 확고한 주포지션이 없어졌고, 언급했었던 수비 시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팀의 전술 때문에 역습 상황 시 체력 부족으로 중심축,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시즌 새로 구축된 시스템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알렉스 페르난데스 사진

 


결론

 

카디스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레알 바야돌리드 감독이었던 세르히오 곤살레스를 세웠다. 포스트 플레이를 즐겨하는 그의 전술은 좋은 측면 자원들을 지닌 카디스의 강점을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가 카디스에서 바야돌리드에서 선보인 정석된 전술을 다시 꺼낼지, 또 다른 카드를 꺼내 19-20 시즌의 그라나다 계보를 이어나가 하위권의 반란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카디스의 신임 감독 세르히오 곤살레스


페이스북 페이지 라리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황 도윤

종목을 불문하고 과거에 훌륭했던 선수를 현재 최고의 선수들과 비교하며 평가하거나 과거의 선수가 현재 활약하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가정하는 것은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 다만 스포츠 자체가 순수하게 종목 내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종목 외적인 부분도 많이 가미될 수밖에 없으며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축구사에서도 특유의 종목 외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본 자도 있으며, 반대로 불이익을 본 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종목 외적인 부분은 과거와 현재의 기술 차이, 장비 차이 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국적과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더욱 빛을 보지 못한, 혹은 21세기에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선수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월드컵에 나가보지 못한 선수들 중 가히 역대 최고봉으로 뽑히는 선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은 알고 있듯이, 디 스테파노는 정말 옛날이니까 가능할 법한 갖가지 이유들로 인해 월드컵에 못 나간 비운의 선수로 기억된다.

 

디 스테파노는 1946년 월드컵부터 1966년 월드컵까지 총 5번의 월드컵 도전을 했는데, 엽기적일 정도의 스토리를 겪으며 실패를 반복했다. 우선 1946년에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으며, 1950년 월드컵에는 디 스테파노의 국가였던 아르헨티나가 불참했다. 또한 1954년 월드컵에는 갑자기 규정 영향을 받으며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던 디 스테파노의 월드컵 출전이 무산되었다. 이후 1958년 월드컵에는 역대 최강 소리를 듣던 스페인 국적으로 월드컵에 참여하려 했으나, 스페인이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물론 이때의 스페인 전력은 4년 뒤인 1962년에도 유지되었으나, 이때는 디 스테파노가 개막전 직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1966년 월드컵도 허리 부상 때문에 출전 자체를 하지 못했고, ‘월드컵 불운’ 그 자체의 커리어를 보내며 은퇴를 하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 재평가가 이뤄질 때, 만약 수많은 행정적, 정치적 틀의 안정화가 이뤄진 21세기에서 뛰었다면 디 스테파노는 얼마나 위상이 달라졌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심지어 디 스테파노는 다양한 능력과 훌륭한 축구 지능에서 나오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마저 역대 최고로 뽑히는 선수 중 한 명이기에, 아마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모든 부분에서 완성형에 다다른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빅이어는 참 쉽게 타냈지만 각종 불운으로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두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국적의 비운을 타고난 선수, 드라간 자이치다. 현대축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국적의 비운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나 라이언 긱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드라간 자이치를 1순위로 뽑고 싶다.

 

드라간 자이치는 유고슬라비아 국가대표 무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세계에 알렸으며, 자타공인 1970년대 초 최고의 윙어로 뽑히는 선수였지만, 유고슬라비아라는 국적이 그의 발목을 적지 않게 잡았다. 실제로 정치적 상황과 연관되어, 공산주의에 속하던 유고슬라비아는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차단했고, 드라간 자이치는 27세가 되어서야 프랑스 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다.

 

현재 21세기의 유고슬라비아의 후신 국가들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있는데, 각 나라들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이름값을 떨치는 것을 생각해보면 드라간 자이치의 케이스는 더욱 안타깝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고의 주장 드라간 자이치


마지막으로 언급할 인물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 마티아스 진델라다. 우선 진델라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도대체 “커피하우스 축구가 뭐야?”라고 물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설명하고 가도록 하겠다. 우선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에게 있어서 커피하우스란 존재는 영국에게 있어서 펍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단순히 무언가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토론하고, 대화하고, 논쟁하는 장소이자 지식적인 진취를 목표로 수다를 떨던 그런 분위기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오스트리아의 커피하우스 축구에 대해 영국과 다른 스타일로 축구를 해석할 수 있었던 까닭에 가깝게 언급하기도 했다. 즉 오스트리아가 전성기를 누렸던 20세기 초반은 커피하우스 축구의 낭만이 현실화된 것이자, 당연히 다뉴브 학파와도 연결되는 부분인 것이다. 마티아스 진델라는 이러한 오스트리아 축구사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는 선수이다. 위고 마이슬 감독의 분더팀-오스트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일컫는 말-에서 활약한 진델라는 다재다능한 공격수의 끝판왕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해냈고, 왜 자신이 당시 분더팀의 핵심 선수였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특유의 지능적인 중앙유럽축구 스타일을 이끌었던 진델라는 1938년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게 되었고, 1939년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나치 정권에 희생된 것이라는 음모론의 희생자로 지목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나단 윌슨(Jonathan Wilson)은 진델라의 죽음에 대해 그저 음모론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나,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과 진델라의 죽음은 커피하우스 정신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자, 동시에 다뉴브 학파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많은 것을 입증하게 되자 그들의 철학은 혁신적이었고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평가하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

 

진델라는 분더 팀을 이끌었으나 자신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안슐루스라는 치욕적인 일을 겪는다.


사실 이 글에서 언급된 세 명의 인물 말고도 축구사에서 시대적 배경에 희생당한 선수들은 여럿 있다. 스웨덴의 규정 상 국가대표에 출전하지 못했던 군나르 노르달이나, 야신 이후의 러시아 골키퍼 계보를 이었던 리나트 다사예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속속히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정말 까다롭게 시대적 배경의 불이익을 받은 선수들은 제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를 하나하나 조명하지 않는 이상 재평가의 난이도가 상당한 축에 속하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스포츠에 있어서 평가란 개념은 떼어놓을 수가 없는 요소에 속한다. 이는 옛날로 갈수록 자료의 빈약이나 국가와 행정, 정치적, 시대적 배경들이 공존하며 불이익을 양산해냈던 상황들이 적지 않았던 터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여러 가지 해석과 철학들이 맞부딪힌다. “옛날 선수들이 받았던 불리한 상대성을 보정해줘야 한다”나 “현대 축구 선수들의 상향 평준화된 전술 수행 능력을 더 인정해줘야 한다”등. 당장 무엇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겠지만 축구 철학이라는 것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칸트가 내놓은 3대 비판(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처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답이 일시적으로라도 제시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 블로그 나의 축구와 철학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프리미어리그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정 세현

“축구 과학자(the soccer scientist)”.

 

이 칭호는 UEFA가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지대했던 명감독 중 한 명으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Valery Lobanovskyi)를 뽑으면서 남긴 평가다. 물론 로바노브스키가 수학적, 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축구 철학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축구를 보고 있는 우리는 현재 전혀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을 체험하고 있다.

 

로바노프스키와 그 휘하의 과학자 참모진들


태초에 야망과, 경쟁심, 드라마틱함, 재능의 충돌 등을 바탕으로 한 낭만주의에서 시작하여, 스포츠는 그토록 융합될 것 같지 않던 과학, 수학과의 융합을 이제는 부정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과학적 기술은 발전하는 축구 장비와 의료 기술, 체계적인 선수 관리법 등을 기점으로 효과를 증명하더니, 21세기 모바일 혁명 이후로는 경기력 평가의 시각화, 스탯과 기록 정리, 훈련 시스템 정립, 유소년 육성 시스템 정립 등에서도 엄청난 가속도를 내며 전진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경기력이나 팀의 상태를 나타낼 때 자주 쓰이는 스탯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보완되고 있다. 예를 들어 xG(기대 득점 수치) 값이 혁신적이었다 할 지라도, 골키퍼의 기량 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점이 제기되는 등, xG값을 보완하기 위한 xGOT(유효슈팅 한정 기대 득점 수치) 값이 등장한다던가, xG90(90분당 기대 득점 수치)나 NPxG(페널티 킥 제외 기대 득점 수치)가 등장한다던가 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계 도중에도 이러한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상황까지 선보여지고 있다.

 

기대 득점 계산법 중 하나


하지만 당연하게도 과학적, 수학적 보완점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점이 많은 팀은 경기력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팀 스타일상 뒷공간을 상대 공격수에게 내주는 리스크를 지면서도 수비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거세게 하는 공격적인 전술 때문이라고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으며, 실점 상황 등에서는 갑자기 관중석에서 무언가 날아와 골키퍼가 한눈이 팔리는 등의 인간적인 변수가 생기는 것, 혹은 슈팅의 난이도 등이 골키퍼가 처한 상황. 즉 골키퍼의 시야 상태나 박스 안 인원수 같은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 등이 있다.

물론 아직 21세기의 반의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 정확히 말해서 모바일 혁명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축구를 포함한 여러 스포츠 종목들은 과학과 수학을 이용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고, 스포츠를 과학과 수학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기류가 늘어나고 있으나 역시 아직은 완벽하지는 않다. 아니 어쩌면 완벽함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완벽에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고 이는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욕망의 결괏값이 지금의 축구 시장은 과학과 수학적 이론 흡수 등의 상황을 통해 다양한 방법과 응용법으로 진취적인 상황과 변혁을 겪고 있는 것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다. 즉 현재는 축구 과학 혁명의 시대, 우리는 그러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과학 축구의 시조 로바노프스키의 동상


네이버 블로그 나의 축구와 철학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프리미어리그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칼럼니스트

정 세현

1. 서론

 

2018 월드컵 이후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던 독일은 감독 교체 후 분위기 역전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세대교체라는 과업도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완성도 100%에 수렴하는 선수단도 구축했다. 그러나 파죽지세의 독일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한 가지 있으니 바로 '9번 자원의 부재'이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도, 도르트문트도 아닌 다소 생소한 팀 마인츠에서 성장하고 있는 독일의 차세대 공격수가 있으니, 바로 '마인츠의 왕자' 요나단 부르카르트이다.

 


2. 프로필

 

출처: 플레이어스 유저 퓌엘

 

이름: 요나단 부르카르트

출생년도: 2000년 7월 11일

국적: 독일

현 소속팀: 마인츠 05

포지션: 스트라이커

신체조건: 키 181cm / 몸무게 76kg

시장가치: 1700만 유로

 


3. 커리어

 

3-1. '마인츠의 왕자'의 등장

 

요나단 부르카르트는 고향팀 SV 다름슈타트 98에서 유소년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2014년 마인츠 05에 입단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마인츠의 현 감독 '보 스벤손'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다.

유소년 팀에서 실력을 쌓은 부르카르트는 2018/19 분데스리가 3R 아우크스부르크전 선발 출전하며 프로 무대를 처음으로 밟게 됐다. 부르카르트는 이 경기를 기점으로 2019/20 시즌, 2020/21 시즌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고, 이 과정에서 리가의 전통 강호인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수한 활약으로 연력별 대표팀에 뽑힌 부르카르트 (사진출처: fussballtransfers.com)

 

3-2.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다

 

근 3년간 프로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부르카르트는 2021/22 시즌 마침내 자신의 재능을 만개했다. 리그에서만 총 7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한 것이다. 또한 17R 기준 요나스 호프만과 함께 리가에서 그나브리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은 독일인 선수가 되며 자신이 독일 대표팀의 미래임을 증명했다.

 

소속팀 동료 장 폴 뵈티우스와 함께 세레머니를 하는 부르카르트 (사진 출처: 빌트)


독일 U-15 대표팀부터 U-21 대표팀까지 각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쳤다는 점, 그리고 최근 보여주는 괄목할 만한 퍼포먼스를 미루어볼 때, 한지 플릭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독일 국가대표팀에서 부르카르트의 얼굴을 볼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플레이 스타일

 

'디 만샤프트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될 인재'

 

온 더 볼, 오프 더 볼 상황을 불문하고 상대 수비라인을 교란시키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에 능력이 있다. 오프 더 볼 상황의 경우,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어 공간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공중볼 경합을 도전하기에는 다소 불리한 신장임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헤더 골을 성공시키는 장면을 이따금씩 볼 수 있다.

 

부르카르트의 침투 루트


온 더 볼 상황의 경우, 다부지고 탄탄한 몸을 사용해 이른바 등을 지고 팀원에게 침투할 시공간적 여유를 마련해주는 플레이에 능숙하다. 마인츠의 보 스벤손 감독은 부르카르트의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시켜줄 투톱 파트너로 오니시보를 기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다방면으로 공격적인 영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등 지는 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아래 지역에서부터 공을 밀고 들어가는 힘이 있다. 그러나 가끔씩 무리한 드리블로 턴오버를 만드며 팀을 곤경에 빠트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5. 결론

 

최근 독일 대표팀은 메이저 대회에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80년 만에 1라운드에서 탈락했으며 유로 2020과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데뷔한 부르카르트는 니코 슐로터벡, 카림 아데예미, 자말 무시알라, 플로리안 비르츠와 함께 주목할만한 디 만샤프트의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대회에서 독일의 최전방 공격수는 디 만샤프트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그가 끊어진 디 만샤프트의 공격수 계보를 다시 이어가며 또 다른 황금기를 이끌 주인공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Wikipedia

6-3. Bundesliga.com

 

6-4. Totalfootballanalysis

 


 

블로그 오성윤의 축구방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분데스리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페이지 K리그 크리에이터 연합 부관리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간부 크리에이터

오 성윤

1. 서론

 

2021년 7월 치러진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유로 2020 결승전. 끝내 만치니의 이탈리아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허나 이 경기에서 킥오프 후 2분만에 득점하며 잉글랜드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풀백이 있다. 이 선수는 이러한 유로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현 시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레프트백이라는 평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과체중에 평균 이하의 기량이라며 비판 받았던 이 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좌측을 책임지고 있는 루크 쇼이다.

 


2. 프로필

 

사진출처: 법정스님의 소유 

 

이름 : 루크 쇼

출생년도 : 1995년 7월 12일

국적 : 잉글랜드

현 소속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포지션 : 레프트 백, 센터 백

시장 가치 : 4200만 유로

신체 조건 : 키 185cm / 몸무게 81kg

 


3. 커리어

 

3-1. 데니스 어윈과 애슐리 콜을 이을 재능의 혜성 같은 등장

 

루크 쇼는 어릴적 애슐리 콜의 플레이를 보며 축구 선수로서, 더 나아가 콜과 같은 레프트백으로서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는 11-12 시즌 고작 16세의 나이로 사우스햄튼 1군에  데뷔했으며 이후 12-13 시즌부터 쇼는 본격적으로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경험을 쌓는다. 13-14 시즌에 쇼는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무려 PFA 올해의 팀에 포함되는 영예를 누린다.

 

사우스햄튼 시절의 루크 쇼 (사진 출처: IBTimes UK)

 

항상 전력 보강을 원하는 빅클럽들은 쇼의 이러한 활약을 주시했고, 그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그의 영입을 원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올드 트래포드로 향하게 된다.

 

3-2. 시련

 

많은 기대를 받고 왔지만 쇼의 맨유에서의 첫 시즌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시즌 내내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며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다음 시즌인 15-16 시즌이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PSV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의 깊은 태클에 그만 정강이가 이중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쇼는 이후 시즌 막바지경 복귀했으나 기량 하락과 잦은 부상으로 인해 고전하며 무리뉴 감독의 공개적인 비판을 받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루크 쇼는 17-18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에 몸관리에 실패하며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때문에 쇼는 무리뉴의 눈 밖에 나 해당 시즌 내내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으며 시즌 종료 후 그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팬들 사이에서 확산되기까지한다.

 

무리뉴와 루크 쇼 (사진출처: 더 썬)

 

그러나 쇼는 절치부심했다. 그는 18-19 시즌 개막 직후 엉망이던 맨유의 수비진 속에서 군계일학처럼 활약하며 맨유 8,9월 이달의 선수상을 연속 수상했다. 그리고 12월 치러진 노스웨스트 더비를 마지막으로 무리뉴가 경질되고 솔샤르가 임시 감독직에 오르자 팀의 상황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끝내 구단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으나 시즌 내내 훌륭한 모습으로 수비진을 이끌었던 쇼는 시즌 종료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다.

 

그런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또 한 번 부상이었다. 그는 19-20 시즌에 돌입하자마자 부상으로 인해 약 3달 가량을 결장했고 해당 기간동안 입지를 잃었다. 그 결과 2020년 1월이 되어 겨울 이적시장이 개막하자마자 린가드와 함께 방출 대상 1순위로 꼽히는 굴욕까지 맛봐야 했다.  그나마 해당 겨울 이적시장에 쇼 대신 애슐리 영이 떠나고 쇼가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는가 했지만, 잔여 시즌동안도 결국 계속된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며 비판받았다.

 

3-3. 드디어 전성기를 맛보는 어윈의 재림

 

쇼의 다음 시즌 역시 순탄치만은 않은 듯 보였다. 20-21 시즌 초반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새로 영입된 동포지션 경쟁자 알렉스 텔레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할듯 했다.

그러나 쇼는 부상 복귀 이후 차츰 폼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시즌의 절반을 넘어선 시점부터는 팀의 좌측을 혼자 책임지다시피하며 소속팀인 맨유는 리그와 유로파리그 준우승, 그의 조국인 잉글랜드는 유로에서 준우승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러한 와중에도 쇼는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되었으며 삼사자 군단에서도 유로2020 베스트 팀에 포함될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며 진정한 월드클래스 풀백으로 도약할 준비를 끝마쳤다.

 

3.선제골을 넣은 쇼 (사진출처: swiftheadline)

 


4. 플레이 스타일

 

'레드 데빌즈 좌측면의 공수겸장'

 

루크 쇼는 공수밸런스가 좋은 레프트백으로 평가받는다.  수비 시에는 대인수비 능력이 뛰어나 자신보다 발이 빠르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봉쇄해 버리는 장면을 자주 연출한다. 공격 시에는 연계 능력이 뛰어나 동료들과 볼을 주고 받으며 좌측에서 주도하여 볼을 전개하며, 타이밍 좋은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편이다.

 

다만 그간 다소 부정확한 크로스 능력이 약점으로 지목 받아 왔는데, 킥이 빠르고 정확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공격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었다. 이랬던 그가 20-21 시즌 자신의 크로스 능력을 최상위로 끌어올린다. 리그에서 20경기 이상씩 출전하기 시작한 18-19 시즌 이후 크로스 성공률이 20% 초중반대를 맴돌았었지만 20-21 시즌에는 정확도를 30%까지 상승시켰다. 그 결과 기존에 경기당 1개에 미치지 못했던 키패스 횟수는 2.3회로 대폭 상승했고, 리그에서 동포지션 최강자라 평가되는 로버트슨보다도 많은 기회 창출을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다. 최종적으로 20-21 시즌 리그에서는 1골과 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두 시즌 루크 쇼 히트맵과 스탯 (사진출처: https://hummingzone.com/)


본래 쇼는 좌측 풀백이지만 백3의 좌측 스토퍼 역할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변칙적인 백3 시스템을 고수하는 솔샤르와 사우스게이트 감독 하에서 이러한 능력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좌측 스토퍼로 출전했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시기도 있었으나, 공격적인 재능에 눈을 뜨면서 최근 들어 후방에 고정되어서 플레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5. 결론

 

과체중, 무리뉴와의 불화, 인저리프론 등등. 맨유 팬들을 비롯한 축구 팬들은 이러한 부정적인 수식어에 가려져 있는 루크 쇼의 재능을 한동안 잊고 있었다. 20살이 되지 않는 나이에 리그 최고의 레프트백으로 인정 받았던, 그 재능말이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시즌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잉글랜드를 넘어 전세계의 축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유로2020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우상인 애슐리 콜이 선수 생활 내내 이루지 못했던국가대항전 결승전 진출이라는 위업까지 이룩했다.

만 26세의 루크 쇼. 이제 부상은 멀리, 트로피는 가까이 하여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로 올라서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Wikipedia

 

6-3. Sofascore

 

6-4. Fotmob

 

6-5. hummingzone

 


블로그 더 시티즌-맨체스터 시티 블로그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MCFC 전문 페이지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Premier League Creator United 부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유망주학교 편집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이사

배 현빈

1. 서론

 

마츠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은 2010년대 디 만샤프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센터백이다. 단단한 철옹성을 쌓으며 독일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들은 어느덧 은퇴의 시기에 다다랐다. 

니클라스 쥘레, 안토니오 뤼디거 든 중간세대가 이들의 공백을 메꿔주고 있으나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감행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재능의 등장이 필요하다. 오늘은 ‘확실한 재능’에 해당되는 독일의 떠오르는 신성이자 2020년대 독일 축구를 이끌어나갈 수비수 니코 슐로터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2. 프로필

 

출처: 플레이어스 유저 강미나

 

이름: 니코 슐로터백

출생년도: 1999년 12월 1일

국적: 독일

현 소속팀: SC 프라이부르크 

포지션: 센터 백, 레프트 백

신체조건: 키 191cm / 몸무게 85kg

시장가치: 1300만 유로

 


3. 커리어

 

3-1. 신성의 등장을 알리다

 

슐로터백은 VFR 얄렌, 카를스루에 SC를 거쳐 2017년 프라이부르크에 입단하게 된다.  입단 후 약 2년간 프라이부르크 2팀에서 활약하였고, 2018/19 시즌 중반기 필립 린하르트를 대신해 교체 출장하며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누비게 된다.

2019/20 시즌은 로테이션 선수로 자리를 잡으며 별다른 수확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2020/21 시즌, 친형 케빈 슐로터백이 몸담은 바 있는 우니온 베를린으로 임대를 떠나며 프로 무대에서의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우니온 베를린 임대시절 (사진 출처: Rueitr)


시즌 초에 입은 부상과 퇴장 등으로 마냥 순탄한 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신고하고 팀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완벽한 프로 무대 적응기를 가졌다.

 

3-2. 재능을 꽃피우다

 

우니온 베를린 임대를 통해 경험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된 슐로터백은 새 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의 주전 센터백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명장 한지 플리크의 선택을 받으며 디 만샤프트의 첫 부름을 받았다.

 

 독일 대표팀에 뽑힌 슐로터벡 (사진 출처: DFB)


슐로터벡은 압도적인 제공권과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파트너 린하르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까지 리그 전경기에 출장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높이와 지능을 겸비한 왼발잡이 수비수'

 

191cm의 거구로서 압도적인 제공권을 자랑한다. 이 사실의 방증으로서 무려 64%에 육박하는 공중볼 경합 성공률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는 그라운드 경합 성공률보다 높은 수치다. 슐로터백의 제공권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축구 지능 또한 매우 높다. 동료 선수들이 놓치는 선수 혹은 공간을 빠르게 파악하여 박스 안을 향하는 볼의 접근을 통제한다. 대인 방어 시 집중력을 쉽게 잃지 않는데, 이를 자신의 최대 장점인 제공권과 접목시키며 상대의 배후 공간 침투에 의한 크로스 플레이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긴 다리를 활용한 태클에 능하며 공격적 부분에서의 전진성이 뛰어나고, 적재적소의 위치에 볼을 뿌려줄 수 있어 발밑이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

 


5. 결론

 

슐로터벡은 아르멜 벨라코차프와 함께 독일의 미래로 점찍어진 재능이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 주목해서 관찰해야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보아텡, 훔멜스를 보는 재미를 놓치기는 아쉽지 않은가?

 


6. 참고문헌

 

6-1. Transfermarkt

6-2. FotMob

6-3. SofaScore

 


블로그 오성윤의 축구방 관리자
페이스북 페이지 분데스리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페이스북 페이지 K리그 크리에이터 연합 부관리자
페이스북 Futball Creator United 소속 간부 크리에이터

오 성윤

+ Recent posts